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긍정적인 마인드로 증명해낸 가치
| “서울대에 진학한 것, 아쉽지만 후회하지 않습니다.”
| 두산 허경민을 롤 모델로 삼아···
[KUSF=서울/정한솔 기자] ‘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학생선수’ 서울대에 진학한 덕수고 출신 이서준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싶다. 고교 시절 4할에 육박하는 높은 타율을 기록하며 활약한 이서준은 펜도 놓지 않았다. 밤낮으로 배트와 펜을 바꿔잡으며 결국 서울대에 합격하는 쾌거를 거두게 됐다. 휘문고부터 글로벌선진고를 거쳐 덕수고까지, 매년 다른 학교에서 새로운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냈다.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끈기를 바탕으로 서울대의 야구를 이끌어 갈 1학년 이서준을 만나보았다.
#이서준의_야구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재학 중인 이서준이라고 합니다.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어렸을 때 아버지랑 같이 야구장 직관을 갔었어요. 좀 식상할 수도 있는데, 그때 경기를 재밌게 보고 야구장의 열기에 매료가 됐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고, 함께 야구를 하면서 야구에 재능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 계기로 용인수지구리틀야구단에 입부를 하게 됐어요. 그때가 초등학교 4학년 4월이었죠.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야구를 봤다면, 어느 팀을 제일 좋아했는지도 알고 싶어요.
아버지가 OB베어스 때부터 두산 팬이셨고, 그 영향을 받아서 어렸을 때부터 두산을 응원을 했어요. 아버지와 함께 다녔던 시합도 두산 경기를 보러 갔었던 걸로 기억해요.
그렇다면 롤 모델로 삼아왔던 선수가 있을까요?
두산베어스의 허경민 선수를 롤 모델로 삼고 있어요. 허슬플레이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멋있었거든요. 같은 3루수이기도 해서 수비와 타격 같은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았고, 야구를 좋아하던 어릴 때 허경민 선수가 두산베어스 3루수였던 것도 컸던 것 같아요 그리고 다른 인터뷰에서 허경민 선배님이 롤 모델이라고 말씀을 드렸었는데 그 얘기를 듣고 저한테 응원의 표시로 글러브를 전해주셨거든요.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한 번 만나 뵐 수 있는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이제 그 글러브 자주 끼시겠네요.) 올해 초에 받은 글러브라 아직 길들이지 못해서 올해는 쓰던 글러브를 쓸 생각이고, 내년 시즌부터는 아마 그걸 끼고 시작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스스로 생각하는 야구선수로서의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무엇일지 궁금해요.
우선 저는 타격이 장점인 것 같아요. 컨택도 컨택이지만 선구안이 좋은 편이 아닐까 싶고, 삼진도 많이 당하지 않고 그라운드 곳곳으로 타구를 날려 보낼 수 있는 스윙을 갖고 있는 게 제 장점이라 생각해요. 반면에 주력은 그리 빠르지 않은 게 아쉽다고 생각해요. 동기들 보면 나가면 도루하는, 그런 빠른 선수들이 있는데 그 정도 수준까지는 안 되니까 부족한 면이 아닌가 싶어요. (그 점을 보완하려고자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있나요?) 주력이 느린 건 타고난 부분이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오히려 제 장점인 타격을 살리고 장타력을 겸비하고자 벌크업을 하고 있어요. 단점보다는 제 장점에 더 집중하는 게 제가 단점을 극복하는 법 아닐까 싶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야구를 하면서 많은 순간들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과 가장 슬펐던 순간을 꼽자면 언제일까요?
고등학교 3학년 때 전국대회를 하면서 동기들과 같이 계속 이기고, 올라가면서 되게 행복했어요. 그리고 중계를 하는 경기에서 제가 홈런을 친 적이 있어요. 그때가 굉장히 행복했었던 것 같아요. 축하도 많이 받았고.(웃음) 반대로 슬펐던 순간은 작년 시즌 마지막 경기인 것 같아요. 4강전에서 충암고에게 패배를 했던 걸로 기억해요.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고 지면서 굉장히 억울했죠. 주말리그였긴 했지만 한 번 이미 진 적이 있는데, 전국대회에서 또 졌다고 생각을 하니까 굉장히 억울하고 분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야구를 하면서 최종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일단 눈앞의 목표는 서울대 야구부를 이끌면서 1승을 하는 것도 하나의 목표이고, 또 다른 제 목표는 드래프트에 참가해서 한 번 더 지명을 노려보고 싶어요. 나중에 이루고 싶은 궁극적 목표는 야구와 공부를 병행하고, 구단의 단장 같은 프런트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어요.
