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GOUT Story] 피츠버그 파이리츠 박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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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도도하고 우아하게 떠 있는 백조는 사실 수면 아래에서 엄청난 발길질을 한다. 고등학교 졸업 직후 미국으로 떠난 박효준을 보며 많은 이가 그에게 동경과 부러움의 눈빛을 보냈을 거다. 하지만 머나먼 타지에 도착한 그는 기약 없는 빅리그 데뷔를 기다리며 마이너리그에서 열심히 발을 굴러야만 했다. 불안감과 초조함이 온몸을 휘감기도 했지만, 자신의 실력에 대한 믿음만은 잃지 않았다. 언젠간 메이저리그 경기장의 화려한 조명이 본인을 감싸게 될 날을 기다리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고, 마침내 그에게 기회가 왔다.
Photographer Mino Hwang Interview Seyeon Kim Editor Sojeong Park Location Newera Starfield Store Anseong
<더그아웃 매거진>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김세연입니다. 다사다난했던 2021시즌만큼이나 지난 스토브리그는 매일 이변의 연속이었습니다. 다가오는 2022시즌 새로운 라인업으로 정비된 각 팀은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이적생들이 새 팀과 어떤 조화를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는데요. 이번 ‘더그아웃 스토리’에도 팬 여러분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셨으면 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진출해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쳤고, 드디어 2021년 메이저리그 데뷔와 첫 홈런을 경험한 이 선수!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박효준 선수를 만나봤습니다.
#자, 이제 시작이야
최근 골프 예능 프로그램 ‘편먹고 공치리’에 출연해 국내 팬들께 눈도장을 찍었죠? 필드 경험이 전혀 없다고 들었는데 도전정신이 투철한 편인가 봐요. (1월 13일 인터뷰)
저도 골프 예능에 나가는 게 도박이라 생각했어요. 그래도 출연 기회가 생겼으니 시청자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촬영했습니다. (당시 장외홈런을 쳤었죠?) 골프에 대한 감이 없어서 굉장히 부끄러운 순간이었어요. (웃음) 그래도 그런 걸 극복해야 실력이 늘겠죠.
예능 나들이 소감은 어땠나요?
TV에서만 보던 연예인들을 실제로 보는 자체가 제겐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다들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죠. (다른 예능 프로그램 중에서 출연하고 싶은 게 있나요?) 제가 야구선수다 보니까 야구에 관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출연하고 싶어요.
빅리그 데뷔를 진심으로 축하해요. 금의환향하게 된 소감이 궁금해요.
매년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한국에 왔었는데 올해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입국하게 돼서 기분이 남달라요. 기분이 좋고 한편으론 내년엔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언제 빅리그에 데뷔할 수 있을지 미지수였을 텐데요. 지금의 본인이 1년 전의 본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1, 2년 전만 해도 제 미래에 대한 자신감이 큰 편이 아니었어요. 그래도 계속해서 버텨내다 보니 데뷔까지 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1년 전의 제게 ‘계속해서 버티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야구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데뷔 첫 타석에 선 순간을 떠올려 볼게요. 결과는 아쉽게도 1루 땅볼이었지만 첫 타석이란 점에 큰 의미가 있었죠?
이전부터 첫 타석에서 어떻게 치고 결과를 어떻게 낼지에 대해 상상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굉장히 편했고 아무 생각도 안 들더라고요. 한편으론 너무 편해서 결과가 안 좋았나 싶기도 하고요. 대타로 출전하면 적극적으로 타격에 임해야 하니 초구를 쳤는데, 지금 보면 공을 하나 더 보는 거도 괜찮았을 거 같아요. 그래도 데뷔 첫 타석이란 점에서 의미가 컸습니다.
그러고 나서 얼마 뒤에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됐어요. 오랫동안 머문 뉴욕 양키스와 갑자기 이별하게 돼서 아쉬움도 들고 한편으론 새 팀에 대한 기대감도 들었을 거 같아요.
정확하게 말하면 시원섭섭한 감정이었어요.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계약한 팀에 오래 있다가 다른 팀으로 간다는 게 섭섭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으니 정말 좋은 일로 받아들였죠.
본인에게 양키스란?
제게 야구에 대해 정말 많은 가르침을 준 팀이에요. 고마운 마음이죠.
파이리츠로 이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빅리그 첫 선발 출전을 했어요. 오랫동안 선발 출전 기회를 주지 않았던 양키스에 대한 원망도 들 수 있었을 텐데요?
원망 같은 건 전혀 없었어요. 절 선발로 내보낼 수 없었던 팀 상황을 100%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한 경기, 한 타석이라도 제게 기회를 줬단 것 자체에 감사해요.
지난 8월 11일 데뷔 첫 홈런을 친 순간도 다시 떠올려볼까요?
