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후 물 한 잔도 '갓생'?.. MZ세대는 왜 갓생을 열망할까

데일리 갓생 테스트 빙고. 갓생을 살 때, 체크하는 운동, 공부, 생활 습관 등을 포함한다.ㅣ출처=제일기획 페이스북

MZ세대들이 추구하는 개인의 변화, 일명 ‘갓생’은 과거의 자기 개발과는 다르다. 갓생은 신을 뜻하는 영어 ‘갓(God)’과 인생의 한자 ‘생(生)’을 합친 신조어다. 현실 생활에 집중하면서 세운 계획을 실천해 나가는 성실하고 생산적인 삶을 의미한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자기계발을 하는 미라클 모닝, 바른 생활 습관 유지, 또는 자신이 세운 어떤 계획들(공부, 자기 계발, 명상, 독서, 운동 등)을 온전히 수행해 내는 하루를 갓생이라는 말로 압축해 표현한다. 물 한 잔 마시기, 침구 정리하기, 양치질 3분 하기, 아침 식사하기 같은 사소하지만 유익한 일련의 행동들이 포함된다.​

너무 익숙하고 사소해 다른 세대들에게는 크게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런 행동들을 MZ세대는 앱을 활용해 활동 여부를 체크하고 기록하며 주변에 인증하거나 스스로에게 동기부여한다. 이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자기 개발의 모습도 있지만 그보다 자신을 단단하게 지켜내고자 하는 자기 돌봄의 성격이 더 크다. MZ세대의 성향을 이해하고, 개인을 넘어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DBR 339호에 실린 기사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자.


❏ MZ세대가 '갓생' 살고 싶어하는 이유

MZ세대가 바른 생활 습관, 타의 모범이 되는 바람직한 삶(갓생)에 대한 노력에 더욱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과거보다 개인이 혼자 관리해야 하는 시간이 증가해서다. 코로나 이전에는 정해진 시간에 학생은 등교하고, 직장인은 출근하는 등 모두가 일정한 외부의 리듬에 따라 사는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새 재택근무와 52시간제 등으로 늘어난 유연근무 환경은 개인들이 운용할 시간의 양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종일 혼자 일하며 주어진 하루 시간을 자기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높아진 자유도 속에서 자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고자 하는 개인의 노력이 바른 생활 습관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둘째,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져서다. 개인으로서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는 상황들이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불확실한 하루하루와 그로 인한 불안감, 무기력감을 이겨 내려고 하루의 삶에 일정한 틀을 잡고, 자신을 지켜 내려는 욕구가 MZ세대에서 성실한 생활을 추구(갓생 살기)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보건복지부가 한국 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를 통해 실시한 2021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30대에서 우울 평균 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우울감, 무기력감에서 벗어나고 일상의 힘을 회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 20∼30대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24.3%, 22.6%로 50∼60대(각각 13.5%)에 비해 약 1.5배 이상 높게 나와 젊은 층이 코로나19로 인해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욱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셋째, 작은 성취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고 싶어서다. 불안감과 무기력감은 MZ세대에게는 비단 현재의 코로나 사태만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과거 세대보다 취직, 승진, 자가 주택 마련, 결혼, 출산 등으로 이어지는 성인기 삶의 성취 지표들을 이루는 시기가 늦춰지거나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는 세대적 현실도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소확성(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이라는 신조어에서 느껴지듯 크고 어려운 성공보다는 매일의 삶에서 이루기 쉬운 작은 성취들로 자존감을 높이고 싶은 욕구가 반영된 것이다.

과거 새해 결심이나 좋은 습관 들이기의 목적은 자기 개발의 성격이 강했다. 그에 비해 지금의 갓생살기 유행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이유도 있지만 일정 부분 자신을 단단하게 지켜내고자 하는 자기 돌봄의 성격을 띠고 있다. 2000년대 초 유행했던 ‘아침형 인간’은 남보다 일찍 일어난 새벽 시간을 이용해 독서, 공부, 운동 등을 해서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아침잠을 줄여서 남들보다 하루를 더 길고 열심히 사는 것이다. 이에 비해 근래 유행하는 ‘미라클 모닝’은 6시 이전에 일어나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기, 명상하기 등 사소해 보일 수도 있는 활동들을 통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고 보듬는 시간을 갖는 것이 목적이다.​

그동안 다른 세대의 자기 개발이 오랜 시간 인내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을 이뤄 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지금의 MZ세대는 언뜻 사소해 보이는 리추얼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계획대로 수행해 냄으로써 작은 성취감을 느끼고 이를 통해 일상의 자신감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 MZ세대의 성장욕구를 조직에 끌어오려면

그렇다면 이렇게 바른 생활과 일상력을 추구하는 MZ세대를 조직은 어떻게 인식하고 대해야 할까? 첫째, 성장을 원하는 그들의 내적인 힘을 신뢰해야 한다. 워라밸, 혹은 욜로(YOLO)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존의 편견과 달리 MZ세대는 성장을 위해 하루를 세밀히 계획하고 매일을 성실히 살아가고자 하는 성장 지향적인 존재들이다. 과거보다 높아진 불확실성 속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그들에게 조직은 깊은 신뢰를 보여야 한다.

