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센 이야기, 약한 수위 안 어울려..19禁도 감정이 우선"[인터뷰S]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파격적인 노출의 문제작. 영화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의 장철수 감독이 연출의 변을 밝혔다.
15일 화상인터뷰에 나선 장철수 감독은 지난했던 영화와 과정을 회상하며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에 대한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는 2005년 발간된 중국 대표 작가 옌롄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출세를 꿈꾸는 모범병사 무광(연우진)이 사단장의 젊은 아내 수련(지안)과 만나 넘어설 안될 신분의 벽, 빠져보고 싶은 위험한 유혹 사이에 갈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사랑과 욕망, 금기를 두고 벌어지는 파격적인 멜로를 적나라한 성애 장면과 함께 그렸다.
연출을 맡은 장철수 감독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20)이란 독특한 범죄스릴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웹툰 원작의 꽃미남 간첩 이야기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로 695만 관객을 동원했던 터. 이후 9년 만에 파격과 금기의 사랑 이야기로 다시 관객을 찾았다.
"참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는 장철수 감독은 "영화라는 게 제 혼자만의 의지로 되는 것은 아니더라. '인간의 의지의 동물이다, 의미가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의지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때가 맞고 인연이 맞아야 하는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처음 작품을 하기로 마음먹은지 11년이 됐고 준비한지 9년이 됐지만 이 영화가 나올 운명이 이 시기였던 것 같다. 지치지 않고 준비하고 다지면서 견뎌온 것에 대해서 스스로 기특하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왜 이 작품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를 영화화하려 했나.
"1970년대 사회주의를 배경으로 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현대 자본주의를 사는 우리들에게 엄청나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 같다. 자본주의와 우리의 모습을 거울처럼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남의 이야기처럼 보게 되겠지만, 한번 돌아봐야 한다. 우리가 제대로 살고 있는가. 내 외면에서 외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기준에 맞춰 너무 쫓아가기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볼만한 작품이 아닌가 했다."
-원작은 어떻게 봤는지 궁금하다.
"첫 페이지부터 끌렸다. 위대한 작가의 위대한 소설이라 생각한다. 20년 가까이 군인을 했던 분이라 진솔하게 쓴 것 같다. 군대에 다녀왔다보니 군대 이야기, 군인 이야기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 이 소설이 끌렸다. 특히 '삶에서 수많은 진실들은 허구라는 교량을 통해 진실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말이 충격이었다.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보다 허구에서 진실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더라. 영화라는 교량을 통해서 삶의 수많은 진실 중의 하나를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멜로영화는 젊을 때만 찍을 수 있다더라. 최대한 젊을 때 찍어보고 싶었고, 그래서 더 이야기가 와닿았다. 이들 두 사람보다 더 사랑할 수 있을까. '색,계'의 두 주인공은, '8월의 크리스마스', '박하사탕'의 남녀는 얼마나 서로를 사랑했을까.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의 두 주인공이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한다고 느꼈고 이 작품에 끌렸다."
-원작의 중국 배경을 그저 사회주의 국가로 바꿨다.
"배경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처음부터 중국으로 할 생각은 없었다. 언어도 모르고 상황을 잘 모른다. 북한으로 하면 어떨까 했지만 남녀의 멜로를 표현하기엔 장애가 있었다. '그을린 사랑'이 가상의 아랍국가를 배경으로 하듯,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나라를 배경으로 삼았다. 신성시하는 인물을 건드리는 것이 멜로 장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에 가상국가일 경우 이야기에 더 빠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배경을 설정했다. 사투리를 쓰지않는 것도 멜로에 몰입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됐다. 사회주의, 왕정국가, 원시부족 등 인간 사는 어느 곳에라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가상의 국가를 설정한 만큼 북한 사투리는 쓰지 않았지만 문어체 대사를 썼다.
