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한테 떠넘기지 말아요"..어린이 62명 기후소송 제기

CBS노컷뉴스 정다운 기자 2022. 6. 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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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크면 너무 늦어요. 어린이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바로 지금, 탄소배출을 훨씬 많이 줄여야 해요."

기후소송에 청구인으로 참여한 10세 한제아 어린이는 "기후위기가 심각해진 미래에 어른들은 없고, 바로 우리가 고통스럽게 살아갈 것"이라며 "(더 강도 높은 탄소감축을) 꼭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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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차 태아 포함 5세 이하 어린이 첫 소송
"NDC 40% 목표로는 기후변화 못 막아"
13일 '아기 기후소송' 헌법소원심판 청구인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기기후소송단 제공


"우리가 크면 너무 늦어요. 어린이들에게 떠넘기지 말고 바로 지금, 탄소배출을 훨씬 많이 줄여야 해요."

긴 가뭄과 장마가 번갈아 오고 식수와 농작물은 물론 생태계가 변해버린 지구에서 살아야 할 위기에 놓인 어린이들이 소송을 냈다. 현재의 탄소감축 목표로는 '회복 불가능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으므로 더 높은 감축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 한다는 취지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와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소속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아기 기후소송단'은 13일 헌법재판소에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시행령' 제3조 제1항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소송단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으로 규정한 해당 조항이 어린이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현행 NDC로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미래 세대인 어린이 62명이 이번 소송의 직접 청구인으로 나섰다. 특히 2017년 이후 출생한 5세 이하 아이들과 태아 등만 39명이다. 세계 각국에서 미래세대의 기후소송이 잇따르는 가운데 5세 이하 아기들이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네덜란드, 아일랜드, 독일에서 제기된 기후소송들에서는 모두 정부의 기후변화 책임이 인정된 바 있다.

소송을 대리하는 김영희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변호사는 "이번 기후소송의 청구인들은 현세대 중 가장 어린 세대로 허용가능한 탄소배출량이 이미 대부분 소진됐기 때문에 이전 세대보다 한참 적은 양의 탄소를 배출해야 한다"며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과 피해, 부담을 가장 크게 떠안게 돼 있다"고 말했다.

13일 '아기 기후소송' 헌법소원심판 청구인들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아기기후소송단 제공


소송단은 지난해 8월 나온 IPCC 제6차 평가보고서의 분석 내용 등을 토대로 한국이 매년 약 7억톤씩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한다면 한국의 탄소예산은 2024년(지구온도 1.5도 상승 제한 시)이면 소진된다고 주장했다. 탄소예산은 지구온도 상승 임계점에 다다르기까지 배출 가능한 탄소의 양을 말한다.

지구 온도 상승을 1.7도씨 혹은 2도씨 내로 제한하겠다고 목표치를 완화해도 1.7도씨 목표의 경우 2027년에, 2도씨 목표의 경우 2031년에 탄소예산이 소진된다. 이후에도 어쩔 수 없이 탄소배출을 계속하게 될 아이들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 회복 불가능한 기후변화 상황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기후소송에 청구인으로 참여한 10세 한제아 어린이는 "기후위기가 심각해진 미래에 어른들은 없고, 바로 우리가 고통스럽게 살아갈 것"이라며 "(더 강도 높은 탄소감축을) 꼭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6세 아동 청구인의 보호자이자 현재 임신 중이기도 한 이동현씨는 "20주차인 태아가 배에서
움직일 때마다 대견하면서도, 탄소를 1그램도 배출한 적이 없는 아이가 기후위기와 재난을 견디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게 미안하고 안쓰럽다"며 "개인으로서의 실천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큰 역할과 책임이 있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너무 소극적이고 무책임하게 느껴진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2020년 3월 청소년기후행동에서의 헌법소원을 시작으로, '아기 기후소송'까지 총 4건의 헌법소원이 제기됐다. 이번 소송에는 가톨릭기후행동, 녹색당, 대안교육연대, 두레생협, 정치하는엄마들, 팔당두레생협 등 6개 시민단체가 협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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