#덕수고_이서준
[휘문고-글로벌선진고-덕수고] 무려 세 개의 고등학교를 거쳤어요. 그 과정이 궁금해요.
우선 휘문고에 진학을 했는데, 아무래도 휘문고 특성 상 공부를 따라가기가 어려웠어요. 그렇다보니 1학년 때 공부를 거의 놓게 되더라고요. 이대로라면 그동안 해왔던 공부가 아깝다는 생각도 들어서 전학을 선택을 하게 됐어요. 전학을 알아보던 중에 글로벌선진고에 대해 듣게 됐는데, 공부와 야구를 병행하기에 최적화된 학교라고 생각이 됐어요. 일단 영어로 수업을 해서 나중에라도 저에게 도움이 굉장히 많이 될 거라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글로벌선진고에 간다고 해서 프로에 지명 받지 못할 거란 생각을 한 것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제가 2학년을 마치고 3학년을 올라갈 때 학교의 결단으로 야구부가 해단이 됐어요. 하지만 저도 야구를 계속 해야 하니까, 3학년 때 야구를 할 팀을 찾다가 덕수고에 가게 됐어요. 덕수고에 가게 된 게 되게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야구와 공부를 병행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에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야구를 시작할 때 부모님의 반대도 있었는데, 야구와 함께 공부도 같이 하는 조건을 걸고 야구를 시작했어요. 초등학생, 중학생 때는 수업도 열심히 듣고 시험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잠시 주춤했었죠. 휘문고에 가면서 한 학기 정도는 이제 공부를 놓아야 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전학을 선택을 했었던 거죠.
야구와 공부를 병행하다가 서울대에 가야겠다고 결심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 덕수고에 갔을 땐 선생님이나 감독님께서 제가 공부를 얼마나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잖아요. 근데 첫 시험의 성적이 좋게 나온 거예요. 부장 선생님이랑 제 성적에 대해 얘기하고 있을 때 감독님이 지나가시면서 “무슨 얘기를 하냐”고 여쭤보셨는데, 그때 운명처럼 다 시작이 된 것 같아요. 그때까지만 해도 서울대에 진학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아는 바가 없었거든요. 부장 선생님께서 “서준이가 시험을 봤는데 성적이 잘 나왔다”고 감독님께 하셨을 때, 감독님이 “너 서울대 준비해보지 않겠냐”고 하셔서 그때 다시 공부 쪽에 비중을 둔 게 아닌가 싶어요. 시험기간에는 2주 정도 야간에 운동을 빼고 공부하기도 했었고, 이런 배려가 도움이 많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정윤진 감독님의 이해와 배려가 큰 몫을 한 것 같은데,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금 해볼까요?
덕수고에 전학을 와서 감독님을 만난 게 너무나 큰 행운이었던 것 같고, 서울대를 준비시켜 주셨다는 게 너무 감사합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게 될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시작을 했었는데, 덕분에 결국에 서울대 오게 되고 생각했던 일이 현실이 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보면 제 인생에 터닝 포인트를 만들어주신 것 같아서 항상 감사드리고, 어디 가서 감사한 사람을 말하게 된다면 감독님부터 말할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서울대에 진학하기는 했지만, 1차 목표는 서울대가 아닌 프로 지명이었을 텐데 아쉬움이 남지는 않나요?
아쉬움은 당연히 컸고, 사실 야구를 하면서 모든 선수들의 목표가 프로 지명이니까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웠어요. 프로 지명을 목표로 야구를 해왔는데, 지명이 되지 못하니까 그동안 무엇을 위해 야구를 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이런 생각을 바꿔준 게 서울대인 것 같아요. 서울대에 왔다는 점이 저에게 또 좋은 기회이고, 많은 걸 배워갈 수 있으니까. 그리고 서울대에 왔다고 해서 프로에 지명 받지 못한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으니까요. 여기서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프로에 지명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하지는 않아요.
작년에 시즌 전체 타율이 무려 0.397이에요. 나의 타격비결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타격비결은 준비를 얼마나 잘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시합에서 준비하는 과정, 벤치에서 투수를 보고 분석하는 것들이요. 저는 노림수가 좋은 편이라 생각을 하는데, 거기에 선구안이 갖춰지면서 좋은 타격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이 가장 컸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잠깐 부상을 당해서 시즌을 잘 준비하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초반에 굉장히 부진했었는데, 시즌이 지나고 돌아보니 결국엔 성적이 좋게 나오더라고요. 그때 느낀 게 초반에 부진하더라도 계속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편하게 시즌에 임하고, 최선을 다하다보면 성적은 따라온다는 거였어요.