"사회주의의 특징을 보이고 싶었다. 수식어가 화려하지 않나. 많은 것을 격식화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언어적 특징이다. 화려하고 격식있고 비유적이며 과장되게 말한다. 자본주의 배경과는 달라 우리와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두 사람의 사랑을 통해 억압된 이념과 체제에 대한 반기를 함께 표현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주인공들은 누구보다 모범적으로 살던 사람들이다. 사회가 해주는 보상에 목말라하며 감사하며 지내다 어느 순간 그것이 자기 안의 인간의 존엄성이나 목마른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격렬한 저항으로서 표현한다. 그 사회에서 건드리면 안되는 것을 건드리는 위험한 일을 하면서 사랑과 존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캐스팅이 오래 걸렸다.
"지난한 과정이었다. 캐스팅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이 작품이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 사실 캐스팅 때문이다. 배역을 찾고 기다리고 또 스스로 그 배역이 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이었다. 저도 감독으로서 역량을 점점 더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다."
-세 배우를 어떻게 캐스팅했나.
"연우진이란 배우가 가장 먼저 캐스팅됐다. 처음 보자마자 이 인물이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관객이 스크린에서 배우의 첫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듯이 저도 첫 느낌이 중요하다. 정말 순수하고 순박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복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연우진은 지금도 그때도 가장처럼 지내고 있다. 그렇지만 열심히 사는 인물의 피부를 벗겨 보면 그 안에는 자아가 꿈틀거리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찢어내고 내재된 자아를 보고 싶었다.
지안은 '함정'이란 영화에서 말을 못 하는 역할이었다. 표정만으로도 잘 표현하더라.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 때의 표정과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느낌은 만들어낼 수가 없고, 가지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거기에 감독으로서의 것을 더하면 되겠다 생각했다.
조성하 선배는 가장 늦게 캐스팅됐다. '구해줘'에서의 카리스마도 있고 '파수꾼'에서의 무던함도 있다. 자기 이야기를 절대 안 할 것 같은 캐릭터지만 그 이야기를 꼭 들어보고 싶은 인물이다. 이 영화의 사단장과도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특히 연우진은 7년 넘게 오랜 시간 작품을 기다려 결국 작품을 완성했다. 남다를 것 같다.
"연우진 배우와 함께한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젊은 병사 역할이 아닌가. 연우진 배우가 나이든 모습을 보인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본인이 그 역할을 하고싶다, 해내야한다는생각을 하고 있어서인지 점점 더 원작의 남자 주인공 역할을 닮아가더라. 신기할 정도였다. 7년 전 준비했던 사람들이 현장에 왔다가 연우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너무 잘 어울린다고. 나이가 들어 더 안어울릴 수 있는데 그렇지 않아 저도 소름이 돋았다. 얼마만큼 연우진이란 배우가 얼마나 애타게 목말라하면서 이 작품을 기다렸는지 알 수 있다. 어떻게 긴 시간을 이겨냈는지 서로를 다독여주고 있다."
-체중 감량을 요청했다고 들었다.
"남자배우들이 노출이 있다고 하면 몸을 만든다. 근육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데,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있어서 그렇게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군인이라 피부가 까맸으면 좋겠다 해서 연우진 배우가 태닝을 했고 분장 없이 찍었다. 자연스럽고 억지스럽지 않은 느낌의 몸이었으면 했다. 시선이 몸으로만 가기보다 감정에 빠져들 수 있기를 원해 부탁했다."

-노출과 베드신의 수위가 상당히 높다.
"수위가 높다고 꼭 반응이 오는 것은 아니다. 더 심한 것들도 구할 수 있는 세상이다. 영화의 이야기와 수위가 얼마나 맞아떨어지느냐가 중요하다. 자체가 센 이야기고, 살떨리는 이야기고, 위험한 이야기다. 그런 이야기에 약한 수위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무조건 세게 가야되겠다거나 일부러 보여줘야겠다기보다 '가리지 않아야겠다' 했다. 에덴동산처럼 보이는 장면이 있는데 움츠러들면 보는 사람도 움츠러들게 되지 않나. 자유롭게 펼쳐보이고 싶었다.
