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흔한 이야기라고? 세계 눈으로 보면 거대한 이야기"

“‘파친코’는 한국 내부의 시선에서 보면 흔하고 사소한 이야기 같지만, 한국 바깥의 눈으로 봤더니 이민자가 겪는 고난의 역사, 세계인이 공감하는 거대한 이야기가 됐어요. 발견되길 기다리는 ‘메이저 스토리’의 씨앗들, 한국엔 여전히 많이 있습니다.”
미국 애플tv+가 히트시킨 시리즈 ‘파친코’의 공동 총괄 프로듀서 이동훈 엔터미디어픽쳐스 대표는 “작은 이야기를 허투루 버리지 않고 열정적으로 풀어낸다면 그 안에서 ‘제2의 파친코’ ‘제3의 오징어 게임’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9일 오후 부산콘텐츠마켓(BCM)이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글로벌 플랫폼 시대, 글로벌 프로젝트: 파친코 촬영장 속의 이야기’를 주제로 열린 콘퍼런스에 ‘파친코’ 팀 프로듀서와 배우들이 마주 앉았다. 이 드라마의 공동 총괄 프로듀서인 이 대표와 데이비드 킴, ‘선자 아버지’ 역 이대호 배우와 일제 경찰에 끌려가며 뱃노래를 불렀던 ‘송씨’ 역 주영호 배우다. 네 사람은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듯, 코로나 와중에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진행된 ‘파친코’ 촬영 과정과 제작 뒷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이동훈과 데이비드 킴 두 사람은 미국 abc방송에서 올가을 시즌 6 방영을 앞두고 있는 한국 드라마 ‘굿 닥터’(KBS)의 리메이크를 성공시킨 유명 프로듀서. 그런 이들도 “이민자 이야기라는 보편성 때문에 미국에선 ‘파친코’가 통할 걸 확신했지만, 사실 한국에서도 잘될지는 감이 없었다”고 했다. 예감은 다른 곳에서 왔다. “촬영 전날 밤, 저를 길러주셨던 외할머니가 꿈속에 나타나서 환히 웃으며 안아주셨어요. 2005년 크리스마스에 돌아가신 뒤 처음이었죠. ‘할머니가 돌봐주신다, 무조건 잘될 거다!’ 확신이 들었어요.” 이 대표의 말에 객석에서 웃음이 터졌다.

세계와 협업을 꿈꾸는 한국의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데이비드 킴은 “내 경우엔 다음에 뭘 할까 궁리할 때, ‘남들이 안 하는 게 뭘까’를 먼저 생각한다”고 했다. “요즘은 너무 많이 다뤘다고, 혹은 너무 작은 소재라고 생각되던 것들이 오히려 각광받아요. 지금 관심을 못 받는 이야기라도 소중히 여기고 키워주세요. 좋은 이야기는 세상에 들려줄 길이 분명히 열립니다.”
배우들은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면서 경험한 촬영 현장 이야기를 전했다. 이대호 배우는 “어린 선자가 바닷물 속에서 숨 참는 걸 아버지가 물속으로 따라 들어가 지켜보는 장면, 실은 현장 즉흥 연기였다”고 털어놨다. “여러 번 촬영을 했는데 감독님이 성에 안 차셨나 봐요. 어린 배우가 물속에서 힘들어하는 게 보여서 도와주려고 따라 들어갔는데 발목, 무릎, 허리 계속 들어가도 ‘컷’ 사인이 안 나요. 결국 목 밑에 찰랑이는 깊이까지 들어갔다가 파도에 휩쓸렸고, 다리를 온통 해파리에 쏘였죠.”

‘송씨’ 주영호는 “다 모이는 회식 한번 없었다. 상대 배우 빼고는 거의 만나지 못하는 이런 현장은 처음이었다”며 웃었다. “오디션 때도 PC 카메라 앞에서 연기했어요. 모니터 속에 수십 명 관계자들이 불을 켠 듯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시더라고요. 코로나가 아니라면 못 해 볼 경험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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