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Story] 두산 베어스 김강률

조회수 2022. 3. 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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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용기

“승리는 패배의 맛을 알 때 가장 달콤하다.” 말콤 포브스의 유명한 말처럼, 크고 작은 고난과 역경을 겪어본 자만이 알 수 있는 크나큰 성취감이 있다. 거듭된 악재를 견디고 다시금 출발선에 서길 반복해온 두산 베어스의 베테랑도 그 기쁨을 누구보다 잘 알지 않을까 싶다. 데뷔 초부터 시속 150km/h 이상을 던지는 파이어볼러로 주목받았으나 쉽사리 잠재력을 펼치지 못했고, 입단 10년 차 만에 필승조로 거듭났으나 부상이라는 악재가 번번이 그의 앞을 막아섰다. 오랜 기다림과 거듭된 부상은 분명 그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쓴맛을 남겼을 터. 하지만 이는 베어스의 마무리라는 달콤한 결실을 얻기 위한 과정일 뿐이었으리라. 두산의 수호신으로 거듭난 김강률의 활약은 바로 지금부터다.

Photographer Mino Hwang Interview Seyeon Kim Editor Yerang Lee Location Jamsil Baseball Stadium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김세연입니다. 2021시즌이 끝난 지 벌써 석 달 가까이 흘렀습니다. 10개 구단과 선수들 모두 분주하게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데요. 지난해 기적을 보여준 팀이죠.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두산 베어스. 후반기에 접어들며 투수들의 잇따른 이탈로 속앓이를 면치 못했지만, 결코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이 새롭게 써 내린 역사엔 뒷문을 듬직하게 지켜낸 영웅이 있었으니, 베어스의 클로저 김강률 선수를 만나보겠습니다.

#꽁꽁 언 뒷문

반가워요. <더그아웃 매거진>과는 첫 인터뷰네요. (1월 27일 인터뷰)

처음 인사드립니다. 두산 베어스 투수 김강률입니다.

비시즌도 이제 막을 내려가요.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작년 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휴식도 취했고요. 그동안 돌보지 못했던 몸을 다시 회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12월 초부터 다시 개인 운동을 시작해 꾸준히 해오는 중입니다.

작년은 정말로 ‘미라클 두산’ 그 자체였어요. 비록 우승은 못 했지만, 후반기에 들어 저조한 성적을 보이다가도 한국시리즈 준우승까지 올라갔잖아요.

우리 팀이 후반기가 시작할 때 8위까지 떨어졌어요. 팀 내에서 굳이 말을 하진 않았지만, 자연스레 분위기가 침체해 있었고요. 부상자도 많아져서 더욱 쳐져 있었던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시즌이 끝날 무렵엔 타자, 투수 모두 너무나도 잘해줬고 승리를 하나씩 쌓다 보니 자연스레 팀 분위기가 올라왔어요.

특히 외국인 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가을 야구가 시작됐어요. 불펜진에 부담이 가중됐을 법도 한데요.

저보다는 후배들이 더 힘들었죠. (이)영하, (최)원준이, (홍)건희가 더 던졌거든요. 저는 제 몫을 최대한 하려고 했는데 스스로 만족할 만큼은 아니었어요.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쉽죠.

와일드카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어요. 졌지만 잘 싸웠단 분위긴데 선수단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다른 때와 비교했을 때 힘들게 올라간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아래에서부터 올라간 만큼 더 높이 올라야 한다는 부담은 덜 수 있었고요. 그 덕인지 와일드카드전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어요.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가 끝나고 선수단 내에선 “준플레이오프에서 이기기만 해도 성공한 거다”라고 말하곤 했죠. 그러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리즈를 끝내고 보니 한국시리즈더라고요. “여기까지 왔으면 우승은 꼭 해야 한다”라고 한마음으로 말했어요. 한국시리즈는 너무 빨리 끝나서 아쉬움이 컸지만, 그래도 한 해 동안 다들 너무 잘해줬죠.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후 다시금 불펜진의 핵심이 돼 많은 경기를 소화했어요.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나요?

항상 긴 시즌을 보내다 보면 끝나갈 때쯤 체력이 떨어지는 걸 몸소 느꼈거든요. 그래서 겨울부터 체력 보강에 신경 썼어요.

복귀하고 보니 박치국, 이승진, 홍건희 등 젊은 투수들이 불펜을 책임지고 있었어요. 시즌을 준비하면서 각오가 남달랐을 듯해요.

치국이, 승진이, 건희를 포함해서 계투진이 정말 좋다는 평이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부담을 조금 덜 수 있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저까지 잘하면 든든한 불펜이 네 명이나 되는 거잖아요. 체력 안배를 할 때도 서로 좋을 듯했는데, 치국이가 부상으로 빠지고, 승진이가 잠깐 빠졌다 돌아올 때는 제가 또 아웃됐거든요. 이렇게 보니 건희만 일 년 내내 고생이 많았네요. (하하) 제가 복귀하기로 한 시점에 리그가 잠시 중단돼서 준비를 조금 더 하고, 남은 시즌 잘 치르자고 다짐했어요.

