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고다이라 부진에 눈물.. 日 "우정에 감동"

조성호 기자 2022. 2. 15.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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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KBS 해설 이상화
고다이라 500m서 17위 그치자
"심리적 압박 큰 것 같다" 울먹여
고다이라, 경기 후 李 찾으며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요" 말해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 해설위원으로 나선 이상화(가운데)가 고다이라의 아쉬운 결과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래 사진은 2018년 평창 올림픽 때 1위 고다이라(오른쪽)가 2위 이상화를 위로해주는 모습. /KBS·EPA 연합뉴스

“아… 포기하지 마요. 끝까지. 그래도 끝까지 가줘야 합니다. 끝까지!”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의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 평창 대회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차지했던 고다이라 나오(36·일본)가 이번엔 38초09의 부진한 성적으로 17위에 그쳤다. 4년 전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을 따뜻하게 배웅해 준 라이벌이자 친구의 모습을 해설위원으로서 지켜보던 이상화(33)는 흐르려는 눈물을 부여잡고 메인 목으로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KBS 해설위원으로 이번 올림픽에 동행한 이상화는 고다이라의 아쉬운 결과에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상화는 “무거운 왕관의 무게를 이겨낼 줄 알았는데, 심리적인 압박이 정말 컸던 것 같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고다이라) 나오 선수의 첫 스타트와 반응속도가 좋았다. 하지만 중간부터 흐름이 끊기면서 상위권에는 들지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며 “그동안 제가 보지 못했던 나오 선수의 모습을 봐서 힘들었다”고 했다.

고다이라는 경기를 마치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들어서며 한국 취재진을 향해 이상화가 어디 있는지부터 물었다. 그는 이상화가 있는쪽을 바라보며 한국어로 “잘 지냈어? 보고 싶었어요”라고도 했다. 그는 “상화가 대회 전 ‘나오라면 할 수 있다’고 메시지를 보내줘 마음이 든든했다”며 “상화가 2연패(連覇)했을 때처럼은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이 같은 우정에 일본도 감동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상화의 눈물에 감동이 번진다. 우정에 국경이란 없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상화의 눈물을 전했다. 닛칸스포츠와 산케이스포츠 등도 “변함 없는 우정이 엿보인 장면에 사람들이 감동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우정에 국경이 없다’ ‘이상화의 눈물에 이쪽도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는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고등학생 때 한일 스포츠 친선 교류에서 만나 오랜 기간 우정을 쌓아왔다. 이상화는 여러 인터뷰에서 “나오가 먼저 말을 걸어주었다. 나오는 인간성이 훌륭하고, 배려가 있고, 승부 감각도 뛰어나다”고 칭찬해왔다.

두 사람의 우정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2018년 평창 대회 때였다. 이상화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500m 경기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울고 있자 1위를 확정짓고 일장기를 흔들던 고다이라가 이상화에게 다가가 끌어안으며 위로해줬다. 이상화는 밴쿠버, 소치에서 이 종목 금메달을 연이어 땄고, 평창에서는 고다이라가 이 종목 첫 금메달을 따냈다.

이상화는 평창 대회 후 은퇴했으나 고다이라는 고관절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올림픽을 준비해왔다. 그는 이날 경기 후에도 “계속 분발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이상화는 고다이라를 향해 “한 번 챔피언은 영원한 챔피언”이라며 “용감한 모습과 도전 정신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다이라에게는 17일 1000m 경기가 남아있다.

한편 이상화는 지난 12일 올림픽 중계 도중 반말과 고성으로 해설을 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14일까지 KBS 청원 게시판에는 ‘이상화 해설 자격 없다’ ‘이상화 해설 중지시켜 주세요’ 등 청원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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