짜임새 있는 타선 하면 올해도 SSG와 롯데?

2022시즌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한창이다.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하는 정규 시즌과 달리 시범경기에선 유망주나 2진급 선수를 자주 볼 수 있다. 취약 포지션이 많은 팀일수록 새로운 얼굴을 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든 타순에 최고의 선수를 배치하는 건 모든 야구 감독의 꿈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 재정적 제약과 함께 드래프트, 프리에이전트(FA) 및 외국인 선수 영입 한도 등 ‘균형 잡힌 경쟁’을 추구하는 제도적 이유도 있다.
야구는 타자 아홉 명이 돌아가며 타석에 서는 경기다. 1927년 뉴욕 양키스는 야구 역사상 최강팀 중에 꼽힌다. 이해 양키스는 154경기에서 110승(44패)을 따냈고, 팀의 최고 스타 베이브 루스는 타율 0.356에 60홈런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냈다. 야구 연구가 피트 파머와 존 손은 같은 해 루스가 양키스에 추가해준 승수를 9.56승으로 계산했다. 8.7%에 불과하다. 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도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 정도다. 따라서 라인업 아홉 자리를 균형 잡힌 타선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
지난 제756호(〈시사IN〉 제756호 ‘‘4번 타자’만의 야구로 점수 내기 어렵다’)에서 각 구단의 한 시즌 포지션별 OPS(출루율+장타율) 순위를 모두 더해 나눈 값인 ‘포지션 인덱스 (PI)’라는 지표를 소개했다. 이 값이 작을수록 경쟁력 있는 포지션이 많고 타선에 ‘구멍’이 적다. 지난번에 2021시즌 PI 6~10위 팀을 정리했고 이번에는 상위 5개 구단이다.

■ 두산 PI 5.9(5위) 타격 WAR 26.14(2위)
두산 타선의 WAR은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 리그 2위였다. 하지만 PI는 2020년 3위에서 지난해 5위로 떨어졌다. 그만큼 타선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포수, 2루수, 유격수, 3루수, 유격수, 대타 포지션에서 OPS 순위가 떨어졌다. 오재일이 FA로 떠난 1루수 자리를 LG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양석환으로 메운 건 대성공이었다. 하지만 박세혁의 부상과 부진으로 포수 포지션 OPS는 리그 최하위였다. 최주환이 FA로 이적한 2루수, 김재호가 노쇠 현상을 보인 유격수 자리가 올해도 고민인 포지션이다. 올해는 박건우가 FA로 이적한 우익수 포지션이 위험하다. 지난해 약점이었던 내야에서 양석환 외에도 강승호·박계범·안재석 등 새 얼굴이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수비력은 전임자들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장이 넓은 잠실구장에서 ‘수비’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 KT PI 5.8(4위) 타격 WAR 22.37(5위)
KT는 지난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독식했다. 하지만 PI는 2020년 3위에서 지난해 4위로 떨어졌다. 강백호가 주인인 1루 포지션 OPS는 지난해 리그 1위였다. 하지만 3루수·유격수·중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의 OPS 순위는 모두 5위 이하였다. 모두 5개 포지션에서 OPS 순위 감소를 겪었다. 가장 큰 변화는 2020년 MVP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일본으로 떠난 우익수였다. 소일로 알몬테와 제라드 호잉의 실패로 리그 1위에서 9위로 추락했다. 새 외국인 선수 헨리 라모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지난해 6위였던 지명타자 포지션엔 거포 박병호가 영입됐다.
■ NC PI 5.2(3위) 타격 WAR 23.83(4위)
2020년 우승팀 NC는 지난해 정규시즌 7위로 추락했다.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2루수 박민우, 3루수 박석민, 좌익수 이명기, 우익수 권희동이 7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당했다. 하지만 타선은 여전히 강력했다. 2루수, 3루수, 좌익수 OPS 순위가 떨어졌지만 우익수 포지션에 부상에서 회복한 나성범이 돌아왔다. 리그 최고 포수 양의지는 2020년 나성범이 맡았던 지명타자로 주로 출장했다. 주전 포수 김태군의 역할이 작지 않았다. 나성범은 FA, 김태군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하지만 외야수 손아섭과 박건우를 FA로 영입하며 전력 보강을 했다. 양의지는 포수로 돌아온다. 박민우와 박석민의 복귀와 재기, 강진성이 박건우의 FA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한 1루수 포지션이 숙제다.
■ 롯데 PI 4.8(2위) 타격 WAR 24.48(3위)
지난해 롯데는 평균자책점 최하위로 마운드가 붕괴됐다. 하지만 타선은 팀 타율 1위에 오르며 정상급이었다. 1루수와 우익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2020년 대비 OPS가 상승했다. 두 포지션의 임자가 간판스타 이대호와 손아섭이었다는 점은 타선 밸런스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스타 두 명이 동반 부진했지만 9개 포지션 중 5개가 OPS 순위 4위 이내였다. 그만큼 고른 타선이었다. 안치홍이 재기에 성공한 2루수 자리의 순위는 1위였다. 리그 8위였던 중견수 포지션에는 파워히터 DJ 피터스가 영입됐다. 하지만 구단 사상 최고 수비력과 준수한 타격을 겸했던 유격수 딕슨 마차도의 이적 공백은 메우기가 불가능하다. 현역 마지막 시즌을 맞는 이대호의 분발을 기대해야 한다.
■ SSG PI 4.1(1위) 타격 WAR 28.21(1위)
SSG의 창단 시즌에 반 게임 차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선발투수진이 평균자책점 꼴찌로 붕괴 상태였다. 하지만 타선은 부활했다. 타격 WAR 순위는 SK 시절인 2020년 9위에서 지난해 1위로 올랐다. PI 순위도 역시 9위에서 1위였다. 제이미 로맥이 맡은 1루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OPS 순위가 상승했다. 최정과 한유섬이 맡은 3루수와 우익수 포지션은 1위였다. 2루에는 FA 최주환이 활약했고 유격수 자리에선 박성한이 풀타임 첫 시즌에 타율 0.302를 기록했다. 새 외국인 선수 케빈 크론은 지난해 로맥보다 더, 마흔 살이 된 추신수는 39세 추신수만큼의 활약을 해줘야 한다.

최민규(한국야구학회 이사)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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