(노출이나 베드신이) 이슈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것이 이 영화의 전부가 아니라 일부이기 때문에, 처음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보시는 분들이 다양하게 이 영화를 소화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럼에도 적나라한 베드신이 자극적으로 소비된다는 지적도 있다.
"제가 의도했던 바는 아니다.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베드신을 찍을 때도 감정 격정 심리를 어떻게 담을까 생각했다. 베드신이든 액션신이든 인물의 감정이 중요하고, 감정이 쌓여야 신이 살아난다. 감정적으로 소비된다고 보였다면 연출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노출신, 베드신 연출에서 어려웠던 점은"
"정말 어렵더라. 노출하는 것 자체가 배우들에게 어려운 일이고, 현장 스태프도 최소한만 남기고 나가 찍으면서 무전기로 소통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걸린다. 나중엔 배우들이 체력적으로 지쳐 무전기로 하는 이야기를 잘 못 알아듣는 일도 있었다. 권투선수들이 15라운드 경기를 하다 10라운드가 넘어가면 비틀비틀한다. 배우들이 손가락 끝 힘마저 쓸 수 없을 때까지 촬영할 수밖에 없었다. 일정이나 예산이 넉넉지 않아 힘들게 찍은 장면이다.
(베드신 연출이) 처음이다보니 하면서 깨달았다. 배우도 그렇지만 스태프도 마찬가지로 안 하려고 한다. 배우들이 예민하다보니 현장 분위기가 좋지 않고 스태프도 힘들다더라. 그나마 저희 배우들 성격은 '보살'에 가깝다 할 수 있다. 그 정도였기에 빠듯한 여건에서도 잘 넘어갔던 것 같다."
-까다로운 신들인 만큼 꼭 지키고 싶은, 혹은 하지 말아야겠다 생각한 원칙이 있었나.
"몸을 움츠려서 보는 사람들도 부끄럽게 하지 말자. 보는 사람들에게 자유로운 느낌,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고민들이 있었다. 한편 배우를 수단으로 쓰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했다. 배우를 작품을 자극적으로 만드는 수단으로 쓰지 말아야겠고, 배우 자체도 목적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출연한 배우도 어떻게 작품에 만족하게 할 것인가 고민했다. 남들도 좋아하지만 스스로도 좋아할 작품을 만드는 것이 첫번째 목표였다."

-수위와 관련해 배우들과는 어떻게 합의했나.
"우려가 많았다. 성적 묘사를 조심스러워하고 또 금기시하고 터부시하는 시대다. 배우들도 작품을 하고 나서 잘못되거나 불편해하면 안되니까 처음부터 합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배우, 소속사와 함께 충분히 논의했다. 어디까지가 필요하며 어디까지가 좋을지 합의하고 반드시 지키려 장치를 마련하고 촬영했다. 엄격하게 진행했다."
-전작이 700만 가까운 흥행을 했는데도 복귀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아무도 예상 못했을 것이다. 저도 저희 가족도 예상하지 못했다. 기다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실감한다. 잘 되고 나면 다음 작품이 수월한 편인데 그렇지 않은 감독도 있다. 저도 그랬다. 찍지 못했지만 많은 작품을 기획했고 실패하기도 했다. 한 번도 영화계를 떠난 적이 없는데 '컴백작'이라고 하더라. 그렇게 느낄 만한 기간이었던 것 같다. 세상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저 스스로도 성숙의 시간을 가졌다고 느낀다.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 것은 아니다."
-차기작은 어떤 작품을 찍고 싶은가.
"다음 작품은 CF를 찍고 싶다. 감독 말고 모델로. 특히 공유씨의 CF가 탐난다. 멋있는걸 다 하시는 것 같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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