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덕 칼럼] 전기차는 꼭 전용타이어를 사용해야만 할까?

르노 조에

타이어의 특성은 자동차의 연비, 주행 성능, 승차감 등에 영향을 많이 미친다. 그래서 전기차에 채택되는 타이어는 일반 차량과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크게 소음 최소화, 내구성 강화, 연비 향상 등을 목표로 한다.

소음 최소화는 전기모터가 내연기관보다 소음이 적은 점을 고려하게 된다. 처음 타보면 마치 시동이 꺼진 채로 차가 움직이는 듯한 인상을 받는데, 고속으로 주행할수록 도로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귀에 더 잘 들린다. 그래서 일반 타이어보다는 소음이 적게 발생하도록 설계하는 편이다.

전기차는 또 많은 양의 배터리를 탑재하기 때문에 동급의 내연기관 차량보다 중량이 몇백kg 더 나가고, 그만큼 타이어에 걸리는 하중이 커진다. 그래서 이것을 잘 버티도록 타이어의 재질에 신경쓴다.

그리고 적은 양의 에너지로 충분한 1회 충전 주행거리를 얻기 위해 효율, 즉 연비에도 신경을 쓴다. 순정 타이어와 전기차 전용으로 설계된 타이어는 코나 일렉트릭(넥센), 아이오닉 일렉트릭(미쉐린), 니로 EV(넥센), 쏘울 부스터 EV(넥센), 볼트 EV(미쉐린), SM3 ZE(금호) 등이다.

모든 차량이 그런 건 아니지만, 도로와의 마찰로 발생하는 손실을 의미하는 ‘구름 저항(Rolling Resistance)’이 낮은 타이어를 채택하여 연비를 높이려는 경향이 있다. 또 젖은 노면에서도 보다 빠르게 멈추는 제동 능력(Wet Grip)도 중요한 요소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

전기차 전용 타이어라고 해서 나오는 제품은 이런 부분을 더 신경쓴다. 하지만 이런 특성의 여파로 접지력이 일반 차량보다 떨어진다거나, 빗길에 좀 더 미끄러지기 쉬웠다는 경험을 호소하는 분도 없지 않다.

그렇다면 이런 점을 감수하더라도 전기차는 ‘전용 타이어’만을 장착해야 하는지 물을 수 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타이어 규격만 잘 맞춘다면 본인이 선호하는 특성에 중점을 둔 타이어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승차감이나 접지력이 더 좋은 타이어로 바꾸시는 분들도 종종 있다. 실제로 일부 차종이나 제조사들은 전기모터의 우수한 가속 특성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고성능 주행용 타이어를 채택하기도 한다.

물론 연비 우선, 저소음 타이어가 기본으로 장착된 차종이라면 타이어 교체 후 주행거리가 떨어지거나 고속 주행에서 소음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사용기를 미리 참고하는 것도 적잖은 도움이 된다.

정우덕 전력거래소 대외협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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