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년에 딱 1초 오차' 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새 원자시계 나왔다

서동준 기자 2022. 2. 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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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JILA연구소 각각 최고 정확도 원자시계 개발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연구팀이 개발한 스트론튬 광격자시계의 모습이다. 광격자시계의 작동을 위해서는 먼저 원자를 절대온도 0도에 가깝게 냉각해야 한다. 원자를 냉각하면 사진과 같이 진공기 안에 파란색 공 같은 형태가 관찰된다. 시몬 콜코위츠 제공

미국의 두 연구팀이 각각 지구에서 가장 정확한 새 원자시계를 개발했다. 한 연구팀의 원자시계는 3000억년에 1초 오차가 날 만큼 정확했다. 이들 원자시계는 암흑물질과 중력파를 탐지하는 등 혁신적인 물리학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 연구팀은 스트론튬 원자를 활용해 3000억년마다 1초의 오차가 나는 높은 정확도의 광격자시계를 개발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16일자에 게재했다.

원자시계는 물리학에서 정밀한 시간을 측정하기 위해 이용되는 장치다. 원자가 1초 동안 움직이는 횟수인 원자의 고유진동수를 활용해 정확한 1초를 알아내고 이를 통해 시간을 측정하는 원리다. 

가령 원자 속에 있는 전자들은 특정한 에너지 상태로 있다. 이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변화하려면 에너지를 두 상태 사이의 차이만큼 흡수하거나 방출해야 한다. 전자가 에너지를 얻기 위해 전자기파를 흡수하려고 할 때 진동이 발생하는데, 원자는 특정한 진동수의 전자기파만 흡수하기 때문에 이 진동수를 셀 수 있는 것이다.

기존에 가장 널리 사용된 세슘원자시계는 1초에 91억9263만1770번 움직이는 세슘원자를 통해 1초라는 시간을 알아낸다. 고유진동수가 높은 원자를 활용할수록 정확도는 높아진다. 특히 고유진동수가 518조2958억3659만865인 이터븀과 429조2280억422만9877인 스트론튬을 이용한 원자시계가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 개발되고 있다.

두 원자의 진동수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원자를 향해 여러 방향에서 레이저를 쏴 격자 형태를 만들어 가둔 뒤, 원자의 고유진동수와 동일한 주파수를 발생시킨다. 이 때문에 이터븀과 스트론튬을 이용한 원자시계를 광격자시계라 부른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지난해 11월 20억년 동안에 1초의 오차를 가지는 이터븀 광격자시계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위스콘신매디슨대 연구팀은 스트론튬을 사용했다. 스트론튬 원자 여러 개를 일렬로 배열하고 두 개의 광격자시계 장치로 레이저를 조사했을 때 최대 26초 동안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기존에 하나의 시계로 작동한 것보다 약 270배 유지 시간이 늘어 더 오랫동안 실험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이어 연구팀은 중력, 자기장 등의 조건에 차이가 있는 두 지점에 각각 광격자시계를 놓고 시간 오차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확인했다. 약 3시간 동안 1000회 이상 실험한 결과, 두 시계 간 불확도는 8.9×10-20으로 3000억년에 1초 차이가 나는 수준이었다. 이는 현재까지 분리된 두 공간에서 시간을 측정한 것중 가장 오차가 적은 기록이다.

광격자시계 자체의 정확성만 놓고 보면 위스콘신매디슨대 연구팀이 발표한 다음날인 17일 ‘네이처’에 발표된 또 다른 광격자시계가 10배가량 높다.

미국 콜로라도볼더대의 공동연구소인 JILA연구소와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 공동연구팀은 원자시계를 이용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확인하고, 물리학의 주요 난제로 꼽히는 양자역학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이 다른 환경에 놓인 두 원자시계는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중력이 클수록, 즉 시계가 놓인 고도가 낮을수록 더 느리게 움직인다.

연구팀은 2010년에도 당시 원자시계를 이용해 이를 측정하는 등 여러 차례 확인했지만, 이번에는 더 정확한 측정을 위해 스트론튬 광격자시계를 사용했다. 그 결과 상단과 하단에 놓인 광격자시계는 10-19만큼의 아주 미세한 차이가 났으며 이는 이론값과 정확히 일치했다. 또 이 광격자시계의 측정불확도는 7.6×10-21로 앞선 위스콘신매디슨대보다 10배가량 높았다.

다만 위스콘신매디슨대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조악한 레이저를 사용한 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내세웠다. 시몬 콜코위츠 교수는 “우리가 훨씬 더 안좋은 레이저를 사용했음에도 JILA연구소의 광격자시계와 유사한 성능을 보였다”며 “여러 실험현장에서 사용되는 레이저가 우리의 것과 비슷하기 때문에 더 많이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장점을 부각했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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