#서울대_이서준
우선, 서울대에 합격했던 순간에 대해 듣고 싶어요.
부모님이랑 같이 집에서 합격 사이트에 들어가고 있었어요. 처음에 한 번 수험번호를 잘못 입력해서 가슴이 철렁하는 해프닝도 있었고, 떨면서 조회를 눌렀는데 처음에는 합격인지도 잘 모르고 얼떨떨했어요. 처음 서울대를 준비할 때는 주변에서 “서울대에 갈 수 있겠냐. 못 간다.”라는 말도 들었고, 그때는 회의감도 많이 들었어요. 근데 합격을 보니까 그동안의 힘들었던 마음의 응어리가 풀리고, 눈물도 나고, 그동안 고생했던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 같아서 부모님과 부둥켜안고 울었던 것 같아요.
서울대 소속의 야구선수이기 전에 대학생이잖아요. 새내기로 지내는 대학생활 어떤가요?
동기들이나 선배들이랑 되게 많이 친해졌다고 생각하고, 그런 점에 있어서 과분하게 느끼고 있고 이렇게 잘 지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잘 지내요. 새내기답게 잘 지내고 있지 않나 싶어요. 주변에서도 “네가 진짜 새내기처럼 산다.”, “부럽다.”라는 얘기도 들어요. 그렇다고 야구도 소홀히 하는 건 아니에요.(웃음)
서울대에서 달고 있는 백넘버가 1번이던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 숫자인가요?
13학번 이정호(덕수고-서울대) 선배님이 전에 다셨던 번호예요. 사실 야구부 내에서는 영구결번과 같은 분위기였는데 제가 어쩌다보니 이어받게 됐어요. 1번이 어떻게 보면 투수와 야수 둘 다 달 수 있는 번호인데, 제가 서울대에 와서 투수와 야수를 병행을 하다 보니까 1번을 달았을 때 제 정체성을 좀 더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남아있어서 달긴 했지만(웃음) 한번쯤은 1번을 달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서울대에 재학 중인 야구선수이지만, ‘야구선수 이서준’과 ‘대학생 이서준’은 다를 것 같아요. 우선 ‘야구선수 이서준’으로서 이루고 싶은 올해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이미 두 경기를 했는데, 두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어요. 속상하고 아쉬운 점도 있지만 다른 팀에 비해 준비 기간도 짧았고, 연습 게임 한 경기도 못하고 정식 시합에 들어갔던 거니까 저한테나 팀한테나 적응 기간이라 생각을 해요. 이제 앞으로 더 많은 게임이 남아 있으니까 그 게임들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 1승을 꼭 따내고 싶어요.
그렇다면 ‘대학생 이서준’으로서 이루고 싶은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요?
더 많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싶고, 첫 학기다 보니까 아무래도 모르는 점이 굉장히 많아요. 학교 구조도 잘 모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학업적인 부분에서도 모르는 점이 많아요. 그래서 첫 학기는 적응 기간이라 생각하고 있는데, 학교를 다니면서 바쁘긴 하겠지만 야구나 해야 하는 일이나 소홀히 하지 않고, 둘 다 가지고 가야 되지 않을까 싶어요.
#밸런스게임
덕수고 정윤진 감독과 1박 2일 호캉스 vs 서울대 정석 감독과 오마카세 저녁식사, 둘 중에 더 좋은 것을 골라주세요.
둘 다 너무 좋긴 한데, 잠시만요. 생각하는 시간을(웃음) 밸런스가 너무 잘 맞는데요? 저는 정윤진 감독님과 단둘이 호캉스 가기를 선택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사실 정윤진 감독님께 감사한 게 너무 많아요. 사실 같이 야구를 했던 시간은 적지만 굉장히 많은 도움을 주시고 신경을 써주셔서 휴가를 드리고픈 생각도 있고, 1박2일 동안 지금까지는 감독과 선수 한 명으로 만났다면 가서는 스승과 제자로 더 깊은 얘기를 나눠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정석 감독님도 너무 잘해주시고 야구부에 신경도 잘 써주시는 너무 감사한 분이지만, 정석 감독님께는 서울대학교에서 제 모습으로 감사 표시를 하고 오마카세는 제가 성공해서 대접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다른 인터뷰에서 존경하는 선수로 허경민과 놀란 아레나도를 꼽았어요. 두 선수의 능력 중 무엇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지고 싶은가요? 두산 허경민의 수비력 vs 놀란 아레나도의 타격 능력
아레나도 타격 능력을 선택하겠습니다. (망설임이 없으신데요.) 저는 제 수비에 대해서 큰 불만이 없어요. 제가 수비를 못한다고 생각을 하지 않고, 수비는 노력해서 성장할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탑 클래스의 타격 능력은 절대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선택하겠습니다.