주로 중간계투로 활약했잖아요. 마무리를 맡는다는 소식을 듣고 어땠나요?

원래도 아무 기대가 없었는데, 소식을 듣고도 그냥 덤덤했어요. 중간계투나 마무리나 똑같죠.

21개의 세이브를 기록했어요. 두산의 클로저로 자리매김한 모습인데요?

아녜요. 부족한 점이 훨씬 많았고요. 앞선 투수들이 잘 던져줬기 때문에 이런 성적을 거둘 수 있었어요. (마무리라는 보직에 만족하나요?) 확실히 책임감도 들고 정신적으로 부담은 커요. 근데 또 몸 풀 수 있는 시간이 길어서 체력적으로는 편한 부분이 있었어요. 제가 잘하기만 하면 되는 자리라 괜찮았던 것도 있고요.

작년 평균 148km/h에 가까운 패스트볼 구속을 기록했어요. 데뷔 초부터 꾸준히 빠른 구속을 유지할 수 있는 비법이 뭔가요?

특별한 비법은 없어요. 18시즌이 끝나고 수술을 했거든요. 그 후에 2년간 재활을 해서 공을 던지지 못했어요. 너무 오랜만에 복귀하니까 스피드가 떨어지더라고요. 그땐 정말 상상만 해도 아찔하네요. (웃음) 몸을 만들면서 이것저것 안 해봤던 운동을 다 해봤는데, 저절로 구속이 빨라지더라고요. ‘이게 다시 올라오네’라는 마음이 들면서도, ‘방법을 알았다면 수술 후에도 스피드를 유지할 수 있지 않았을까?’ 했어요.

원동력을 정확히 콕 집어서 말하긴 힘든 거네요.

아무래도 오래 쉬었으니 평소보다 준비 기간이 길었잖아요. 정재훈 코치님이 항상 “너는 아직 몸이 준비가 안 됐다”라고 말씀하셨어요. 예전의 저는 스스로 충분히 시간을 가졌으니 완벽해졌다고 느꼈거든요. 21년 초반부터 구속이 다시 올라왔는데 그 모습을 보고 코치님이 “내 말이 맞지?”라고 하셨죠. 아무래도 더욱 긴 시간이 필요했나 봐요.

작년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요?

한국시리즈 4차전이요. 제라드 호잉에게 홈런을 맞고 경기가 끝났거든요. 좋은 기억은 아니지만, 마지막이었으니 기억에 남아요.

스스로 21시즌의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요?

70점이요. (나머지 30점은요?) 세부 지표도 떨어졌고, 부상도 있었고요. 그래도 전 해에 비해 기량이 올랐다는 점은 만족해요. 반면에 경기력이 부족해서 마무리로서는 보완할 점이 많아요.

#이젠 떼어낼 꼬리표

올해도 여름쯤에 햄스트링 부상이 발생했어요. 다친 부위를 잡고 내려가는 모습에 팬들의 걱정이 컸는데, 본인도 우려하는 마음이 있었을 텐데요.

전에도 햄스트링을 다쳐본 적이 있어요. 뛰다가 다쳐보기만 했지, 투구 중에 다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제가 자주 다쳤잖아요. 그래서 시즌 초에 트레이닝 코치님께 선언했거든요. “제가 올해 한 번도 다치지 않고 페넌트 레이스를 완주하면 꼭 선물 사드릴게요”라고 농담으로 말했어요. 치료실에 가니까 갑자기 그 말이 기억나더라고요. (씁쓸) 그래도 제가 현실을 잘 받아들이는 성격이에요. ‘이미 다친 거니까 빨리 재활해서 올라가자’라고 다짐했죠.

시즌 아웃의 우려도 있었지만, 후반기에 빠르게 복귀했어요. 어떻게 금방 돌아올 수 있었나요?

아무래도 다리는 제가 더 열심히 한다고 빨리 낫는 게 아니라 재생이 우선이에요. 오히려 사실 병원에서 진단받고 예상한 시기보다 늦게 회복했거든요. 시간이 지체돼서 조바심도 났어요. (그래도 지금은 괜찮으시죠?) 그럼요.

불펜으로 90이닝 가까이 소화한 해도 있었는데, 혹사의 여파로 다쳤단 이야기도 나오곤 했어요. 본인의 생각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17년도 후반기였어요. 물론 혹사 관련 언급은 있었지만, 제겐 처음으로 제대로 던져본 시즌이었거든요. 당시엔 경기를 많이 나간다는 자체만으로 마냥 행복했어요. 막바지에는 힘에 부쳤지만, 끝까지 팀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게 공을 던졌어요. (감사의 마음이 컸군요.) 고생을 해본 선수라면 길게 또 오래 뛸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 줄 알 거예요. 못해서 못 나가는 것보다 잘해서 자주 찾아주는 게 훨씬 고맙죠.

