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X이다" 아동학대 CCTV 음성녹음..증거인정 안되고 오히려 처벌

김성진 기자 2022. 5. 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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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폐쇄회로TV) 영상과 함께 녹음된 음성은 사전에 녹음에 대한 동의를 받지 않은 이상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법조계에선 CCTV 녹음이 증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녹음 중'이라고 '고지'하는 것을 넘어 사전에 확실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각에선 폭언 등 언어폭력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는 녹음인데 CCTV 녹음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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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폐쇄회로TV) 영상과 함께 녹음된 음성은 사전에 녹음에 대한 동의를 받지 않은 이상 법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현행법상 동의를 받지 않은 녹음은 불법인 탓이다. 증거 인정은커녕 역으로 처벌받는 사례도 수두룩하다. 영유아 학대 등 특정 사안에 대해 CCTV 음성 녹음을 증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음성 녹음을 광범위하게 허용할 경우 사생활 침해가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상존한다.
CCTV 녹음, 사전 동의 없었다면 증거 인정 못받아...처벌당할수도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42세 양모씨는 지난해 2월 서울 은평구의 한 편의점에서 여성 점주(52)를 때린 혐의(폭행)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에는 편의점 내부 폐쇄회로TV 영상이 있었다. 양씨는 이 영상이 '불법 증거'라고 주장하며 항소했다. CCTV에 자신과 여성 점주의 대화가 동의 없이 녹음됐다는 논리였다.

통신비밀보호법상 제3자 간 대화를 동의 없이 녹음하는 것은 불법이다. 따라서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받지 못한다.

2심 재판부인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판사 안종화)는 지난 9일 양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녹음기능이 포함된 CCTV 영상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다만 편의점 밖 또 다른 CCTV에 양씨가 점주의 멱살을 잡고 밀친 장면이 찍혔기 때문에 양씨의 항소는 기각됐다.

녹음기능 있는 CCTV 영상이 증거능력을 잃은 사례는 이 밖에도 많다. 생후 10개월 유아를 향해 "미친 X 아니냐" "또X이다"라고 고함을 질렀던 유아 돌보미(당시 48세)가 2018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집 안 CCTV 녹음이 혐의를 입증할 유일한 증거였지만 증거 능력을 상실기 때문이다.

30대 남성 A씨도 2020년 배우자의 외도를 증거로 남기기 위해 집에 CCTV를 설치하고 배우자와 집을 찾은 남성의 대화를 녹음했지만 통신비밀보호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녹음을 증거로 쓰지 못했다.
CCTV 녹음하려면 확실한 '사전 동의' 받아야
동의 없는 CCTV 녹음은 자칫 처벌받을 수 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 관리소장 B씨는 악성 민원인의 폭언을 증거로 남기기 위해 사무실에 녹음기능이 있는 CCTV를 설치했다가 벌금 50만원에 약식기소됐다. B씨는 수사 기관에서 '불법인지 몰랐다'고 했지만 처벌을 피하지 못했다.

법조계에선 CCTV 녹음이 증거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녹음 중'이라고 '고지'하는 것을 넘어 사전에 확실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주원 소속 정재욱 변호사는 "'녹음 중' 안내문을 붙이는 건 법적 고지에 해당한다"며 "법적으로 '동의 하에 녹음했다'고 인정받으려면 상대로부터 '녹음에 동의한다'는 의사표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일 소속 최재일 변호사도 "판례상 대화 당사자들의 동의를 받으면 사생활 비밀의 자유를 포기한 것으로 간주된다"며 "CCTV 녹음 전 동의를 받는 것이 처벌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 말했다.

일각에선 폭언 등 언어폭력을 입증할 확실한 증거는 녹음인데 CCTV 녹음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부적절 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영유아가 돌보미에게 폭언 피해를 본 경우 스스로 녹음기기를 사용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피해를 입증하기 어렵다. 편의점 등 일반 점포는 가게를 찾는 손님들에게 매번 동의를 받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반면 CCTV 녹음이 사생활을 과도하게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정 변호사는 "버스 등 일상 곳곳에서 대화가 기록되는 것"이라며 "과도한 감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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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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