저도 담장을 넘길 수 있는 선순데 첫 홈런이 예상보다 빠르게 안 나왔어요. 그래서 불안해하는 찰나에 데뷔 홈런이 나와서 그 이후로는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어요. 당시 베이스를 돌 때 지난 일들과 많은 감정이 떠올랐죠. 첫 홈런이 나왔으니 2호, 3호도 곧 칠 수 있겠다 싶었고요. (홈에 들어오면서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했어요.) 제가 기독교여서 왼쪽 가슴을 두 번 치고 하나님께 감사함을 전한다는 뜻으로 그런 제스처를 했어요.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부터 해오던 거예요.
지난 7년간의 활약에 대해 “주루와 수비는 굉장히 안정적이지만 타격은 아직 더 시험해봐야 한다”라는 평가를 받아요.
아직 제가 보여드린 게 적고 기회도 없었기 때문에 그런 평가는 당연하죠. 앞으로가 중요하니까 다가올 시즌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해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니 나도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믿음으로 나아가겠습니다.
사실 큰 기대를 받고 빅리그에 도전했다가 안타깝게 제 실력을 다 보여주지 못하고 한국으로 리턴하는 경우도 많았잖아요. 그런 사례들을 보면 초조함도 생길 텐데요.
초반 몇 년 동안엔 저도 조바심이 너무 컸어요. 그러다 보니 어떤 일이든 결과가 좋지 않더라고요. 급할수록 잘할 수 있는 게 줄어드는 느낌이었어요. 그걸 깨닫고 나선 마음을 비우기 시작했고, ‘무심 타법’이라고 결과에 대해 무심하게 받아들이고 다음을 준비하는 자세를 갖추게 됐어요.
한편으론 박효준 선수는 마이너리그부터 한 단계씩 밟아오면서 실력을 인정받은 사례기 때문에 상위 리그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생명력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어요.
그건 저도 인정하고 싶은 제 장점이에요. 제가 7년 동안 버티면서 여러 가지를 배우고 느꼈는데 그런 부분들이 절 성장하게 만들어 줬죠. 뿌리가 강해야지 나무가 튼튼하게 자라는 거처럼, 먼저 뿌리를 잘 다져놓고 앞으로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해요.
야탑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인 김하성 선수가 작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죠.
3, 4년 전에 하성이 형이 한국에 있을 때도 “형, 미국에 언제 와?”라는 말을 자주 했어요. 형이 올까 말까 고민할 때도 진지하게 ‘어서 와서 같이 도전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고요. 고등학교 때 같이 재밌게 운동했기 때문에 ‘여기서도 함께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상상을 많이 했죠. 빅리그에 온다는 그 자체에 대해서 전 긍정적으로 보기 때문에 형이 오길 굉장히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기다렸던 김하성 선수와 미국에서 만난 적이 있나요?) 하성이 형은 서부 팀이고 전 동부 팀 양키스에 있어서 작년엔 만날 기회가 없었어요. 제가 중부로 넘어왔으니 올해는 같이 야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기대해요.
한편 김하성 선수는 ‘메이저리그 보장’이 포함된 계약 조건을 받았어요. 이처럼 KBO리그에서 자리를 잡고 나서 빅리그에 진출하는 게 안정적일 거란 의견도 있는데, 만약 고등학교 3학년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요?
이건 지금도 고민돼요. 만약 제가 지난 7년 동안의 경험을 하지 못했다면 당연히 바로 미국에 진출하는 걸 선택하죠. 그런데 지금까지 고군분투한 걸 떠올리면 한국에서 좀 더 경험하고 오는 거도 좋지 않았을까 싶어요. 진짜 모르겠어요. 그래도 고등학교 3학년의 저는 아마 똑같은 선택을 할 거예요.
#MLB 썰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직접 겪어본 양키스와 파이리츠 구단의 차이점은 뭔가요?
양키스는 누구나 알다시피 부자구단이라 선수단 지원과 교육, 구단 마케팅 등의 규모가 커요. 파이리츠는 상대적으로 스몰 마켓이라 차이가 느껴져요. 그래도 파이리츠 구단의 지원에 부족함은 없어요.
전 세계에서 야구를 제일 잘한다는 이들이 모인 곳이잖아요. 자부심 강한 스타들 간의 신경전이나 불화가 많지 않나요?
전혀요. 오히려 마이너리그에서부터 위로 올라갈수록 성격 좋고 예의 바른 동료가 많아져서 팀 분위기가 매우 좋아요. 제가 루키 레벨에 있을 땐 다들 어린 친구들이다 보니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상위 레벨일수록 서로를 배려하고 나이스한 태도를 보이는 선수가 대부분이라 잘 어울릴 수 있어요. 프로답게 본인의 성적에 집중하면서요.
