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 다다오 설계, 최첨단 음향 갖춘 공연장 온다..베일 벗은 'LG아트센터 서울'

선명수 기자 2022. 6. 21. 16: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G아트센터, 22년 역삼 시대 접고 마곡 이전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 설계
사이먼 래틀·조성진 개관 공연..2달간 '개관 페스티벌'
‘LG아트센터 서울’이 22년 역삼 시대를 마무리하고 오는 10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새로 문을 연다. 사진은 1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LG 시그니처 홀’. 배지훈·LG아트센터 제공

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 입구에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최첨단 공연장이 들어선다. 지난 22년간 45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국내 대표적인 민간 공연장 LG아트센터가 지난해 서울 강남구 역삼동을 떠나 오는 10월13일 강서구 마곡지구에 새 공연장을 연다. 서울식물원 입구에 둥지를 튼 새 공연장 ‘LG아트센터 서울’은 그 규모만 기존 역삼 공연장의 2배에 달한다.

LG아트센터는 지난 20여년간 세계 공연예술의 최전선을 소개해온 공연장의 브랜드를 계승하면서도 공공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름을 ‘LG아트센터 서울’로 변경했다. 서울시 기부채납 후 사용수익권을 확보해 20년간 LG연암문화재단에서 운영한다.

사이먼 래틀 지휘·조성진 협연 개관 공연…2달간 ‘개관 페스티벌’

10월13일 열리는 개관 공연은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전석 초청 콘서트로 진행된다. 이어 10월15일부터 12월18일까지 총 14편의 작품으로 구성된 ‘개관 페스티벌’이 이어진다. 페스티벌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세계 속 한국 아티스트, 동시대 해외 공연, 확장과 다양성이다. ‘선녀와 나뭇꾼’에서 영감을 얻은 이날치의 신작 무대 <물밑에서>를 비롯해 현대무용가 김설진·김재덕이 비보이 갬블러크루·엠비크루와 협업한 <브레이크 스루>, 소리꾼 이자람의 판소리극 <노인과 바다> 등 한국 공연예술계를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무대가 펼쳐진다. 영국 현대무용계의 거장 아크람 칸의 최신작과 프랑스 안무가 요안 부르주아의 첫 번째 내한 공연을 비롯해 알 디 메올라 재즈 트리오,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등 동시대 우수 해외 공연도 이어진다. 영국 이머시브 씨어터그룹 다크필드가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다크필드 3부작>과 영국 극작가 던컨 맥밀란의 관객참여형 1인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 등 새로운 관극 경험을 선사할 공연도 펼쳐진다.

LG아트센터 서울의 공연장 외관. 배지훈·LG아트센터 제공
최첨단 음향설비 마련된 2개 공연장…서커스까지 가능한 대규모 무대

4년6개월의 공사기간 동안 2556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지어진 LG아트센터 서울은 약 3000평의 대지 위에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 건설됐다. 연면적은 4만1631㎡(1만2593평)으로 역삼 LG아트센터 2만1603㎡(6534평)의 2배에 달한다.

1100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1개만 존재했던 역삼 LG아트센터와 달리 3개층 1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LG 시그니처 홀’과 최대 365석까지 배치할 수 있는 가변형 공연장 ‘U+ 스테이지’ 등 2개 공연장이 생겼다.

대표 공연장이라 할 수 있는 LG 시그니처 홀은 오페라극장 크기의 무대 규모와 콘서트 전용홀의 음향 환경을 갖춘 다목적 공연장으로, 역삼 공연장보다 무대 면적이 2.5배 이상 커졌다. 4관 편성(100여명 규모)의 오케스트라부터 오페라, 뮤지컬, 발레, 콘서트 등 거의 모든 장르의 대형 공연을 할 수 있는 크기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21일 공연장에서 열린 개관 기자회견에서 “공연장 크기 때문에 못 올리는 공연은 없다고 보고 있다”면서 “역삼 센터에서 아쉬웠던 것이 소극장의 부재였는데, 다양한 창작 시도를 ‘U+ 스테이지’가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변형 공연장인 U+ 스테이지 천장부에 설치된 ‘텐션드 와이어 그리드’. 배지훈·LG아트센터 제공

