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칼럼] 손에 손잡고

입력 2022. 6. 2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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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만 들어도 가사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노래가 있다.

군사정부가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돌리기 위해 만든 스크린(Screen), 섹스(Sex), 스포츠(Sports)라는 '3S 정책'의 일환이라는 폄하도 있었지만 서울올림픽은 전 국민이 손에 손잡고 하나가 돼 준비한 축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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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만 들어도 가사를 흥얼거리게 만드는 노래가 있다.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같다면 애국가 수준인 불후의 명곡이다. 1988 서울올림픽 공식 주제가인 ‘손에 손잡고’가 그렇다. 서울올림픽은 불과 30여년 전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동방의 작은 나라, 어쩌면 많은 외국인에게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을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군사정부가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돌리기 위해 만든 스크린(Screen), 섹스(Sex), 스포츠(Sports)라는 ‘3S 정책’의 일환이라는 폄하도 있었지만 서울올림픽은 전 국민이 손에 손잡고 하나가 돼 준비한 축제였다. 정치적 이유로 반쪽짜리였던 직전 1980 모스크바와 1984 LA올림픽과 달리 스포츠를 통한 동서의 화합을 이루어내는 한편, 경제적으로도 약 3110억원의 수익을 창출해낸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올림픽이 끝나고 난 뒤 사람, 도시, 국가에 남겨진 유형 및 무형의 유산을 ‘올림픽레거시(Olympic Legacy)’라고 한다. 서울올림픽의 레거시를 크게 나누면, 유형적으로는 각종 경기장과 공원, 건축물 등이 있으며, 무형적으로는 국민의 자긍심 고취와 대한민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 전환, 문화 전파, 동서 화합과 국제 평화에 기여,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의 초석 등 수많은 성과를 들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 5월 올림픽공원 등 서울올림픽레거시를 51개 동·하계올림픽 개최도시 중에서 가장 우수한 사례의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폐막 이후 재정 적자와 시설물 관리 문제로 올림픽의 감동을 일회성으로 휘발해버리고 마는 국가도 많지만 우리는 막대한 올림픽 수익금을 재원으로 각종 시설물의 유지 차원을 넘어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설립하여 올림픽의 감동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로마를 비롯한 유럽의 관광지를 다니면서 우리 조상은 왜 이런 유산을 남겨주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을 느낀 적이 있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좁은 생각이었다. 바로 우리 자신이 부모 세대와 손에 손잡고 서울올림픽이라는 유·무형의 훌륭한 유산을 만든 주역들이다. 문제는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인데.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서울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는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을 추진하였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림픽 유산을 넘어, 글로벌가치가 되다’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IOC와 긴밀히 협조하여 역대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서울올림픽의 유·무형 레거시가 이룩한 성과와 의미를 전 세계에 알리고, 미래 세대에게 올림픽 가치를 넘어 보다 나은 미래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서울올림픽레거시포럼’을 올해 10월에 서울에서 개최한다.

‘Next Generation Through Olympic Legacy(넥스트 제너레이션 스루 올림픽 레거시)’라는 주제 아래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올림픽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미래 세대를 위한 올림픽 가치 전파, 올림픽레거시 거버넌스’ 등 스포츠에서의 글로벌 ESG 실현과 관련된 각종 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이 지금의 경제대국,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 출발점이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성별, 세대, 지역 등 너무 많은 벽이 있다. 올림픽주제가처럼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마음 되는 대한민국을 소망한다.

이찬희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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