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반의사불벌 제외' 수순.."늦은감 있다" vs "개인에 맡겨야"

임하은 2022. 4.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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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피해자가 원치 않아도 가해자 처벌" 검토
피해자에 처벌권한 미뤄 원한 사는 구조
여성단체 "입법예고도 아닌데 환영 일러"
"법 제정 때부터 원래 없었어야 할 조항"
"국가권력보다 개인의사 맡겨야" 의견도


[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정부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 따라 스토킹 범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경우에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제도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여성계에서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현행법은 보복에 대한 우려로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이 꾸준한데, 가해자 처벌은 개인의 의사에 따라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 '반의사불벌' 조항을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스토킹처벌법에는 '반의사불벌' 조항이 있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경우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자연스레 처벌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의 추가 보복을 우려해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거나 합의하는 사례가 있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이에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스토킹이나 데이트 폭력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스토킹처벌법 상 반의사불벌 조항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의 인수위 업무보고에도 이 내용이 포함되면서 정부의 제도 개선 작업이 현실화된 모양새다.

여성계 등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오랜 문제제기를 감안하면 정부 대응이 다소 늦은감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아직 입법예고 단계도 아니기 때문에 환영은 이르다"며 "스토킹처벌법은 제정에만 18년이 걸려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됐다. 스토킹 행위를 사소하게 여기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가까운 가족, 연인 사이에서 피해자가 처벌에 대한 신뢰보다 '취하해야 자기 안전이 도모된다'고 생각하는 현실 때문에 사회가 개입해야 한다"면서 "지금의 법은 피해자에게 '너만 처벌 안 하면 돼. 네가 결정해'는 짐을 지우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여성가족부 법률지원을 맡고 있는 이은의 변호사는 "(반의사불벌죄 조항은) 너무 당연해서 법 제정 때부터 원래 없어야 하는 조항"이라며 "현재의 조항은 피해자가 원해서 가해자가 처벌을 받게 되면 앙심을 품을 수 있어 엎친 데 덮치는 상황을 만든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스토킹 범죄 자체가 상대방의 신상을 아는 전제 하에 집착과 집요함의 속성을 지니는데, 거기다 반의사 불벌죄 조항을 넣는 건 결국 피해자에게 처벌의 권한을 미뤄 가해자가 다시 한번 원한을 갖게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개인에게 처벌할 선택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있다.

정부기관에서 인권 관련 자문 업무를 맡고있는 A변호사는 우선 "층간소음, 주차항의 사례들로 스토킹처벌법이 오남용되는 사례가 절반 정도 되는 것 같다"며 "현재는 연락을 자주하면 스토킹이 된다. 법률 조항이 애정관계와 상관있게 구체화돼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는 "개인의 법익을 보호하는 법률이라면 국가권력, 즉 수사기관이 처벌을 결정하게 하는 것보다는 개인의 의사에 맡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스토킹 유뮤는 개인 호불호에 달려있기 때문에 피해자의 의사를 가장 존중해주는 게 법의 취지에 맞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 변호사는 "스토킹처벌법을 악용하는 건 법을 구체화해서 해결해야지 반의사불벌죄 조항을 둬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면서도 "현재 스토킹이라는 행위를 담지 못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법의 구성 요건을 돌아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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