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PEOPLE]지프 타는 귀여운 남자, 야전삽 짱재

지난 2020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가짜사나이’에서 교관으로 출연한 ‘야전삽 짱재’를 만났다. 어느덧 29만 구독자를 모은 유튜버인 그는 운동과 캠핑을 주 콘텐츠로 삼고 있다. 한 눈에 봐도 수컷 냄새가 풀풀 풍기지만 알고 보면 귀엽다는 그의 이야기.

카페 문을 열고 한 남자가 등장한다. 풍성한 수염과 다부진 체격. 해군 특수부대 UDT 출신인 그는 한 눈에 봐도 상남자의 기운이 가득하다. 악수를 나누고 첫 대화를 나누자 해맑은 미소와 매력적인 목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심지어 본인은 무척 귀여운 사람이라고 말하는데….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가짜사나이>라는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유튜버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 야전삽 짱재라고 합니다. 본명은 장재성이고 올해 나이는 38살입니다.


야전삽 짱재? 꽤 특이한 이름입니다.

사실 가짜사나이 촬영 당시 급하게 지은 닉네임입니다. 함께 출연했던 출연진들은 모두 닉네임이 있어서 저도 정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원래 별명이 ‘짱재’지만 그냥 짱재 교관은 조금 밋밋하고, 이미지에 맞게 강력한 무언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좋아하는 도구인 야전삽을 앞에 붙이게 되었죠. 그렇게 야전삽 짱재가 됐고 제 유튜브 채널 이름까지 이어졌습니다.

첫인상에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아무래도 풍성한 수염인데요.

지금의 수염은 제대하기 전부터 길렀습니다. 군 생활을 할 때는 섬에서 보낸 시간이 많았습니다. 부대 특성상 출동도 잦고 씻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서 면도를 잘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수염이 꽤 많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제대하고 그냥 길렀더니 이렇게 됐어요. 햇수로는 한 11년이 됐네요. 관리는 제가 직접 하는 편이고, 가끔 파마도 해요.


요즘 근황은 어떤가요?

다이어트를 하고 있습니다. 살면서 처음 해보는 다이어트인데, 생각보다 힘들지만 재미있고 기분도 무척 좋아요.


가짜사나이 이후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되었는데…

일단 가짜사나이에 출연한 것 자체가 가장 큰 에피소드입니다. 그때는 회사를 다니고 있을 때였는데, 촬영에 대한 전화를 받고 여름 휴가 계획을 취소해가며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동기인 에이전트 H가 제안했고, 며칠 같이 있으면 재밌겠다 싶어서 간 것도 있어요.

어쨌든 촬영을 잘 마치고, 촬영지인 충주에서 집까지 운전하는 2시간 반을 음악도 듣지 않고 그대로 왔죠. 새로운 경험을 하고 내가 지금 재밌게 살고 있었는지, 도전을 하면서 살고 있었는지에 대해 많은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결정했어요. 집에 도착하자마자 아내에게 한 말은 “일을 그만둬야 할 것 같다”였죠. 이번 촬영이 너무 재미있었고, 나는 지금 다른 일에 도전하고 싶어졌다고 바로 얘기했어요. 그리고 아내는 바로 알겠다고 얘기했죠.

가짜사나이가 본격적으로 이슈가 되고 나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핸드폰에 충전기를 계속 꽂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알람이 미친 듯이 울리고, 오래도록 연락하지 않던 지인들에게도 많은 연락이 와서 정신없이 몇 달을 보냈던 것 같아요. 재미있었어요.

그때 한 결정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요?

100% 이상입니다. 애초에 뭔가 선택했을 때 후회를 하지 않으려는 타입이기도 하고요. 내가 뭔가 선택했는데, 후회라는 감정이 든다면 일에 대한 회의감이 들 수도 있고요. 저는 선택하면 무조건 재미있게 하려는 편이고, 더 새로운 콘텐츠를 위해 많은 공부와 노력을 하게 되어서 만족하고 있어요.


계획적인 편인가요?

즉흥적인 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콘텐츠에 대한 계획도 자세하게 세우지는 않았어요. 다만, 캠핑 콘텐츠는 꾸준히 진행하고 싶고, 코로나19가 마무리되면 해외에서 캠핑하는 콘텐츠는 계획하고 있습니다. 부시크래프트(최소한의 장비와 자연물을 활용하여 즐기는 캠핑)처럼 말이죠.


다른 사람은 모르는 나의 모습이 있나요?

사실 유튜브를 통해 저의 모습을 대부분 보여드린 것 같아요. 다만 사람들의 생각보다 훨씬 감수성이 풍부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편입니다. 텐션이 높은 편도 아니고 정적인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대신 밖으로 나가면 무척 활동적인 편이고요.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더 귀엽고요. 제가 스스로를 알지만 저는 진짜 귀여워요. 진짜라니까요? 아내가 항상 말합니다 “어제도 귀여웠는데 오늘 더 귀엽다”라고요.


