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의 튼튼한 다리 역할을 해주는 고마운 자동차는 우리의 생명을 앗아가는 무기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매일 발생하는 자동차 사고는 원인도 다양하지만 사고의 정도, 범위, 형태도 무척 다양하지요. 비접촉 사고라고 해서 가벼운 사고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비접촉 사고는 범위가 아주 애매합니다. 상대가 그냥 넘어지는 것에서부터 사망 사고에 이르기까지 무척 다양한데요. 그만큼 분쟁이 가장 빈번하고 판례도 다양할 수밖에 없는데요. 오늘은 비접촉 사고 또는 비충격 사고의 유형과 판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비접촉 사고의 종류와 범위
교통사고라 하면 흔히 충돌사고를 떠올리지만 직접적인 물리적 접촉이 없어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비접촉 사고란 자동차 대 자동차, 자동차 대 사람 등과의 충돌 없이 발생하는 사고를 뜻하는데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 도로에서 보행자나 오토바이가 과속 중인 자동차를 피하다 넘어진 경우에 차량과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어도 사고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2. 오른쪽 차선에서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차량이 갑작스레 차선 변경을 하는 경우. 이를 피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왼쪽으로 핸들을 돌렸다가 옆에서 달려오고 있던 차와 사고가 나게 되지요. 이럴 때도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을 한 차량이 사고 유발 차량이 됩니다.

3. 차선 변경이나 중앙선 침범으로 인해 오는 차를 피하려다 벽이나 가드레일, 전봇대 등 다른 대상과 충돌하여 발생하는 사고도 비접촉 사고에 해당됩니다. 즉, 차량 운전자가 주행하던 중 뒤늦게 우회전해야 함을 인지하고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은 채 갑자기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한 경우. 이때 1차선에서 달리고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가 갑작스러운 차선 변경 차량을 피하려다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부상을 당했다면 차량 운전자는 가해자가 됩니다.

4. 차량 운전자와 오토바이 운전자가 주행 중 시비가 붙어 차량 운전자가 쫓아가는 과정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넘어지면서 다치게 된 경우. 이때도 법원은 비접촉 사고로 인정하여 차량 운전자에게 과실이 있는 것으로 판결이었습니다.
이 사례와는 반대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주행 중 인도에 방치된 폐품 냉장고에 충돌하면서 몇 미터 전방에 주차된 차량에 2차 충돌을 함으로써 사망한 사건이 있습니다. 이때는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즉, 주차된 차량의 잘못으로 인정되지 않은 것이죠.

5. 도로가 아닌 학교 주차장 내에서 한 차량이 좌회전을 시도하자 전동 킥보드를 타고 달리던 사람이 놀라 균형을 잃고 쓰러집니다. 이때도 차량 운전자에게 과실이 인정되었습니다. 왜냐하면 맞은편에 전동 킥보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차량 운전자가 신호 없이 좌회전을 시도했기 때문이죠. 물론 주차장은 도로로 분류되지 않으므로 도로교통법에 의한 처벌은 어려우나 비접촉 사고는 인정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듯 법원에서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것과 인정하지 않는 판례가 있는데요. 이때는 무조건적 인정이 아닌 인과관계가 성립해야 합니다. 이때의 인과관계란 직접적인 물리적 충돌이 없었어도 충돌과 동일하게 평가될 수 있는 객관적인 상황을 뜻합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상식 선과 다른 판례가 나올 수도 있으므로 운전할 때는 항상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비접촉 사고 후의 행동 그리고 주의사항

비접촉 교통사고라도 자신의 과실로 인해 사고가 났다면 차량이나 운전자의 피해 여부와 상관없이 즉시 피해자 구호와 경찰에 신고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일 접촉사고를 유발하고 사고 현장을 그냥 이탈하는 경우에는 뺑소니로 간주되어 처벌받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비록 직접적인 충돌이 없었다 할지라도 원인을 제공한 사실만으로도 과실 책임이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피해자를 구호하거나 경찰 신고, 구급차 호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현장을 떠나는 운전자가 종종 있는데요. 만일 피해 차량 운전자가 사망하게 되면 도주차량은 최대 무기징역까지 받을 수 있는 중죄에 해당됩니다. 특히 블랙박스나 CCTV 등 객관적 자료가 확보되어 거짓으로 판단될 경우에는 더욱 엄격하게 처벌될 수도 있어요.
비접촉 사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블랙박스 설치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편 자신이 사고를 목격하지 않았거나 사고가 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도 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안일한 생각으로 자리를 빠져나가서는 절대 안 됩니다.

운전을 하다 보면 때로는 내가 원인 제공 차량이 될 수도 있으므로 운전할 때의 방심은 금물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과실이 없이 비접촉으로 발생한 사고라 하더라도 일단 교통사고가 일어나면 현장을 떠나지 말고 상황을 살펴본 후에 조치를 취하는 것이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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