공연장의 설비 역시 최첨단이다. LG 시그니처 홀은 비확성 클래식 공연부터 확성이 요구되는 콘서트·뮤지컬까지 모든 장르의 음향 조건에 맞출 수 있도록 객석 벽면의 잔향 가변장치(VABS)를 통해 공연에 따라 잔향 시간을 1.2초부터 1.85초까지 조정 가능하도록 했다. 프로시니엄 무대 앞쪽 천장부에 돌출돼 있는 음향 반사판 ‘리플렉터’는 공연 형태에 맞춰 높낮이 및 각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국내 공연장에서는 처음으로 타워 형태의 움직이는 음향 반사체 ‘무빙 타워’도 설치됐다.

가변형 공연장인 U+ 스테이지는 17개의 이동식 객석 유닛을 갖춰 공연에 따라 자유자재로 조립해 다양한 형태의 무대와 객석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아티스트가 원하는 모든 위치에 조명 장치를 달 수 있는 천장부 ‘텐션드 와이어 그리드(Tensioned Wire Grid)’, 공연장 곳곳에 설치된 60개의 스피커를 통해 관객이 어디에 앉더라도 최적의 음향을 느낄 수 있는 ‘이머시브 사운드 시스템(Immersive Sound System)’도 도입됐다.

LG아트센터 서울은 외부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박스 인 박스(Box in Box)’ 형태의 건축구조분리공법(흡음재로 공연장을 둘러싼 뒤 150㎜의 빈 공간을 둔 다음 다시 콘크리트로 둘러싸는 방식)을 전체에 적용한 공연장이다. 공연장 좌우 벽면은 물론 바닥과 천장까지 전체를 분리시켰다. 공연장 위로 헬리콥터와 항공기가 지나가더라도 소음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LG아트센터 측은 전했다.

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 설계…대중교통 접근성 높여

노출 콘크리트와 유리로 간결하면서도 강인한 존재감을 표현하는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LG아트센터 서울에 ‘튜브(Tube)’ ‘스텝 아트리움(Step Artrium)’ ‘게이트 아크(Gate Arc)’ 라는 3가지 콘셉트를 적용했다.

‘튜브’는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타원형 통로로 길이 80m, 높이 10m에 옆으로 15도 가량 기울어져 있다. 이 튜브를 사이에 두고 동쪽에는 공연장·리허설룸·교육공간이, 서쪽에는 ‘LG 디스커버리랩 서울’이 위치한다. 북쪽으론 서울식물원이, 남쪽으로는 LG사이언스파크와 연결돼 예술과 과학, 자연의 융합 공간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LG아트센터 서울의 지상층을 관통하는 타원형 통로 ‘튜브(Tube)’. 배지훈·LG아트센터 제공

‘게이트 아크’는 관객들이 로비에서 마주하는 거대한 곡선 벽면으로 앞으로 13도 가량 기울어져 있으며, 역동적이고 통일감 있는 외관으로 공연장에 관객을 초대하는 상징적인 문(Gate) 역할을 한다. 지하철 마곡나루역(지하 2층)부터 공연장의 객석 3층까지 연결하는 100m 길이의 계단인 ‘스텝 아트리움’은 방문객들이 각 층의 객석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안도 다다오는 “로비와 아트리움, 통로 등이 각각 눈에 띄는 특징을 갖게 해 ‘여기밖에 없는 공연장’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관객들을 설레게 하는 공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객들이 로비에서 마주하게 되는 거대한 곡선 벽면인 ‘게이트 아크’. 배지훈·LG아트센터 제공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강남권에서 서울 외곽으로 이전한 만큼 관객 접근성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지하철 9호선 및 공항철도 마곡나루역과 공연장이 곧바로 연결돼 대중교통 이용 관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지하철 이용 시 여의도역에서 15분, 광화문역에서 33분, 강남역에서 38분, 혜화역에서 42분이 소요된다. 이현정 LG아트센터장은 “공연장이 서울식물원 부지 안에 있어서 공원 안에 있는 공연장의 이점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관객과의 심리적인 거리를 좁혀 가고 싶은 공연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