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가, 삼바' 브라질 축구는 춤과 무술의 합체[김세훈의 스포츠IN]

“축구는 골을 위한 댄스다.” <2002·2006·2010년 월드컵 브라질 대표팀 공격수 카카>
“유럽 축구 스타일은 산문이라면, 브라질 축구는 시다.” <이탈리아 시인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축구 최강국 브라질을 느낄 수 있는 표현들이다. 자유롭고 창의적이며 예측을 벗어나는 몸놀림. 아무리 힘들어도 웃으면서 사는 표정. 웃는 표정으로 현란한 춤을 추면서 괴로움을 승화하는 게 브라질 축구일 것이다.
브라질 축구가 가진 독특한 철학과 가치관을 이해하려면, 브라질 축구의 혼인 ‘징가’와 ‘삼바’를 알아야 한다.
징가는 브라질 무술 카포에라에서 유래된 특유한 스텝이다. 브라질에 노예로 온 아프리카인들이 무술 동작을 춤 동작에 녹여 몰래 수련했다. 화려한 예술성, 흥겨운 분위기와 무술 간 결합이라고 할까. 다리 기술이 물론 주를 이루지만 공중돌기 등도 해야하기 때문에 온몸이 탄력적이면서도 강하게 단련된다. 삼바는 아프리카 노예들이 빠른 4분의 2박자 리듬에 맞춰 춘 춤이다. 매우 빠르고 경쾌하며 정열적이다. 우루과이 작가 갈레아노는 “삼바는 경찰의 쫓김을 받는 자들의 피난처에서 태어났다”며 “영혼을 애무해주는 삼바 리듬에 몸을 맡기면 모든 경멸이 사라지고 모든 프롤레타리아가 왕이 되며 모든 불구자가 성한 자가 되고, 모든 따분한 자가 아름다운 미치광이가 된다”고 말했다.
브라질 ‘어린이들’은 자유로운 영혼을 축구로 승화한다. 표정은 밝고 플레이는 상식을 초월한다. 현란한 기술을 뽐내는 즐거움, 그런 기술로 상대를 우습게 제압하는 고소함이 느껴진다. 화려하고 우아한 걸 넘어 신나고 통쾌하다. 브라질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골은 무엇일까. 수비수는 물론 골키퍼까지 제치고 빈 골문을 향해 골라인을 살짝 넘을 정도로 슬쩍 밀어넣는 골이다. 브라질 축구가 스포츠를 넘어서 예술의 경지까지 추구함을 느낄 수 있다.
펠레는 역대 최고 선수다. 드리블, 슈팅, 패스, 트래핑 등 못하는 게 없었다. 스스로 “나는 축구에서 모든 슈팅을 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축구영웅 프란츠 베켄바워는 “어느 누구도 펠레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펠레와 함께 브라질 대표팀을 이끈 가린샤는 소아마비를 앓아 양쪽 다리 길이가 달랐고 지능도 10세 소년 수준이었다. 그런 발로 그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드리블을 구사했고 펠레가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칠레월드컵에서 우승을 이끌었다. 호나우두는 폭발적인 드리블, 벼락 슈팅으로 수비수를 어린아이처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네이마르는 현란한 드리블과 개인기로 상대를 농락했다. 작고 가냘픈 체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비수가 뒤에서 발을 걷어차고 싶을 정도로 얄밉다. 브라질 선수들은 저마다 독특한 특징이 있다. 어린 시절 자유롭게 공을 차면서 익힌 장기다.

브라질이 2일 한국과 맞붙는다. 징가와 삼바가 결합한 브라질 축구를 목전에서 즐길 수 있는 아주 드문 기회다. 브라질이 어떤 묘기와 어떤 기교를 보일지도 궁금하지만 이에 맞서는 한국이 어떤 몸짓으로 나설지도 궁금하다. 한국 선수들은 대체로 지지 않는 축구, 밸런스를 잡는 축구 등 조직력을 앞세운 정형화한 축구를 배웠다. 손흥민, 황희찬처럼 개성이 뚜렷한 선수도 있지만 대부분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 입시, 취업 때문에 틀에 얽매인 축구를 할 수밖에 없는 한국 유스 시스템을 향해 브라질 축구가 그건 아니라는 말을 입이 아닌 몸으로 보여줄지도 모르겠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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