본인의 타격 자세가 오타니 쇼헤이와 닮은 부분이 있다던데요?
그런 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제가 오타니 선수의 타격 자세를 좀 따라 했기 때문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프로 선수들의 타격이나 송구 자세들을 따라 하는 걸 되게 잘했어요. 좋은 예시들을 찾아 똑같이 해보며 응용하다 보니 성적이 잘 나올 때도 있더라고요. 프로에 와서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에 타격감이 안 올라오던 와중 오타니의 영상을 본 적이 있어요. 영상을 보면서 자세를 분석하고 어떻게 타이밍을 잡는지 장점을 분석했죠. 그리고 따라 했는데 공이 잘 맞는 걸 보니 신의 한 수였다고 여겨요.
본인이 1라운드 프리미엄, 스페인어 프리미엄 등 미국 야구계에 팽배해있는 주류에 속하지 않아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던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어요.
마이너리그에선 그런 영향이 있는 거 같은데, 오히려 메이저리그는 철저하게 성적 위주예요. 1라운드든 꼴찌 라운드든 상관없이 야구를 잘하고 팀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나 경기에 출전할 수 있죠.
메이저리그에선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도 매우 중요시되죠?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한 구단의 강력한 대응이 보도되기도 해요.
저도 많이 듣거나 본적이 있어요. ‘이 선수는 실력이 출중한데 왜 계속 마이너리그에만 있는 거지?’ 할 때가 있는데 그게 그런 예더라고요. 실력이 좋아도 인성이 부족하거나 물의를 일으키면 구단에서 빠르게 대응해요. 메이저리그에서 만난 선수들이 “여기엔 좋은 사람이 많다”라고 하는 걸 보며 야구만 잘한다고 오는 곳이 아니란 걸 알게 됐어요.
팬서비스나 인성에 대한 교육도 구단 차원에서 자주 하는 편인가요?
제가 양키스에 있을 때를 떠올려 보면 선수단 미팅을 통해 그런 교육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전 개인적으로 팬서비스를 서비스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당연히 해야 하는 거죠. 팬이 있어야 프로야구가 있는 거니까 제가 잘나서 팬들께 뭘 해드리고 그런 건 아닌 거 같아요. 인사라도 한 번 더 하고 공이 있으면 드리고… 그렇게 해서라도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어요.
지상파 채널에서도 메이저리그 경기를 생중계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본인의 경기도 국내에서 전파를 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을 거 같아요.
어릴 때 추신수 선배나 (류)현진이 형이 뛰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보면서 메이저리거의 꿈을 키웠어요. 마찬가지로 어린 친구들이 제 경기를 중계로 보면서 꿈을 키운다면 정말 큰 보람을 느낄 수 있겠죠. 좋은 영향력을 떨쳐보고 싶어요.
롤 모델로 현재 여러 방면으로 선한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추신수 선배를 꼽았죠?
저도 선배처럼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싶어요. 일단은 큰 선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훈련하고 성적을 내는 게 먼저고요.
단 한 게임이라도 좋으니까 빅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단 선수가 많아요. 여러 국내외 동료들에게 부러움도 받겠어요.
부럽다는 눈빛을 가끔 받긴 하는데, 마이너리그에 있을 때나 지금이나 저 스스로에겐 별 차이가 없어요. 상위 레벨에 갔다고 제가 완벽히 성장한 건 아니잖아요. 저는 그저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며 더 성장해서 본보기가 되고 싶어요.
고교 졸업 후 미국 직행,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거로 성장한 스토리만으로 이미 많은 이의 롤 모델이 됐어요. 본인의 어떤 점이 이런 스토리를 만들어낸 원동력이 됐나요?
정신력이요. 실력이 어느 정도 검증되면 스카우터들의 관심과 함께 계약 제안은 받을 수 있어요. 계약하고 넘어온 이후가 문제예요. 좋은 일도, 안 좋은 일도 있고 매일 경쟁의 연속이죠. 힘든 상황이 가득할 거예요. 그걸 버틸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 있어야 하고 성숙한 마인드를 갖추는 것도 중요해요.
#20대 후반전
요즘 야구 외에 관심 있는 분야는 뭐예요?
골프요. 쉬는 동안 운동하고 골프, 또 운동하고 골프 이렇게 번갈아 가면서 했는데 이제 좀 자제할 필요가 있어 보여요. (장타자 스타일인가요?) 맞아요. 드라이버로 300m 정도 쳐요.
숙소에 있을 땐 주로 뭘 해요?
유튜브 시청을 주로 해요. 영화나 드라마도 챙겨보고요. (해외에 진출한 선수들을 보면 직접 요리도 하던데요?) 전 라면 끓이기밖에 못해요. 요리에 매우 약합니다.
