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당사자 신청 없는 정신병원 입소는 인권침해"
기사내용 요약
"부친과 공모해 정신병원 강제 입소" 진정 제기
인권위 "인신구속 전제한 치료…절차 준수 필요"
"환자 입원시키기 위해 제도가 악용돼선 안 돼"
인권위, 21년에도 동의입원제도 검토 필요 의견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당사자 신청이 없거나 보호자 동의만 받은 정신병원 입원은 인권침해라는 취지의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당사자 신청이 없거나 보호의무자에 의한 정신병원 입원은 인권침해"라며 피진정병원 및 5개 국립정신병원의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 위원장에게 입원 절차에 대해 철저히 심의·의결할 것을 권고했다고 3일 밝혔다.
B병원 응급실을 방문했던 A씨는 병원이 자신에게 동의입원 서류에 서명하게 한 뒤 부친과 공모해 보호입원으로 입원 유형을 변경, 자신을 폐쇄병동에 감금했다고 인권침해 진정을 제기했다.
동의입원은 환자 본인의 동의 의사에 따른 입원이고, 보호입원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 2명 이상이 신청해 입원하는 유형이다. 동의입원을 보호입원으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퇴원 요청이 선행돼야 한다.
B병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A씨에 대한 입원치료가 시급하다고 판단했고, 동의입원과 보호입원 과정에서 A씨와 보호의무자가 입원신청서에 직접 서명했다고 해명했다.
인권위 조사 결과 B병원은 정신과 병동 입원을 거부하는 A씨에게 동의입원 항목에 표시가 된 입원신청서를 출력해 서명만 하도록 했고, 진정인이 퇴원을 신청하기 전에 미리 보호입원으로의 전환을 준비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 과정을 심사한 C국립정신병원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는 A씨의 보호입원 전환이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인권위는 전했다.
인권위는 "병원에서 진정인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시킨 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는 인신구속을 전제로 한 치료에 해당하므로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른 입원 절차가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며 "단지 환자를 입원시키기 위해 동의입원 제도가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
또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인권교육을 시시할 것을 권고한다. 더불어 5개 국립정신병원의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 위원장에게 자의입원 또는 동의입원이 보호입원으로 전환되는 사례에 대해 절차 위반 여부 등을 철저히 심의·의결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해 6월에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정신건강복지법 상 동의입원제도가 정신질환자의 신체의 자유 및 거주 이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고, 입법 취지에도 맞지 않아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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