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시리즈.. 30년 동안 같은 가격으로 팔았다고?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이자 스포츠 세단으로 불리는 BMW 5시리즈. 1988년 수입차 시장 개방이 이뤄지자 코오롱상사가 BMW 차량을 수입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3세대 5시리즈가 국내 땅을 밟기 시작했다.


이후 1995년 BMW는 한국에 독자 판매 법인인 BMW코리아를 설립했다. 해외 자동차 업체가 한국에 판매 법인을 직접 설립한 것은 BMW가 처음이다.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법인을 설립한 것보다 7년이나 빠른 시기다.


어느새 30여 년의 시간을 한국 소비자와 함께한 BMW 5시리즈. 예나 지금이나 국내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모델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런 5시리즈가 시간이 지나며 어떤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었는지 정리했다.

코오롱상사 시절 5시리즈는 3세대 모델이 판매됐다. 동그란 원형 헤드램프와 작지만 존재감 있는 그릴 디자인이 특징이다. 당시 판매된 모델은 520i와 525i. 현재와 다르게 직렬 6기통 자연흡기 엔진이 탑재됐다. 가격은 520i가 5940만 원, 525i는 6930만 원이었다. 지금과 큰 차이 나지 않아 보인다. 참고로 90년대 당시 고급차의 상징이었던 현대 그랜저는 모델에 따라 2천만 원 초반부터 중후반대 가격에 판매됐다. BMW 5시리즈가 얼마나 값비싼 모델이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BMW 코리아 설립 후 국내에 4세대 5시리즈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확연하게 달라진 디자인은 당시 자동차 사이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요소였으며, 알루미늄 서스펜션 장착으로 차별화된 주행 성능을 발휘했다. 또, 페이스리프트 이후 ‘엔젤아이(Angel eye)’라는 이름의 헤드램프 효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기도 했다.


가격은 520i가 6248만 원으로 올랐다. 성능을 높인 모델로 528i도 판매됐는데, 7590만 원이었다. 1998년에는 V8 4.4리터 엔진이 탑재돼 286마력을 발휘했던 540i도 출시됐다. 당시 가격은 8100만 원.

2003년 11월 5세대 5시리즈가 국내시장에 출시됐다. BMW 수석 디자이너 크리스 뱅글(Christopher Edward Bangle)에 의해 완성된 디자인으로, 세계적으로 호평받기도 했다. 알루미늄을 활용한 경량화를 통해 차체 크기는 커졌지만 무게는 전 세대와 거의 비슷하게 유지됐다. 차량이 직진 중이면 승차감을 위해 부드럽게 변하다가 코너를 돌면 단단해지도록 만든 가변식 스태빌라이저,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 기어비가 변경되는 가변 기어비 스티어링 시스템 등 첨단 기능도 탑재됐다.


국내 시장에는 530i가 우선적으로 출시됐다. 직렬 6기통 3.0리터 엔진은 231마력을 발휘해 0-100km/h 가속을 6.9초 만에 도달했다. 당시 가격은 8850만 원. 530i는 ‘부의 상징’으로 통했다. 이후 520i와 525i도 출시됐다. 가격은 6550만 원과 7570만 원. 2009년부터는 디젤 엔진이 탑재된 520d와 535d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가격은 6290만 원과 9950만 원으로, 5시리즈 디젤차 인기의 시작을 알렸다.

2010년 4월 BMW 코리아는 6세대 5시리즈를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출시 전 사전계약만 2천 대가 넘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 소비자들의 5시리즈 사랑에 보답이라도 한 듯 BMW는 아시아 최초로 국내시장에 신모델을 출시할 정도로 적극성을 보였다.


이 시기부터 크고 넓어지면서 고급스러운 주행감각을 지향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승차감도 부드러운 성격을 갖게 됐다. BMW다움을 버렸다는 평도 받았지만 소비자들은 고급스러움이 강조된 5시리즈를 환영했다. 5년 가까이 수입차 판매량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을 정도다.


523i는 5990~6380만 원, 528i는 6790만 원, 535i는 9590만 원에 판매됐다. 대부분 모델이 기존 대비 100만 원 이상 하락된 가격이 특징이었다. 이후 공인 연비 18.7km/L의 높은 연비를 가진 520d가 추가돼 5시리즈 판매량을 견인했다. 520d는 6240만 원으로 출시됐다.

2017년에는 7세대 모델이 국내 출시됐다. 디자인의 변화는 크지 않지만 카본 기술 덕분에 무게를 줄이고 강성은 높아졌다. 고급스러운 승차감과 날렵한 주행성능을 갖추기 위해 기본기 튜닝도 이뤄졌다. 이외에 각종 ADAS를 포함해 제스처 컨트롤과 같은 새로운 기능도 탑재됐다. 출시 초기 가격은 520d 6630만 원, 530i 6990만 원, 530d 8790만 원이다.

현재 판매 모델은 7세대 중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해당한다. 2020년 1~4월 기준 한국의 5시리즈의 판매량이 전 세계 1위를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자 BMW는 페이스리프트 신모델의 세계 최초 공개 무대로 한국을 택하기도 했다.


2020년 10월 출시 당시 5시리즈의 가격은 520i가 6360~6510만 원, 523d는 7040~7500만 원에 판매됐다. 현재는 520i, 530i, 523d, 530e, M550i와 같은 다양한 모델이 판매 중이다.


5시리즈가 한국 땅을 밟은 이후 현재까지 가격 변화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능과 성능이 강화됐다. 또, 신소재를 비롯한 각종 첨단 기술의 연구개발 및 탑재가 이뤄졌지만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가격 변화 폭은 크지 않았다. 연식 변경임에도 가격을 올리는 국내 제조사와 다른 행보다.

오토뷰 | 김선웅 기자 (startmotor@autovie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