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영어실력 유창"-한동훈 "검찰은 나쁜 놈 잘 잡으면 돼"

“(한동훈 후보자는) 영어 실력이 유창하다.”(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검사는) 나쁜 놈 잘 잡으면 된다.”(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검사 시절 ‘상사와 부하’ 이상의 끈끈한 관계를 과시했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13일 후보자 지명을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거침없는 공개 발언을 내놓았지만, 일부 발언은 장관의 역할이나 지명 이유와 관련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부적절한 대목도 눈에 띄었다.
윤 당선자는 최측근인 한 후보자 지명이 ‘파격’이라는 질문에 “절대 파격 인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한 후보자가)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다양한 국제업무 경험도 가지고 있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사법제도를 겸비해나가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사 발표 뒤 차를 타고 사무실을 떠나면서도 “국제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미국 변호사이고 영어도 잘하는, 그리고 수사·재판 경험이 많은 한 검사장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영어 실력이 왜 중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한 후보자는 사실상 특별수사가 전공인데, 최측근의 다른 장점을 짜내서 소개하려다 보니, 다소 엉뚱한 설명이 곁들여진 것 같다”고 촌평했다.
한 후보자도 법무부 장관의 핵심 업무인 검찰개혁 등에 관해 국민 눈높이와 다소 동떨어진 답변을 내놓았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검찰개혁에 관한 질문을 받고 “검찰이라는 게 몇백년 이어져온 것이기 때문에 새로 할 게 없다. 법과 상식에 맞게 진영 가리지 않고, 나쁜 놈들 잘 잡으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의 검찰 제도와 조직에 별문제가 없고, 검사의 역할에 관해서도 ‘인권보호’가 아닌 ‘범죄 소탕, 거악 척결’이 우선이라는 식의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서울 지역에 근무하는 한 현직 부장검사는 한 후보자의 회견 내용과 관련해 “평소 그렇듯이 말에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다. 그건 좋은데, 지명 첫날부터 ‘검찰개혁을 새로 할 게 없다’는 식으로 말하면 국민들이 보기에 지나치게 오만하게 비치지 않을까 좀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한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기수 파괴’ 인사를 묻는 질문에도 “제가 거의 50살이 됐고 공직 생활을 20년 넘게 했다. 이 정도 경력을 가진 사람이 나이 때문에 장관직을 수행하지 못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영지 yj@hani.co.kr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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