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의 중국 주식] 월스트리트의 中 기업 '강제 상장 폐지' 공포에 떤다

중국 최대 인터넷 포털 중 하나인 소후(搜狐 SOHU)가 미국의 예비 상장 폐지 명단에 오른 후, 자진 상장 폐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가 회계 감독 규정 불응을 이유로 12일 소후를 비롯한 중국 기업 12곳을 강제 상장 폐지 가능성이 있는 기업 명단에 추가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261곳 중 이 명단에 오른 회사는 23곳으로 늘었다. 미·중 대립이 격해지는 가운데, 미국 증시에서 중국 주식이 대량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소후는 13일 SEC에 “당사가 외국기업책임법(the 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HFCAA)을 위반했다는 SEC의 잠정적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후는 나스닥 상장 폐지 가능성을 고려해 대안을 찾고 있다고 밝히며, “상장 폐지나 다른 대안이 주식시장 가치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소후는 2000년 뉴욕 나스닥에 상장했다.
앞서 12일 SEC는 소후와 레전드바이오테크(Legend Biotech), 커넥트바이오파마(Connect Biopharma), 원커넥트파이낸셜테크놀로지(OneConnect Financial Technology) 등 12개 중국 기업을 HFCAA 위반 명단에 추가했다. SEC가 지난달 8일 중국 내 KFC 운영사인 염차이나(Yum China 百胜 바이성), 반도체 처리 장비 제조사 ACM리서치, 바이오 제약사 베이진(BeiGene 百济神州 바이지선저우), 짜이랩(Zai Lab再鼎医药 짜이딩이야오), 허치메드(Hutchmed 和黄医药 허황이야오)를 상장 폐지 예비 명단에 처음 올린 후 네 번째 지정이다.
HFCAA는 2020년 12월 발효된 법으로, 외국 기업이 미국 연방 상장사 회계 감독 기구인 상장사회계감독위원회(PCAOB)에 3년 연속 회계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SEC가 해당 기업을 상장 폐지할 수 있게 했다. 외국 기업은 외국 정부 소유·통제 여부도 밝혀야 한다. 미·중 갈등 격화 속에 미국이 중국을 겨냥해 만든 법이란 게 대체적 시각이다. 그해 나스닥 상장사였던 중국 커피 체인 루이싱커피가 회계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중국 기업의 불투명한 회계 관행에 비판이 쏟아졌다.
미국 정부 산하 기구인 미·중 경제안보리뷰커미션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3월 31일 기준 미국 3대 증권거래소에서 상장된 중국 기업은 261곳이다. 이들의 시가총액 합은 1조4000억 달러(약 1724조 원)에 달한다. 이 중 4월 12일까지 중국의 대표 빅테크인 바이두와 웨이보, 아이치이를 포함해 23곳의 중국 기업이 증시 퇴출 가능 명단에 올랐다.
그동안 중국 정부는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기업이 외국 정부에 회계 감사 자료를 제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중국증권감독위원회(CSRC)는 2020년 3월 증권법을 개정해 중국 기업이나 개인이 정부 승인 없이 외국 정부에 증권 활동 관련 서류와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게 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회계 자료를 들여다보지 못하게 한 것이다. 중국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 회사 디디추싱(디디글로벌)은 지난해 6월 말 뉴욕증권거래소 상장 후, 중국 정부 압박 속에 지난해 12월 자진 상장 폐지를 선택했다.
지난달 SEC가 HFCAA 위반 기업 명단을 첫 발표한 후 미국 증시에서 중국 주식 주가가 폭락하자, 중국 정부는 미국 당국과 회계 감사 규제 관련 협의에 나섰다. CSRC는 이달 초 해외 상장 관련 기밀 유지 규정을 수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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