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시간까지 잰다.. 변시 N수생 '밀착 관리반' 성업

이예린 기자 2022. 5. 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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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0%대에 머무르면서 '변시 낭인'이 속출하자, '스파르타식' 학원 집중관리반이 경쟁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8개월 학원비가 최대 980만 원에 달하지만, 대부분 학원의 관리반 정원이 차는 등 절박한 변시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3일 학원가에 따르면 내년 1월 변호사시험에 대비한 관리반이 전날 줄지어 개강했다.

N시생이 대부분인 국내 변시 관리반 수강생은 주요 학원별로 A학원 150명, B학원 112명, C학원 320명, D학원 50명, E학원 20명으로 총 652명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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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시험 합격률 50% 불과

떠돌아다니는 ‘낭인’ 속출하자

학원가 앞다퉈서 관리반 개설

휴대폰 수거하고 대화 금지시켜

8개월치 수강비 최대 980만원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0%대에 머무르면서 ‘변시 낭인’이 속출하자, ‘스파르타식’ 학원 집중관리반이 경쟁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변시 ‘N시생’의 일거수일투족을 수능 재수생처럼 밀착 관리하는 방식이다.

8개월 학원비가 최대 980만 원에 달하지만, 대부분 학원의 관리반 정원이 차는 등 절박한 변시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인 야간·온라인 로스쿨이 도입되면 학원 관리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일 학원가에 따르면 내년 1월 변호사시험에 대비한 관리반이 전날 줄지어 개강했다. 지난해 12월 첫 출범한 A학원은 다른 학원들에서 과목별 1타 강사를 4명(민사법 윤동환, 형사법 박성현, 공법 김유향, 행정법 박도원) 영입하고 관리반을 신설했다. B학원은 기존에 신촌캠퍼스만 운영하다가 올해 이대학습관을 새로 만들고 관리반을 개설했다. 현재 관리반을 가장 크게 운영하는 C학원은 지난해 수강생 정원을 280명에서 올해 320명으로 40명(14.3%) 늘렸다. N시생이 대부분인 국내 변시 관리반 수강생은 주요 학원별로 A학원 150명, B학원 112명, C학원 320명, D학원 50명, E학원 20명으로 총 652명 규모다. 올해 변시 불합격자가 1485명인 것을 고려하면 이 중 43.9%가 학원 관리반으로 직행하는 셈이다. 정규개강이 하루 지난 3일 수강생 정원은 거의 찬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반은 학생들에게 스파르타식으로 초밀착 관리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30분까지 점심과 저녁 시간을 빼고 종일 집중 관리를 받는다. 일례로 C학원 ‘스파르타 합격책임반’에서는 운동을 하는 경우 증빙서를 제출해야 하며, 운동 시간은 1개 교시를 넘어선 안 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B학원에서는 매일 아침 휴대전화를 수거하고, 식사시간에만 휴대전화를 내준다. 이 학원은 “학원 내 어느 곳에서도 대화가 금지되며, 소음 발생 시 벌점이 부여된다”고 공지했다. A학원은 멘토변호사를 배정해 그룹스터디를 꾸려 준다. 관리반 수강비는 최대 980만 원에 달해 변시생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A학원 240만∼980만 원, B학원 860만 원, C학원 453만∼560만 원 등의 수준이다. 학원들은 이 돈을 개강 시 한 번에 받는다. 관악구 신림동에서 만난 충북대 로스쿨 출신의 A 씨는 “원룸 보증금과 월세, 학원비, 인터넷강의, 교재, 문제집 해서 1년에 3000만 원까지 깨질 것 같다”고 말했다.

지방 로스쿨에 다니는 A 씨는 “대학등록금에 이어 변시 학원비, 서울 고시원 월세 비용까지 부모님에게 의지하려고 하니 여간 눈치 보이는 게 아니다”며 “더구나 학원비를 매달 나눠 내는 게 아니라 한 번에 내야 하니 정말 부담이 크다”고 울상을 지었다. 그는 이어 “이렇게 해서 합격을 하면 괜찮은데, 불합격률이 높아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학원가에서는 윤 당선인의 공약인 온라인·야간 로스쿨이 도입되면, 변시 낭인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변호사시험 합격률이 53.5%에 불과한 상황에서, 온라인·야간 로스쿨을 다니며 공부하는 식으로는 변시에 합격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김기원 한국법조인협회장은 “주경야독자를 입학시켰지만 변호사가 되기에는 불충분한 학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온라인·야간 로스쿨 도입하면 학원 다니는 N시생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은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70% 수준으로 올려 변호사 시장이 확장된 뒤에야 온라인·야간 로스쿨은 논의돼야 한다”며 “도입 취지와 달리 불합격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 있다”고 지적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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