업무적인 면에서 자율성을 높일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시간마다 업무일지를 쓰게 하기보다 명확한 근무 지시와 측정 가능한 업무평가제도를 통해 스스로 자신의 일을 관리할 수 있도록 위임해 줘야 한다. 예컨대 신입사원에게도 단독으로 일을 못할거라 지레짐작하기 보다는 책임의 한계를 분명히 설명한 후 그 한계 내에서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업무를 부여할 수 있다. 성장에 대한 그들의 내적인 욕구와 힘을 신뢰한다면 1년 후 조직에 실망해 떠나는 이직 비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조직이 MZ세대를 신뢰할 때 그들은 더 큰 애정과 충성심, 그리고 개인의 성장을 통해 조직에 기여할 것이다.​

둘째, 빠른 피드백과 칭찬이 필요하다. MZ세대들은 오랜 기간 인내해 이뤄 내는 거대한 목표보다는 하루하루 일상에서 성취할 수 있는 작은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특성이 있다. 이를 고려해 10년 후 승진이나 20년 후 임원 되기 같은 장기적이고 거대한 피드백보다는 오늘 한 일에 대해 관리자가 분명하게 알아주고 과오를 정확히 언급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MZ세대가 사용하는 습관 만들기 앱이 그들에게 주는 피드백의 주기(period)를 생각해 보라. 아침에 루틴을 일정대로 다 수행했을 때 앱의 화면은 기다릴 필요 없이 즉각적인 인정을 제시한다. “OO님, 참 잘 하셨어요. 아침 루틴을 모두 수행하셨네요.” 또는 일정 기간 목표를 채웠을 때 다른 사람들보다 얼마나 많은 성취를 해냈는지 언급하고 보상해 준다. “연속 10일째 목표를 채우셨네요. OO를 드립니다” 등. 화면의 번쩍이는 화려한 메달이나 트로피를 볼 때 가상의 보상이지만 뇌의 도파민은 실제의 보상과 마찬가지로 확실히 분비된다.

조직에서도 MZ세대에게 보다 자주, 빠르게 피드백해 줘야 한다. 하루의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차 안에서 나의 고생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에 남몰래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MZ세대다. 그 일이 어떤 결과를 낳기 전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종일 분투했음을 리더가 알아주고 직접 언급해 준다면 도파민 분비를 통한 만족감과 성취동기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한국 사람의 정서상 얼굴을 보고 말로 직접 칭찬하는 것이 어렵다면 포스트잇에 “수고했어요. 일을 꼼꼼히 마무리해 줘 감사합니다” 같은 짤막한 글을 적어 구성원의 자리에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그 구성원은 오래도록 기억할 소중한 하루, 그리고 ‘갓생’을 얻게 될 것이다.

셋째, 가이드를 확실하게 줘야 한다. MZ세대는 일상도 세분화해 이뤄야 할 단계들로 나누고 하나하나 체크하고 인증한다. 어린 시절부터 쉼 없이 공부하고 다양한 스펙을 쌓으며 엄청난 경쟁 속에서 자신을 증명해 조직에 입사한 그들에게 생산성과 능력은 삶의 중요한 지표이다. 어깨 넘어 배우기보다 확실한 매뉴얼을 받기를 원하고 맨땅에 헤딩하기보다는 미리 검색하고 확인해 실패를 최소화하길 원한다.​

그렇기에 과거처럼 두루뭉술한 업무 분장보다는 팀장이 각 구성원의 성장 욕구와 업무 능력 등을 깊이 파악해 각 개인에게 적합하고 세부적인 업무 가이드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일을 하기 전에 전체 업무의 목표가 무엇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 전체가 일을 어떻게 나눌 것이며, 각 일을 수행하는 단계들과 결과물은 어떻게 공유되고 측정될 것인지에 대한 가이드가 명확할수록 MZ세대는 일에 몰입하기 쉬울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자신이 하는 노력이 어떤 방식으로 조직에 기여하고 생산성을 나타낼 것인지, 그에 대한 보상과 인정은 어떤 형태로 주어질 것인지 MZ세대가 분명하게 인지할수록 조직에 대한 불안감이나 무기력감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MZ세대는 개인적인 삶에서 갓생을 살기 원한다. 이들이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조직에서도 갓생을 살 수 있도록 조직이 도울 수 있다면 조직에 대한 그들의 만족감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습관 만들기 앱처럼 자주 그들을 트랙킹하고, 칭찬하고, 좀 더 높은 성취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 그래서 각 개인이 자신의 성장 욕구로 스스로 발돋움해 노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 그것이 지금 이 시대, 조직과 리더들이 관심 가져야 할 조직문화의 방향일 것이다.​

매일의 삶에서 일상력을 키우고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살기를 원하는 MZ세대에게도 조언이 필요하다. 지나친 생산성의 추구는 불안의 다른 모습일 수 있으며 종국에는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동안 개인의 삶을 30일, 100일, 6개월 혹은 1년 정도의 호흡으로 바라봤다면, 그리고 그런 시간의 단위에서 무언가 보상과 성장을 경험했다면 조직에서의 나의 커리어는 훨씬 더 긴 호흡이 필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즉각적인 인정, 보상, 성장 혹은 승진이 없다 할지라도, 관리자도 동료들도 나의 일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지금의 시간들이 쌓여서 결국에는 나의 결과물이 될 것임을 믿는 긴 호흡이 조직에서 쉽게 지치지 않고 오래도록 나의 길을 추구하는 힘이 될 것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339호
필자 이경민
정리 인터비즈 조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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