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만전자' 꿈꾸다 '오만전자'로, 500만 개미들 패닉
![17일 코스피가 전날보다 10.48포인트 내린 2440.9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400선 아래로 하락해 2396.47까지 기록했다. 코스피가 24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1년 7개월 만에 6만원 아래로 떨어진 5만9800원을 기록했다. [뉴시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6/18/joongangsunday/20220618002041964auds.jpg)
연초 ‘십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대)로 불렸던 삼성전자 주가가 17일 5만원대로 내려앉았다. 십만전자는커녕 6개월여 만에 ‘오만전자’로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7일 전날보다 1.81% 내린 5만9800원에 마감했다. 52주 최저가다. 삼성전자 주가가 6만원 선 아래로 내려간 건 2020년 11월 4일(5만8500원) 이후 처음이다.
세계 각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 증시가 내림세이긴 하지만 유독 삼성전자의 하락 폭이 큰 편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악재가 스마트폰 수요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데다 3분기 반등할 줄 알았던 D램 가격의 하락세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 실적 악화 우려까지 더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일각에선 삼성전자가 국내 대표주인 까닭에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연초 이후 전날까지 23.92% 하락해 코스피 연간 하락률인 18.33%를 웃돈다.

문제는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 담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올 들어 16일까지 삼성전자 주식 14조313억원을 사들였다. 이는 올해 코스피에서 개인 투자자가 사들인 전체 순매수 규모 20조5597억원의 68.2%에 달한다. 주가가 비록 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국내 대표 기업이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름잡는 일류 기업이다 보니 언젠가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연초부터 조금씩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는 직장인 심지혜씨는 “삼성전자 주가가 안 오르면 국내 어떤 기업이 오르겠냐는 믿음이 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506만명에 이르는 개인 투자자의 손실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를 매수한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매수 단가는 6만4789원으로 현 주가 기준 8% 안팎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순매수 2, 3위인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17일 52주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며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 폭을 키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주식 커뮤니티에선 삼성전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의 한탄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투자한 한 개인 투자자는 “한국 시총 1위 주식도 단타 쳐야 한다는 게 최근 하락장의 교훈”이라며 “삼성전자나 코스닥 소형주나 차이가 없다”고 토로했다.
반면 한 개인 투자자는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 탓에 지금은 국가 상관없이 증시가 하락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기에 지켜보고 있으면 주가는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17일에도 개인 투자자는 38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그러나 개미들의 기대와 달리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눈높이는 낮아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에 대해 실적 추정치를 하향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8만8000원에서 7만9000원으로 낮췄고, 신한금융투자 역시 전날 삼성전자의 적정 주가를 기존 8만7000원에서 8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강도 긴축 행보가 전 세계 다른 중앙은행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 (위축한) 투자심리가 회복되긴 어렵다”며 “당분간 기술적 반등의 폭도 제한적일 수 있어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락한 성장주를 저가 매수하는 전략도 신중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건강·이태윤 기자 hwang.kun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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