거듭되는 부상으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을 텐데, 수술과 재활을 거치며 어떤 마음으로 견뎌내곤 했나요?

제가 할 수 있는 게 야구뿐이잖아요. 현실적으로 생각하며 자신을 다독였어요. 제 미래엔 다른 선택지가 없어요. 제가 다친 게 현실이기 때문에 빨리 수긍하고 앞으론 아프지 말자며 다짐했죠.

‘다치지 않기 위해 이것까지 해 봤다’라는 게 있을까요?

주위에서 우스갯소리로 ‘김강철’로 개명하는 건 어떠냐는 말이 자주 있었죠. 끝 글자 ‘률’이 유리랑 비슷한 발음이잖아요. 이름 때문에 자주 아픈 거 아니냐고 강한 이름으로 바꿔보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딱히 고려해본 적은 없어요. (기도는 열심히 드려요?) 기도요? 열심히 해야 하는데. (웃음)

선수들은 부상에서 복귀하면 ‘혹시 다시 다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을 안고 뛰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이럴 땐 어떻게 이겨내려고 노력하나요?

어차피 제가 제어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 불안해하진 않아요. 작년 같은 경우도 순간적으로 베이스 커버를 위해 출발하다 다리를 다친 거잖아요. 어깨나 팔을 계속 써서 다친 게 아니고요. 꾸준히 체중 조절을 하고 근력운동과 보강 운동을 병행하며 예방하려고 힘쓸 뿐이죠.

#16년째 베어스와 함께

재밌는 사실이 있더라고요. 팀의 유일한 10할 타자예요. 2017년 8월 22일 SK 와이번스 전이였죠. 당시 타석에 들어서게 된 상황 한번 회상해 볼까요.

김태형 감독님이 편찮으셔서 당시 한용덕 코치님이 대행했던 날이었어요. 그리고 타석이 아닌 마운드 위에서부터 얘기가 시작돼요. 1점 차로 지고 있었는데, 8회 말에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으로 잘 막고 내려왔죠. 근데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았거든요. 한 코치님이 “9회까지 올라가라”라고 말씀하셨는데, “정말 이런 적이 없는데 너무 힘들다”라고 말씀드리는 찰나에 (박)건우가 역전 2점 홈런을 쳤거든요. 그래서 다음 투수로는 (이)용찬이가 올라가기로 했죠.

다행이네요. 마운드가 아닌 타석에 들어서게 된 이유는요?

대기 명단에 있던 선수들로 타순이 다 교체됐어요. 전광판을 보니 제가 1번 타자가 돼 있더라고요. 1루수 닉 에반스는 3루수를 보고 있고, 수비 자리도 뒤죽박죽이었죠. 경기 흐름으로는 제 차례가 올 상황은 아니었어요. 2아웃에 8번 타자였거든요. 근데 그다음 9번 타자까지 둘 다 살아나가서 2아웃 주자 1, 3루가 됐죠. 코치님이 제가 괜히 타석에 나섰다가 다칠까 봐 원래는 교체하려고 하셨는데, 막상 상황이 되니까 “그냥 칠 수 있으면 쳐”라고 말씀하셨죠.

타자 경험이 거의 없다고 하던데요?

고등학생 때도 투수만 했어요. 거의 10년 만의 타석이었죠. 근데 투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타석에 서보고픈 마음이 있거든요. 제가 마운드에서 할 일은 마친 상황이었고 보너스로 여기며 행복하게 올라갔죠. 초구는 무서워서 그냥 지켜봤는데 볼이었고 3볼까지 갔어요. 웬만하면 3볼에 잘 휘두르지 않는데 저는 생각도 못 하고 냅다 헛스윙했죠. 더그아웃을 보니까 한 코치님과 강석천 코치님이 ‘저놈 뭐 하는 거야?’ 하는 표정으로 보고 있더라고요. (웃음) 다음 차례에 방망이를 짧게 잡고 갔다 맞췄는데 운 좋게 맞았죠.

당시 상대한 투수도 마음이 착잡했겠어요.

저였어도 정말 부담스러웠을 거예요. 그냥 넣어줘도 못 치는데 야심 차게 넣은 공이 볼이 되니까요. 그리고 카운트가 올라갈 때마다 상대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는 게 보였어요. 또 한 번 ‘마운드에서 표정 관리가 중요하구나’라고 느꼈어요.

