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는 잊어라..1만2000개 질문 학습한 AI 상담사가 당신의 전화를 기다린다

이희권 기자 2022. 6. 12. 13:3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T 고객센터에서는 인공지능(AI)이 고객 목소리를 인식해 텍스트와 상담 키워드 등을 자동으로 요약해준다. 고객 상담 내용이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돼 상담원 모니터에 표시된 모습. KT 제공.

진화하는 콜센터 AI...

KT AICC 고객센터 가보니

AI가 키워드 뽑아 답변 제시

따르릉. 전화가 울렸다. “핸드폰 청구 요금을 확인하고 싶은데요.” 수화기 너머 한 여성이 응답했다. “5월 모바일 요금은 10만 2559원이고 모두 납부되었어요. 자세한 상품별 요금은 문자로 보내드렸습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대화 끝에 고객의 요청 사항이 해결됐다. 일반적인 콜센터 상담 서비스였다. 고객의 요청을 해결한 것이 상담원이 아닌 AI(인공지능) 상담 로봇이었다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대표적인 노동 집약 산업으로 꼽히던 콜센터가 첨단 산업으로 변하고 있다. 간판부터 콜센터가 아닌 ‘AI 컨택센터(AICC)’로 바꿔 달았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사람의 고유 영역으로 꼽히던 ‘대화 상담’의 상당 부분을 AI가 도울 수 있게 되면서 관련 시장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은 지난해 115억 달러(약 13조4780억 원) 수준인 전 세계 AICC 시장이 2025년 361억 달러(약 42조3092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8일 찾은 서울 동작구 KT노량진 고객센터 3층. 상담직원들이 바쁘게 화면을 주시하며 고객 상담 업무를 진행 중이었다. 예전처럼 상담사 홀로 고객을 상대하지는 않는다. 모니터에는 상담사와 고객 간의 대화가 자동으로 텍스트화되어 각종 관련 정보와 함께 실시간으로 제공되고 있었다. 인간 상담사와 비슷한 목소리와 일상 언어로 고객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보이스봇’과 상담 중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인간 상담원에게 이상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제시해주는 ‘어시스트’ 방식을 통해 인간과 AI 서비스가 힘을 모아 고객의 상담을 함께 처리한다. 통화 종료 후에는 AI가 대화 내용도 자동으로 요약해준다. AI가 요약해 상담사가 관련 정보까지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기억해뒀다가 해당 고객이 다시 전화하면 주민번호 입력 등 별도 인증 절차 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도 있다. 전체 상담 건수의 절반가량을 AI가 응대한 덕분에 상담사들은 더 복잡한 상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노량진 고객센터는 KT가 전국에 보유한 16개 유·무선 고객센터 중 하나다. 국내 최대 규모로 꼽히는 KT 100번 콜센터에는 한 달에 약 570만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처리되는 상담의 종류로만 구분하면 1300여 종에 달한다. KT는 지난해부터 AI 기술과 국내 최대 규모 고객센터 운영 경험을 접목한 AICC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상담 과정에서 구축한 음성 빅데이터를 활용해 음성 인식 효율을 높이고 AI가 콜센터 상담을 돕는다. 현재 KT의 AI 보이스봇 ‘지니’가 끝까지 직접 처리할 수 있는 업무는 70여 개에 달한다. 예상 가능한 질문을 1만 2000여 개 준비해 대응한 덕분이다. 더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알맞은 상담사를 지정해 전화를 연결한다. AICC 도입 이후 KT 콜센터 본인인증 시간은 평균 19초 짧아졌다. 상담을 끝낸 고객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같은 내용으로 다시 전화를 거는 횟수는 월평균 17만 건 줄었다.

콜센터 인력에 여유가 생기면서 신사업 영역도 생겼다. AI 기술은 상품 판매 기능도 담당할 수 있다. 고객의 말을 분석한 뒤 AI 프로그램이 상담사에게 실시간으로 상품 추천 화면을 띄워주거나 고객의 상품 가입률을 높이기 위한 대화 키워드를 추천하는 등 다양한 분석을 통해 상담사의 판매를 돕는다.

KT는 현재 개발 중인 초거대AI를 AICC에 확대 적용해 사업을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처럼 사고할 수 있도록 설계된 AI를 고객 앞에 내놓겠다는 포부다. KT는 지난 9일 AICC와 로봇사업에 1조5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 문화닷컴 | 네이버 뉴스 채널 구독 | 모바일 웹 | 슬기로운 문화생활 ]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m.munhwa.com)]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