자동차 이야기로 넘어가보죠. 첫차에 대한 기억은 무엇인가요?

처음으로 운전했던 차는 아버지의 갤로퍼였습니다. 일부러 논길을 달리고, 차도 빠트려보고 제 마음대로 운전해보기 시작했죠. 군대에 있을 때는 그냥 뛰어다녔고요. 제 돈으로 산 첫차는 99년식 프라이드예요. 그 차를 가지고 아내와 연애도 시작하고 결혼까지 하게 됐으니 좋은 기억이 가득한 차죠. 그런데 당시에는 차를 좋아했지만 정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하나도 없었어요. 차를 사고서 엔진오일 교환을 해본 적도 없었거든요.

어느 날은 친구와 함께 용인을 가는데 친구가 “이 고물차!”라고 하면서 도발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친구에게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최고 속도에 도전을 했고, 그렇게 엔진룸에서 노란 연기, 까만 연기, 하얀 연기가 올라왔습니다. 엔진이 완전히 죽어버렸어요. 제가 사랑하는 프라이드지만, 50만원을 받고 폐차를 하게 됐습니다.

그 다음 차는 BMW E82 120d 쿠페입니다. 그런데 프라이드 생각을 지울 수 없더라고요. 결국 정비와 리스토어가 잘 되어있는 96년식 프라이드를 다시 구매해서 지금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그다음 구매한 차는 사이언 xB입니다. 군 시절에 늘 가지고 싶던 차였는데, 좋은 매물이 등장하자마자 덜컥 구매했어요. 이 역시 아내의 허락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그 차를 가지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추억을 많이 쌓았죠. 그리고 랭글러까지 총 세 대를 가지고 있네요.

랭글러를 가져온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흔하지 않은 차종이잖아요?

지프 랭글러 TJ는 제 드림카 중 하나였습니다. 남자라면 어릴 때부터 흔히 말하는 ‘지프차’에 대한 로망이 있잖아요?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랜 시간 좋은 매물을 기다렸는데 쉽게 나타나지 않더라고요. 그리고 마침내 그 매물이 등장한 순간에는 현실적인 문제와 부딪혔죠. 바로 가격이었는데요. 이 차를 2000만원에 가까운 금액을 주고 사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더라고요. 아내는 랭글러를 가지려면 xB를 팔라고 했고요. 그런데 못 팔겠더라고요. 협상을 했죠. 아내에게 xB를 가지라고 하고 바로 랭글러를 손에 넣었습니다. 갤로퍼를 운전할 때와 느낌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탱크를 타는 기분이에요.


유튜브 채널을 보니 랭글러에 범상치 않은 튜닝을 하셨던데…

랭글러에 아웃도어 라이프와 관련된 도전을 해보고 싶었어요. 특히 제가 캠핑과 운동을 좋아하니 캠핑을 가서도 운동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랭글러에 운동 기구를 설치해보기로 계획했죠. 유튜버 마초맨님과 친분은 없었지만 제안을 드려보았고 흔쾌히 수락하셔서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비록 설치한 상태로 달릴 수는 없고 현장에서 다시 조립을 하는 방식이지만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운전 스타일은 어떤가요?

굉장히 안전운전하는 스타일입니다. 시속 100km를 넘기는 일도 잘 없고요. 딱히 빨리 달리는 것을 좋아하진 않아요. 음악을 들으면서 천천히 다니는 게 가장 편안해요. 아까 말씀드린 BMW를 팔았던 이유도 제가 그 차를 운전하면 자꾸 빨리 달리게 되더라고요. 문득 빨리 달리는 게 무척 무서워졌어요. 지금 타고 있는 랭글러는 배기음이 되게 좋아서 더 천천히 달리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즘은 비포장도로에서 차가 땅을 밟을 때 자갈과 흙들이 쓸려나가는 그 소리가 무척 좋더라고요.


도로에서 시비를 거는 사람은 있나요?

운전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서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죠? 저는 그냥 무시합니다. 절대 시비를 붙지 않아요. 창문도 내리지 않고 그냥 쳐다보지도 않고 제 길을 가는 편입니다.


앞으로 가지고 싶은 차는 무엇인가요?

스즈키 짐니! 오늘도 고민 중입니다. 그런데 그 차까지 가져오면 차가 총 네 대가 되어 버리니 아직은 힘드네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모터매거진 독자분들은 모두 바퀴 달린 것들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로 안전을 생각하시고 모두 행복한 카 라이프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올드카에 대한 관심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분들께 올드카도 겪어보고 새 차를 타면 하나하나 경험해보는 관점에서 카 라이프를 즐기는 또 다른 에너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