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 누가 맞힐까' 대선 출구조사 '전쟁'

박서연 기자 2022. 3. 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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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3사 독점 출구조사에 JTBC 도전장
사전·확진자 투표 변수 보정에 심혈, 방법은 '영업비밀'
'50m 거리 제한' 등 규제 개선 이구동성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오는 9일 오후 7시30분, 출구조사 발표와 함께 각 정당과 후보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개표 이전에 당선자를 가늠할 수 있는 '출구조사'는 사실상 '개표 결과'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언론도 출구조사에 울고 웃는다. 선거 때마다 출구조사 결과가 '지라시' 형태로 유포돼 언론사들이 진위 확인에 나선다. 지상파 독점 출구조사를 JTBC가 무단으로 도용하자 소송전이 이어졌고, 2012년 대선 땐 YTN의 예측조사 결과가 틀려 사과방송을 내보낸 일도 있다.

▲2012년 12월19일 YTN 예측조사 방송화면 갈무리.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시기에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가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20대 대선은 지상파 3사(SBS·MBC·KBS) 합동 출구조사에 경쟁자가 등장했다. 종합편성채널 4사 중 JTBC가 단독으로 출구조사를 할 예정이다. 출구조사는 1996년 총선 당시 지상파 3사가 첫 실시한 이래 독점적으로 이뤄져 왔는데, JTBC의 출구조사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JTBC는 지난 1월 'JTBC, 첫 대선 출구조사 실시!'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현재까지 12건의 관련 기사를 쓸 정도로 '출구조사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출구조사란 조사원이 투표 당일 투표소 건물로부터 50m 떨어진 곳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를 상대로, 성별과 나이, 어느 후보를 선택했는지 묻는 여론조사 기법이다. 유권자 5명 중 한 명씩 선정해 조사를 진행한다.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지상파 입장에선 출구조사가 선거 시기 영향력과 시청률,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이다. 그동안 지상파 3사는 대선 출구조사에 보통 20억 원의 비용과 수개월의 시간을 들여왔다. 과거 JTBC가 무단으로 지상파 출구조사를 인용하자 손석희 전 JTBC 사장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도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입한 결과물을 빼앗겼다고 봤기 때문이다.

JTBC 선거방송 관계자는 '단독 출구조사'를 하게 된 이유를 묻자 “지난해 개국 10년을 맞아 선거방송에서도 보다 풍부한 콘텐츠를 시청자에게 제공하자는 판단 아래 출구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방송가에선 총선과 달리 단일 투표를 하는 대선의 출구조사가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기에 '테스트' 삼아 나섰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지상파 3사는 지상파를 회원사로 둔 한국방송협회 산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orea Election Pool·KEP)를 통해 출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KEP는 이번 대선 출구조사를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입소스코리아 등 세 곳의 조사 기관에 맡겼다. 투입 예정 인원은 1000여명으로, 이들은 전국 350개 투표소에 파견돼 조사에 나선다. JTBC는 여론조사 기관 글로벌리서치를 통해 출구조사를 진행한다. JTBC의 경우 비용과 인원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지상파3사와 JTBC 출구조사의 관건은 '변수'를 얼마나 조정하느냐에 있다. 사전투표와 코로나19 확진자들을 대상으로 투표 당일 출구조사를 할 수 없다는 점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공직선거법상 출구조사는 투표일 당일에만 가능하다. 특히 사전투표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상황. 코로나19 확진자의 경우 조사원들의 건강을 위해 출구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더구나 두 곳이 조사에 나선 만큼 실제 개표 결과와 '정확도 차이'에 대한 냉혹한 평가가 따를 수밖에 없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 당일 사전투표 한 사람들의 연령과 지역, 성별 등의 정보만 알려준다. 어떤 후보에 투표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출구조사 결과에 최대한 보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2주간에 거쳐 전화 여론조사를 미리 해 지역과 연령, 성별, 직업 등의 경향성을 조사해 축적한 데이터들로 상황을 보정한다”고 설명했다.

▲JTBC '뉴스룸' 보도화면 갈무리.

지상파 3사와 JTBC 모두 변수를 보정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방송사에 있어 여론조사 변수 조정은 '영업비밀'과 같다.

최선호 KEP 위원장(SBS 선거단장)는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은 사전투표를 불신해 많이 안 한다. 상대적으로 사전투표는 진보 성향이 높고, 본투표는 보수 성향이 높아 전통적인 사전투표 보정 방식은 사전투표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나름대로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JTBC 선거방송 관계자 역시 “정확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사전투표, 코로나19 확진자 투표에 대해서도 영향을 반영하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했지만, 지금은 다 설명할 수 없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만 설명했다.

방송사들은 '출구조사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출구조사는 투표소 건물 기준 '50m 거리 제한 조항'이 있어 이보다 가까이서 조사할 수 없다. 출구조사 거리 제한 규정은 1996년 500m에서 시작해 2000년 300m, 2004년 100m, 2012년 50m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한국은 투표소 건물 밖 50m 떨어진 곳에서부터 출구조사가 가능하다. 비밀 투표 원칙이 훼손될 것을 걱정하는데 투표소가 있는 건물 밖에서 조사하니 침해될 수 없다”며 “유럽과 미국은 투표소 건물 입구에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 학교에서 1반과 10반, 건물 끝과 끝 정도 거리에서 다른 구역 투표가 진행되는데, 이럴 경우엔 나오는 사람을 구분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대 대선 본투표는 오는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진행되고, 오후 6시부터 1시간30분 동안 코로나19 확진자들이 투표한다. 사전투표 기간은 오는 4일부터 5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는 보도 10분 뒤부터 타사가 인용 보도할 수 있다. JTBC는 추후 인용 시기와 방법 등에 대해 별도 고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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