2021시즌 중반에 턱수염을 기른 모습을 봤어요. 그땐 왜 길렀어요?
당시 양키스를 떠나 전환점을 맞이했으니 한 번쯤 길러보고 싶었고, 기르다 보니 징크스가 돼서 어쩔 수 없이 계속 자라게 놔뒀어요. 근데 저한테 수염이 어울리지도 않고 보기에 영 안 좋더라고요. 앞으론 제가 수염 기른 모습을 보지 못할 겁니다.
인터뷰가 뉴에라 매장에서 진행되고 있어요. 혹시 시중에 판매됐으면 하는 굿즈가 있나요?
국내에는 양키스나 LA 다저스 로고가 들어간 아이템이 많잖아요. 근데 파이리츠의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어서 좀 섭섭해요. 피츠버그 외에도 여러 구단의 다양한 굿즈가 나왔으면 좋겠어요.
최근 부모님과는 어떤 대화를 나누나요?
제가 예전엔 애교가 많은 아들이라 대화를 자주 했는데,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니까 무뚝뚝해졌어요. 말수가 줄다 보니 예전만큼 대화를 자주 하진 못했어요. 그래도 건강 얘기랑 밥 잘 챙겨 먹으란 말을 많이 해요. 또 앞으로 어떻게 할지 제 미래에 관한 대화도 자주 하고요. (애교가 없어져서 부모님이 서운해하나요?) 티는 안 내는데 분명히 서운해하실 거예요. 더 잘해드리려고요.
만약 미래에 자서전을 쓰게 된다면 지난 7년간의 도전에 대해 어떤 제목을 붙이고 싶어요?
자서전을 쓰는 상상은 자주 했는데 제목까진 아직 생각 못 해봤어요. 갑작스럽긴 하네요. (고민) 모르겠어요. 그냥 ‘박효준의 야구’ 이렇게 정할 거 같아요. 아무튼, 언젠간 자서전을 써서 제 미국 생활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하고 싶어요. 계속 되돌아볼 수 있게요.
현재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로 출국 일정이 불투명해요. 당분간 어떤 계획이 있나요?
이전이랑 똑같이 운동하고 시즌 준비해서 출국하려고요. 일정이 불투명하다고 준비에도 차질이 생기면 안 되니까요.
20대의 후반전에 접어들었어요. 어떤 목표와 작전으로 임할 건가요?
전 아직도 제가 20살이라고 느끼는데 벌써 시간이 이렇게 지났네요. (웃음) 이전과 마찬가지로 나 자신을 믿고 앞으로 밀고 나갈 거고, 여전히 패기 넘치고 터프한 야구를 할 거예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오랜 노력과 인내 끝에 꿈을 이뤘잖아요. 본인과 또래 나이대인 독자들도 한창 꿈을 향해 매진할 시기에요. 막연한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안고 있는 또래 친구들에게 어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싶어요?
제가 얘기하는 걸 좋아해서 주변 사람들하고 자주 대화하는데, 아직 꿈을 정하지 못한 친구도 많더라고요. 아마 꿈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게 힘들어서 그렇다고 봐요. 현실을 봐야 할지, 그럼에도 꿈을 좇아야 할지에 대해서요. 그럴 땐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결정하는 게 필요해요. 어느 쪽을 골라도 맞는 선택이에요. 그리고 만약 꿈을 좇겠다고 결정했으면 자신을 믿고 굳세게 나아가야 해요. 저도 한때 현실을 살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그러자니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근데 제가 꿈을 정해서 그걸 달성하기 위해 바보같이 좇아가다 보니 그 꿈을 이루거나 근처까지라도 가게 됐어요. 이거만 돼도 성공이라고 봐요. 절대 믿음을 잃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해요.
코리안 메이저리거 박효준을 응원하는 팬들께 인사 전하고 마치도록 할게요.
안녕하세요, 피츠버그 박효준입니다. 이전부터 팬 여러분께 크나큰 응원을 받았고, 작년에 더 큰 성원을 받아서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다음 시즌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좋게 지켜봐 주시고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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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꿈과 현실 사이 고민의 연속이다. 안정적으로 현실을 사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끝없는 노력으로 꿈을 현실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박효준은 후자였고 그 자체만으로 많은 이의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무모하게 불에 뛰어드는 부나비란 말을 들어도 메이저리그라는 무대를 향해 “너 아니면 안 돼!”라 외치며 달려든 그. 그의 도전기는 꿈과 열정을 잃고 현실에 안주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폭제가 되지 않을까. 2022년의 초반인 지금, 우리의 열정을 깨울 목표를 한 가지씩 마음에 품어보도록 하자.
▲ 더그아웃 매거진 130호 표지
위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2년 130호 (2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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