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채 택시 훔쳐 몰다 뺑소니 사고 50대 실형

혈중알코올농도 0.235%..징역 4년 받고 불복 항소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술에 잔뜩 취한 상태에서 택시를 훔쳐 몰다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도망친 50대 남성이 실형을 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A(56)씨는 지난해 7월 17일 오후 8시께 대전 서구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아탄 뒤 기사에게 목적지를 말하지 않고 방향만 지시하며 중간중간 욕설과 폭언을 했다.

30여 분간 거친 말을 들어야 했던 기사가 112 신고를 위해 택시를 멈춰 세우고 잠시 내리자, A씨는 운전석으로 이동해 차를 몰고 내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 택시로 다른 차량 2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뒤 그대로 도망쳤다고 검찰은 밝혔다. 피해 차량 1대는 폐차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A씨는 택시를 훔치고 12분간 8.3㎞ 구간을 달리고서야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관 2명의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로 비틀거렸던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35％로 나타났다.

대전지법 형사5단독 박준범 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절도·도로교통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만취 상태가 되도록 술을 마신 후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낸 만큼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피고인 건강 상태가 좋지 않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A씨는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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