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쿠데타.. 하루만에 대통령 축출

박용하 기자 2022. 1. 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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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난 23일(현지시간)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수도 와가두구의 한 군사기지 밖에서 군인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와가두구 | AP연합뉴스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처우개선을 요구하면서 반란을 일으킨 군인들이 하루 만인 24일(현지시간) 대통령을 축출하고 정부를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10여명의 반란군 대표들이 국영TV에 출연해 자신들이 국가 권력을 잡았다면서 “이제 부르키나파소는 군사 정부가 통제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반란군 관계자는 자신들의 쿠데타에 대해 “안전과 회복을 위한 애국운동이 역사 앞에 책임을 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란군은 휴일인 전날 수도 와가두구에 있는 대통령 관저 부근에서 총격전을 벌였으며 이튿날 쿠데타가 성공했음을 국내외에 알렸다. 이들은 로슈 마크 카보레 대통령을 구금했다고도 주장했다. 군정 대변인은 대통령의 정확한 소재를 밝히지 않은 채 “체포된 자들이 안전한 곳에 억류돼 있으며 어떤 물리적 폭력도 행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르키나파소는 이번 사건으로 서아프리카에서 지난 18개월 새 말리, 기니에 이어 세 번째로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국가가 됐다. 군정은 부르키나파소가 1년의 과도기간을 거쳐 헌정 질서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정부와 국회는 해산하고 모든 국경을 폐쇄한다고 덧붙였다. 오후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통행금지도 시행했다.

군정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준동에 따른 치안 악화와 대통령의 위기관리 능력 부족 등을 쿠데타의 이유로 들었다. 특히 이들은 극단주의 무장세력과의 싸움에서 무능한 모습을 보인 군 지휘부의 교체와 복무 여건 개선을 강조했다. 병력 증원과 물자 보급, 부상병 및 전사자와 가족 지원 확대 등도 약속했다.

앞서 부르키나파소에서에서는 2015년부터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와 연계된 무장단체들의 준동으로 20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14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지난해 말에는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군·경이 숨지자 정부의 안보 무능을 탓하는 여론이 높아졌다. 당시 사망한 약 50명의 보안부대는 변변한 식량도 없어 동물들을 잡아 끼니를 때우며 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장단체들의 폭력에 시달리던 부르키나파소의 일부 국민들은 쿠데타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거리로 나와 환호성을 지르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며 환호하기도 했다. 무장단체로부터 겪고 있는 참상을 군정이 막아주리라 기대하는 목소리다. 정보분석기관 ‘인텔로닉스’의 라이트 알쿠리 대표는 AP통신에 “이번 쿠데타는 무장 세력의 위협을 저지하고 저하된 안보 실태에 대응하려는 좌절과 분노의 신호”라고 설명했다.

반면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와 아프리카연합(AU)은 부르키나파소의 쿠데타를 규탄하면서 군인들이 본연의 업무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도 구금된 카보레 대통령의 즉각적 석방을 촉구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쿠데타를 강하게 규탄하면서 “무기를 내려놓으라”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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