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20개월-과제 산더미' 허구연 총재, '위기관리능력' 보여달라![SS이슈]

김동영 2022. 3. 30.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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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KBO 신임 총재가 29일 서울 강남구 KBO회관에서 진행된 총재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야구회관(도곡동)=김동영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 허구연(71) 총재가 공식 취임했다. 야구 위기 탈출을 위한 첫발을 뗐다. 해야할 일은 산더미다. 어느 때보다 바쁘게 움직이는 총재가 되어야 한다.

29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허 총재의 공식 취임식을 열었다. 허 총재는 “핵심 과제에 집중하겠다. 첫 번째는 팬 퍼스트다. 팬을 중심에 두고 시대에 흐름에 맞춰 산업화를 추진하겠다. 두 번째로 대외 협력을 강화해 규제 완화와 인프라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각종 규제가 저해 요소다. 세 번째로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 A매치를 추진하겠다. 선수들이 자신의 실력을 느끼고, 팬들에게도 더 다가가는 계기로 만들겠다. 끝으로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당면 과제는 ‘인기 회복’이다. 여전히 국내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스포츠다. 그러나 예전과 비교해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일부 선수의 방역수칙 위반으로 인해 리그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2020 도쿄 올림픽 노메달 참사도 있었다. 최근에는 강정호의 복귀라는 폭탄이 떨어졌다.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희망을 말할 시기에 암울한 이야기가 더 많다.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특히 젊은 층을 사로잡는 것이 중요하다. 갈수록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 이들에게는 하루 3시간씩 야구를 보는 것이 지겹다. 짧은 하이라이트를 선호한다. 나아가 야구 외에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다. 시대가 변했다. KBO리그만 변하지 않고 있었다.

허 총재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했다. 과거의 영광만 생각하다 현실을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리그 정점에 선 허 총재가 공개적으로 선수들에게 각성을 요구했다. 나아가 KBO 차원에서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MZ세대위원회를 만들겠다고도 공언했다. 저작권 때문에 팬들이 영상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부분도 개선하겠다고 했다.

나아가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말도 안 듣도록 하겠다고 했다. 일관성 없는 제재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명문화하여 상벌위원회가 불필요하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 어느 때보다 ‘공정’이 중요한 시기다. 꼭 필요한 부분을 짚었다.

‘미래 투자’도 언급했다. 인구 감소가 현실이 되고 있다. 갈수록 야구를 할 사람이 부족해진다. 어릴 때부터 야구와 친해지도록 만들어야 한다. 허 총재는 “한국야구 마스터플랜을 만들 예정이다. 프로가 정점이고, 아래 저변이 넓어야 한다. 야구놀이를 하는 어린이, 청소년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인프라도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투자가 없으니 관심이 떨어지고, 인기가 하락한다. 인수위에도 의견 개진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다. 지자체의 ‘갑질’에 정면으로 대응하겠다고 했다. 연고지 이전까지도 말했다. “대전 신구장은 지어질 것이다. 그러나 구단의 소중함을 모르는데 왜 연고지로 써야 하는가”라고 했다. 야구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모든 권한을 활용해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강경 발언도 불사했다.

허 총재의 임기는 2023년 12월31일까지다. 1년 8개월 정도 남았다. 원래 3년이지만, 보궐로 선임됐기에 기존 정지택 총재의 잔여 임기가 기준이다. 그런데 인기 회복, 미래 대비, 대외 협력, 인프라 구축, 정치권 대응까지 허 총재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다. 20개월이라는 기간 내 완수가 힘든 일들이 더 많다고 봐야 한다.

그만큼 어려운 시기에 수장이 됐다. 스스로른 “9회말 1사 만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올라온 구원투수”라 칭한 이유다. ‘실무형 총재’라 한다. 야구계 기대가 크다. 허 총재에게 부담으로 다가갈 수도 있다. 그러나 할 것은 또 해야 한다.

어영부영 시간만 보냈다가는 말을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 어떤 것이든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베스트다. KBO 40년 역사상 가장 어려운 ‘터프 세이브’ 상황이다. 허 총재의 어깨에 많은 것이 달려 있다. 위기관리능력은 투수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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