두 상황 모두 겪지 않았으면 하지만, 9회말 1:0으로 지고 있는 이사만루 상황에서 헛스윙 삼진하기 vs 한일전에 출전해서 매 타석 병살타 치기
이사만루 1:0이 더 안 힘들지 않을까 해요. 제가 실패를 했을 때 더 다행인 상황을 고르는 거잖아요. 타자는 10번 중에 3번만 치면 되는데 못 친 상황이고, 아쉽게도 이사만루 상황이었던 거고요. 이사만루에 1:0이었으면 상대편의 에이스 마무리가 던지고 있었을 테고 못 친 게 아쉽지만 시즌의 한 경기니까 다른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괜찮을 거라 생각해요. 한일전은 나라를 대표해서 나간 거고 매 타석 병살타를 치는 건 한일전 같은 큰 무대에서 제 멘탈이 받쳐주지 않을 것 같아요.
공부하는 야구선수이기에 이런 질문도 해볼게요. A 하나도 없이 프로 지명 받기 vs 대학 4년 내내 올 A+ 받기
프로 지명 받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학점을 그렇게 신경 쓰진 않는 성격이라 올 A+은 분명 좋고 미래에 도움이 되겠지만, 그거보단 프로에 지명을 받고 학점이 좀 안 나오더라도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제 스스로 다른 자기계발도 하고 프로에 지명 받는 게 저에게 훨씬 더 가치가 있는 거라고 생각을 해요.
프로에 갔을 때를 가정하고 질문해볼게요. 시즌 타율 0.345인데 리그 실책왕 vs 시즌 타율 0.265인데 리그 홈런왕
홈런왕 선택하겠습니다. 타율은 사실 의미가 없다고 생각을 하고 제 가치를 직접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건 홈런, 장타력인 것 같아요. 홈런왕인데 타율이 2할 6푼인 건 국가대표 4번 타자가 아닌가 싶네요.(웃음) 3할 4푼이라는 타율보다는, 실책왕과 홈런왕을 비교해서 홈런왕을 선택하겠습니다. 장타 욕심도 있고요.
#마무리
마지막으로 이 기사를 읽을 야구팬 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서울대학교에 진학을 해서 바쁜 생활을 보내고 있는데, 서울대학교가 대학리그에서는 약팀이고 약팀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어요. 비선출 출신으로 이뤄진 팀이기도 하고 그런 팀이 리그에 나오는 거에 몇몇 사람들은 좋은 시선만으로 보진 않으리라 생각을 해요. 근데 모든 팀원이 저희 나름대로 야구에 진심이고, 대학리그에 나올 수 있는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모두가 누구보다도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항상 말씀하시는 분들이거든요. 그래야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상대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저희 야구부가 굉장히 대단하고 존경스러워요. 그래서 이 인터뷰를 읽는 사람들이 서울대 야구부에 관심을 가지고 응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은 중고등학교 학생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인데, 가면 갈수록 대학이나 미래의 공부의 비중이 더 커질 거예요. 그때는 수업시간에 자고 싶고 게임도 하고 싶겠지만, 이제 와서 보면 그런 것들이 그렇게 큰 의미가 없고 조금만 신경을 쓰면 누구나 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해요. 서울대 준비하는 후배들이 가끔 연락이 오는데 앞으로도 다른 친구들이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오면 성심성의껏 도와줄 의향이 있고, 야구선수는 공부를 안 하고 무식하다는 편견을 깨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있어요. 제가 이렇게 주목 받는 것도 다른 종목이 아니라 야구라 더 그렇단 생각이 있고, 앞으로는 조금 더 나아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모두가 이서준에게 “서울대에 갈 수 있겠냐”고 했지만, 그는 서울대에 갔다. 모두가 “서울대가 프로 지명을 받을 수 있겠냐”고 하지만, 그는 또 이뤄낼 것이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총명하게 빛나던 눈빛과 고심하며 골라내던 말에서 그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끊임없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살아온 이서준이기에 감히 그의 행보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