올해로 16년째 베어스와 동행중이에요. 이외에 인상적인 경기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콕 집어 말하긴 어렵고 방금 말했던 17시즌이 가장 좋았어요. 입단 후 제일 만족한 때였거든요. 전반기에 못하다가 후반기에 들어서 잘하게 되면 시간이 조금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잖아요. 하지만 17년도엔 지금 당장 끝마쳐도 후회가 없겠다는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거든요. 그래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본인에게 두산은 어떤 존재인가요?

입단 16년 차지만 오랫동안 주축으로 있진 않았어요. 부상도 겪었고, 못하기도 했고요. 감독님이 그동안 기회를 많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기도 해요. 저라는 선수를 묵묵히 기다려줘서 감사한 팀이죠.

오랜 시간 팀에 몸담아오며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다들 감사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을 꼽자면, 항상 사골을 챙겨주신 팬이 있어요. 비시즌마다 몸보신하라고 사골 팩을 선물해 주시곤 했어요. 우리 가족들도 알 만큼 오랜 팬이었죠. 몇 년 전 어느 날 결혼한다고 시간 되면 결혼식에 와달라고 하셨어요. 부모님께서 이 소식을 듣고 감사한 팬이니까 꼭 다녀오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다녀왔죠. (팬분이 크게 감동했겠는데요?) 신랑 신부랑 셋이 사진도 찍었어요. 제가 신랑이었다면 싫었을 듯해요. (웃음) 몇 년 전부터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정말 오래된 팬이거든요. 저도 덕분에 큰 힘을 얻은 만큼 할 수 있는 감사의 표현을 했죠.

얼마 전 유희관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는데, 비슷한 연차로 오랜 시간 동고동락해온 동생으로서 어떤 감정이 들었나요?

오랫동안 동고동락하며 ‘유희관’이라는 선수를 지켜봤잖아요. 정말 대단한 사람이에요. 공의 속도가 느리다고 본인이 쌓아온 성적에 비해 인정을 못 받는 느낌이라 아쉽죠. 우선 다치지 않아야 꾸준히 할 수 있고, 또 꾸준하게 잘 해내는 형을 보고 부러우면서도 신기하기도 했고요. 남들은 당연하게 130km/h 이상을 던져서 몸에 탈이 나지 않지만, 희관이 형은 모자가 벗겨질 정도로 힘을 100% 끌어서 던지는 거거든요. 그러면서도 몸 관리를 잘해온 형이 대단했죠. 또 형은 선발 전날엔 공을 절대 안 만졌는데, 그런 감각적인 부분도 부러웠죠. 은퇴 기사가 나고 전화를 걸었어요. 형이 전화를 받자마자 “야 이놈아 왜?”라고 하더라고요. 유쾌한 사람이죠. 형이 “투수 조장을 몇 년간 하면서 모진 말 했던 거 다 너희 잘되라고 했던 거니까 이해해주고, 항상 응원한다”라고 말해줬어요.

유희관에게 한마디 전한다면요?

지금까지 고생 많았어요. 형의 제2의 인생은 막히지 않고 쭉 열려 있는 거 같네요. (웃음) 선수로 뛸 때보다 더 좋은 일 하시고, 항상 응원할게요.

어느덧 중고참이 됐는데, 남은 선수 생활의 목표가 있나요?

다들 이 질문을 자주 하세요. 전 항상 부상에 관련된 대답만 했어요. 지금 인터뷰에서도 이 이야기를 뗄 수가 없잖아요. 너무 싫지만, 이미 다쳤고 지난 일이니까 앞으로 다치지 않아야죠. 다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제일 커요. 올해는 안 아프고 건강히 한 해를 보내고 싶고 조금 더 나은 성적을 거두고 싶어요. 또 어찌 보니 내년에 FA(Free Agent,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됐거든요. 선수 생활 내내 생각지도 못한 부분인데 잘 버티고 꾸준히 하다 보면 좋은 일이 올 거라고 굳게 믿어 왔어요. 앞으로도 눈앞에 놓인 일에 집중하며 잘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매년 전력 유출 등 어려운 상황에도 기적을 보여준 두산인데, 그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어떤 각오로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인지 궁금합니다.

팀의 연령대가 낮아졌어요. 지금까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전력 유출이 있어도 그에 걸맞은 대체자가 튀어나왔기 때문이잖아요. 올해 강진성 선수도 새로 왔고, 지난해 잘해준 어린 친구들도 있으니까 큰 걱정은 없어요. 팀 내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다 보면 시너지 효과가 나서 많은 분이 기대하는 결과로 보답할 수 있을 듯해요.

늘 응원해 주시는 팬들과 독자들에게 한마디하고 인터뷰 마칠게요.

언제나 한 마음으로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 보여드릴게요. 앞으로도 많이 응원해 주시고, 야구장에 자주 찾아오셔서 함께 시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 더그아웃 매거진 131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1호 (3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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