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테니스 1위 바티, 갑자기 은퇴한 이유는
[스포츠경향]

114주간 여자프로테니스(WTA) 세계랭킹 1위 지켜온 애슐리 바티(호주)가 만 스물다섯 살의 나이에 테니스 라켓을 내려놓는다.
바티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인터뷰 영상에서 “테니스가 내게 준 모든 것에 감사하고,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며 떠난다”며 은퇴 뜻을 밝혔다. 바티가 현재 여자 테니스 최정상급 선수라는 점에서 충격적인 은퇴 발표다. 166㎝의 비교적 작은 키를 극복한 그녀는 “내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안다. 더 이상 최고 수준에 도전하는데 있어 필요한 육체적 추진력, 감정적 욕구 등 모든 것을 소비했다”며 “테니스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쳤고 그것에 만족한다”고 이야기했다.
바티는 2019년 프랑스오픈에서 첫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한 뒤로 지난해 윔블던, 올해는 호주 선수로 자국에서 열린 호주오픈에서 44년 만에 우승하며 국민적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총 121주 동안 지킨 1위 자리는 슈테피 그라프(독일·186주), 세리나 윌리엄스(미국·186주),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체코·156주)에 이어 WTA 역사상 4번째로 긴 기록이다. 바티는 단식에서는 15개, 복식에서 12개의 타이틀을 수집하며 프로 커리어에서 총 2382만9071달러(약 289억원)을 벌었다.
바티는 2008년 5월 은퇴했던 쥐스틴 에넹(벨기에) 이후 두 번째로 랭킹 1위 시점에서 은퇴한 여자선수가 됐다. 5월 프랑스오픈에서 개인 통산 4번째 메이저 우승이 기대된 바티지만 최고의 자리에서 미련없이 라켓을 내려놓았다. 에넹, 킴 클리스터스(벨기에) 등 20대 초반에 은퇴했던 선수들이 다시 코트로 복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바티가 다시 돌아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바티는 전에도 ‘번아웃’을 이유로 테니스를 잠시 그만 둔 적이 있다. 17살인 2013년에 호주오픈, 윔블던, US오픈 여자복식에서 모두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대를 모은 바티는 2014년 말에 “평범한 10대 소녀의 삶을 살고 싶다”며 약 2년간 휴식기를 가졌다. 바티는 지난해 11월 호주의 프로골퍼 개리 키스닉과 약혼을 발표했다. 바티는 “테니스를 사랑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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