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박보검, 이발사 자격증 취득..나도 도전?

군 복무 중인 배우 박보검이 최근 군 부대 안에서 이발사 자격증을 땄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박보검은 2021년 12월 실시된 국가기술자격검정인 ‘이용사(Barber)’ 실기시험에 합격했다고 합니다.

이용사는 손님의 머리카락 및 수염을 깎거나 다듬는 등의 기술을 가진 사람을 말합니다. 이용사 자격증을 갖추고 시·도지사의 면허를 받으면 개인 숍을 열거나 호텔 등 다중이용시설에 있는 이발소에서 이발사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이용사 자격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이뤄집니다. 응시 자격에는 제한이 없습니다. 필기시험 과목은 이용이론, 공중보건학, 소독학, 피부학, 공중위생법규입니다. 필기 시험은 60분간 객관식 60문항을 푸는 방식으로, 실기는 1시간 내외의 시험 시간동안 머리 손질 기술 등을 선보이는 방식으로 치러집니다. 2020년 기준 필기 시험의 합격률은 65.1%이고, 실기 합격률은 50.2%였습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남자친구’, ‘구르미 그린 달빛’ 등에 출연하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이어가던 박보검은 2020년 해군 군악·의장대대 문화홍보병 건반 파트에 지원해 합격했고, 그해 8월 31일부터 군 복무를 해오고 있습니다. 현재 계룡대에서 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는 이용사 시험을 치르기 위해 휴가를 내고 진해 해군 교육사령부에서 시험을 봤다고 합니다. 필기와 실기 시험에 모두 합격한 박보검은 평소에도 부대 장병들의 머리를 손질해줬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1년 10월 해군 호국음악회에서 사회를 맡은 박보검(오른쪽)./ 해군

박보검은 2022년 4월 30일 전역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휴가가 한 달 이상 남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실질적으로는 3월 전후 제대가 가능해 보이는데요, 제대 후 그가 군대에서 취득한 이용사 자격증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 지 궁금해집니다.

◇군 복무 중 다양한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는 장병들

박보검이 이용사 자격증을 취득한 것처럼 다른 병사들도 군 복무 중 다양한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실제 해군에 복무하면서 자격증만 15개를 딴 장병도 있습니다. 2019년 1월 전역한 해군 2함대 소속 김덕규 예비역 병장이 그 주인공인데요, 김 병장은 유통관리사 2급, 국제무역사 1급을 비롯해 무역·회계 분야 8개, 행정·실무 분야 5개, 교양 분야 2개 등 15개의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고 합니다. 군 생활 틈틈히 다양한 자격증을 준비해 15개라는 수많은 자격증을 취득한 김 병장, 정말 대단합니다.

군도 병사들의 자기계발을 위해 자격증 취득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는 자기계발에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했습니다. 이에 따라 병사들은 각종 자격시험 응시료와 도서 구매비, 강좌 수강료, 학용품 구매비 등 자격증 취득에 필요한 비용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군은 이밖에 교육전문기관과 업무협약(MOU)을 맺어 수강료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방홍보원이 2019년 장병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군 복무 중 꼭 취득하고 싶은 자격증’ 온라인 조사 결과./ 국방홍보원

그렇다면 군 장병들이 복무 중 가장 취득하고 싶어하는 자격증은 무엇일까요. 국방홍보원은 2019년 장병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주제에 대해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854명의 장병들이 설문에 참여했습니다.

조사 결과 장병들이 군 복무 중 꼭 취득하고 싶은 자격증 1위는 118명(13.8%)이 선택한 ‘정보처리기(능)사’였습니다. 정보처리기능사는 행정병이나 통신병 등 컴퓨터로 임무를 수행하는 병사들이 접근하기 쉬운 자격증 가운데 하나이고, 취업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으며 취득하면 포상까지 뒤따른다는 점에서 병사들이 선호하는 자격증으로 뽑혔습니다. 실제로 경찰 공무원이나 공기업 지원시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이 있을 경우 가산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은 컴퓨터활용능력(94명, 11%), 한국사(91명, 10.7%), 조리사(67명, 7.8%), 지게차운전기능사(59명, 7%), 전기기(능)사(52명, 6%) 등의 순이었습니다. 대체로 군 전역 후 취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격증들이 상위권에 올랐네요.

특히 이 가운데 한국사 시험(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시험 접수 때마다 접수 사이트가 마비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자격 가운데 하나입니다. 특히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이라면 한국사 과목 시험을 대체할 수 있는 자격증이라 관심이 더 큰데요, 2021년부터 국가공무원 7급 공채 시험에선 한국사 2급 이상 자격이 있을 경우 한국사 시험을 보지 않아도 됩니다. 미리 한국사 2급만 취득해 놓으면 한국사 시험이 면제되는데 수험생 입장으로선 보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장병들의 관심이 큰 만큼 한국사와 관련해선 특별한 동아리도 운영 중이라고 하는데요. 육군35사단 진안·장수대대에는 지휘관을 중심으로 장병들이 일과 후 모여 함께 한국사 시험을 준비하는 동아리가 있다고 합니다. 이 동아리의 한국사 시험 합격률은 상당한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2019년 치러진 제44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선 동아리 회원 10명 중 7명이 합격했다고 합니다. 그 전 해인 2018년 9명이 합격한 데 이어 2년 연속 다수의 합격자를 배출한 것이죠.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이 있으면 경찰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때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경찰청

국방부는 장병들이 따로 휴가를 내 나가지 않더라도 부대 안에서도 다양한 자격증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위임을 받은 국가 기술자격 82개 종목(산업기사 21개, 기능사 61개)에 대해 군내 검정을 시행하고 있는 것인데요, 해당 자격증을 준비하는 장병들이라면 휴가를 쓰지 않고도 시험을 볼 수 있으니 부담이 한결 덜어지겠죠.

군은 또한 나랑사랑포털에서 e-러닝 학습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부대 안에서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이 허용되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PC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이용해서도 강의를 들을 수 있다니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환경이 예전보다 좋아진 건 분명해 보이네요.

글 jobsN 고유선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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