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6년 주기설' 이젠 안 통한다.."코로나 다음은 '이것'"
[편집자주] 1997년 코로나19 대유행을 경고한 도널드 버크 피츠버그대학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는 인수공통감염병과 맞설 무기로 '과학적 근거를 강화한 대비'를 강조했다. 어떤 바이러스가 어디서 어떻게 발생했는지 신속히 파악해야 준비를 갖춰 대응할수 있으며 이것이 '과학방역'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안타깝게 '사후 대응'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사이 인류를 위협할 바이러스를 품은 원숭이, 박쥐 등은 각종 인수공통감염병 유행을 통해 우리에게 불길한 신호를 보낸다. 윤석열 정부의 '과학방역'이 나가야할 방향을 짚어본다.

사스(2003년)→신종플루(2009년)→메르스(2015년)→코로나19(2019)
전 세계를 휩쓸었던 대규모 감염병의 유행 기록이다. 모두 인수공통감염병이며 4~6년마다 발병해 인류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일부 학자들은 "6년마다 대규모 감염병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냈다.
6년 주기설이 무색하게 1년 뒤인 2014년에는 아프리카에서 에볼라바이러스가 유행했다. 2014년 한 해에만 2만8715명이 감염됐고 약 75% 환자가 사망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1년 뒤에는 브라질을 중심으로 남미에서 지카바이러스가 유행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는 2015~2018년의 지카바이러스 감염자 수가 약 80만명이라고 밝혔다. 치명률은 낮지만 출생아의 소두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논란이 됐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공중보건학적으로 위험한 신종감염병은 6년 주기가 아니라 훨씬 더 자주, 계속 있어왔다"며 "2015년 우리나라가 겪었던 메르스도 실은 중동에서는 2012년부터 유행했었다"고 설명했다.

조류독감은 감염병 예측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앞서 전문가들은 H5N1 조류독감이 인류에게 잠재적으로 가장 위험한 병원체라고 생각했다. 사람 간 전파는 잘 이뤄지지 않지만 한번 인간 몸속에 들어오면 심각한 독성을 일으켜 치명률이 높다. 혹여라도 변이가 일어나 전파가 쉬워지면 "1918년 스페인독감 이후로 가장 빠르게 사람을 죽일 수 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정작 2009년과 2013년 유행한 독감 병원체는 H1N1과 H7N9이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굳이 다음 팬데믹의 주인공을 꼽자면 'RNA 바이러스'라고 입을 모은다. RNA는 DNA와 달리 한 가닥의 분자로 유전 정보를 저장해 돌연변이가 더 자주 발생한다. RNA 바이러스는 DNA 기반 바이러스보다 때로는 돌연변이 발생률이 수천 배 더 높다고 한다.
에이즈가 속한 '레트로바이러스', 에볼라로 대표되는 '필로바이러스', 인플루엔자(독감)를 뜻하는 '오르토믹소바이러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가 모두 RNA 바이러스다.
△인류 역사에서 최근 전 세계적 유행을 일으킨 적이 있어야 하며 △인간이 아닌 동물 집단에서 대규모 유행을 일으킬 수 있어야 하고 △돌연변이를 통해 인간 집단 안에서 새로운 형태로 나타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바이러스는 코로나바이러스와 오르토믹소바이러스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최근 코로나19로 우리가 마주한 바 있다. 과거 유행 시기와 간격을 고려하면 이제는 인플루엔자 차례라는 것이다.
최 교수는 "역사적으로 큰 유행을 일으켰던 인플루엔자는 10~40년 간격으로 있었다"며 "2009년 신종플루 이후 13년 정도가 지났으니 확률적으로는 새로운 인플루엔자가 등장할 시기가 되어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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