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프집 막내딸' 정보윤의 LPBA 입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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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호프집에서 맥주 한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고, 취기가 가시기 전에 지하에 있는 당구장으로 내려가 '한 게임'을 즐긴다.
정보윤은 2018년 선수 등록을 한 지 3년 만에 국내랭킹 7위까지 오른 유망주로 2019년 전국 종별 학생 당구선수권대회 우승, 올해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 일반부 공동 3위 등 다수의 입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보윤은 "예전엔 원망도 했지만 짧은 기간 당구 선수로 여기까지 오게 된 지금 가장 감사한 사람은 아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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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가 싫어 울기도 했던 과거 지운 반전
설레는 프로 데뷔전 "더 배우고 경험 쌓아야죠"

허름한 호프집에서 맥주 한잔으로 하루의 피로를 풀고, 취기가 가시기 전에 지하에 있는 당구장으로 내려가 '한 게임'을 즐긴다. 퇴근길 직장인들과 비슷한 동선에서 당구 선수의 꿈을 키운 소녀가 있었다.
화제의 주인공은 새 시즌 LPBA(여자프로당구)에 데뷔하는 유망주 정보윤(21)이다. 그는 2022년 우선 등록을 통해 대한당구연맹에서 무대를 옮겨 설레는 마음으로 프로 데뷔전을 기다리고 있다. 정보윤은 15일 본보와 통화에서 "경기 규정이나 방식도 지금까지 해 왔던 것과 다르고 첫 대회라 떨리지만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선 등록 제도는 트라이아웃을 거치지 않고 1부 투어 등록 자격을 주는 제도로 PBA(프로당구협회) 경기운영위원회가 국내외 입상 및 성적과 경기력(랭킹)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한다. 조재호, 김민아, 스롱 피아비 등 쟁쟁한 선수들이 이를 통해 이적했다. 정보윤도 올해 김진아 등과 함께 8명의 LPBA 우선 등록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기량과 실적이 뒷밤침 돼야 얻을 수 있는 행운이다. 정보윤은 2018년 선수 등록을 한 지 3년 만에 국내랭킹 7위까지 오른 유망주로 2019년 전국 종별 학생 당구선수권대회 우승, 올해 국토정중앙배 전국당구대회 일반부 공동 3위 등 다수의 입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대 기준 26점, 시합에 나가면 평균 0.6점 정도를 치는 상당한 실력이다.
내재돼 있던 재능을 단기간에 꽃피우기까지 시련도 있었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서울 서초구에서 작은 호프집을 운영하는 아버지 정정운씨의 손에 이끌려 당구를 처음 접했다. 딸을 당구 선수로 키우고 싶었던 정씨는 지하에 있는 당구장으로 데려가 맹연습을 시켰다. 정보윤은 "가게에서도 항상 당구 중계를 틀어 놓을 정도로 아빠가 워낙 당구를 좋아하셨다"고 면서 "아빠의 권유로 시작은 했는데 기본기를 전혀 배우지 않은 상태라 막막했고, 흥미도 느끼지 못했다. 하기 싫다고 아빠랑 싸우기도 했고, 울면서 집으로 돌아간 적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무미건조하던 당구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2020년 베테랑 선수 출신 김동룡이 운영하는 당구아카데미를 다니면서다. 정보윤은 "당구 용어도 제대로 모르고 치다가 제대로 된 환경에서 기본기부터 배워 나가면서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호기심이 생기고, 당구에 눈을 뜨면서 이전까지 기계적으로 큐를 잡았다면 그때부턴 적극적으로 하루 10시간 이상 훈련에 매진했다. 정보윤은 "1년 동안 고생도 했지만 당구를 알고 친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정보윤의 프로 데뷔 무대는 오는 20일 경주 블루원리조트에서 개막하는 2022-23시즌 개막전 '경주 블루원리조트 PBA-LPBA 챔피언십'이다. 영원한 후견인 아버지가 동행한다. 정보윤은 "예전엔 원망도 했지만 짧은 기간 당구 선수로 여기까지 오게 된 지금 가장 감사한 사람은 아빠다"라고 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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