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3대 도시 중 하나인 일루리사트에 있는 호텔에서 바라본 아이스 피오르드의 웅장한 모습. 피오르드의 총길이는 70여 km에 이른다.
본지에 ‘북극곰이 울고 있다’ 연재를 통해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려온 극지방 여행전문가 김완수씨가 이번에는 그린란드 탐험기를 연재한다. 김씨는 기업가이면서 어린이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려 주는 동화전문 ‘펭귄나라’를 운영하는 출판인이기도 하다. 작년에는 국내 최고 권위 ‘조선일보 환경대상’을 수상했다. 빙하의 나라 그린란드 또한 온난화로 인한 자연재해에 직면해 있는 현실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편집자
그린란드 빙산에 지구온난화로 비가 내린다. 해발 3,200m 그린란드 정상에도 눈이 아닌 비가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연중 영하에만 머물던 지역의 기온이 이젠 영상으로 올라가 기상관측 사상 처음으로 비가 내리는 것이다. 비가 내리면 빙산 녹는 속도에 가속도가 붙어 빙산이 쏟아져 바다로 흘러 내려온다. 바다로 쏟아져 내려오는 빙하와, 지구온난화로 인한 바닷물의 가열로 인한 열팽창으로 바닷물 수위가 빠르게 상승되는 것이다. 여름, 북위 90° 북극점의 온도가 6~7℃로 오르는데 그 밑 위도에 있는 북극 빙하가 녹는 것은 시간 문제다. 기후온난화의 생생한 현장 그린란드다.
아이스 피오르드가 2004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는 표지판.
비가 내리면 빙산 녹는 속도에 가속도
아이슬란드에서 붉은 머리의 바이킹인 에릭Erik이 죄를 짓고 다른 섬으로 추방되었다가 돌아와 살기 좋은 섬이 있다고 유혹하기 위해 ‘녹색의 땅’ 그린란드라는 멋진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실제로는 하얀 빙산섬의 나라, 화이트랜드WhiteLand가 맞을 것이다.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216.6만km2)으로 한반도 면적의 약 10배, 인구 약 5만6,000명으로 인구 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곳으로 초록의 땅이 아닌 국토 85%가 얼음으로 뒤덮인 하얀 ‘빙하의 땅’이다.
덴마크령이지만, 완벽한 자치권을 행사하며 독자적인 행정을 수행하고 있다. 주민 대부분은 우리와 비슷한 몽골리안 계통으로 캐나다에서 건너온 이누이트족이며 사냥과 어업, 관광업에 종사하며 살고 있다. 나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각각 두 차례에 걸쳐서 그린란드를 다녀왔다. ‘세상의 끝’이라는 카나크Qaanaaq의 이누이트 마을에서 그들과 함께 ‘일각고래 전통사냥’에 나섰고, 인간이 마을을 이루며 살고 있는 가장 북쪽 이누이트 마을인 시오라팔루크Siorapaluk에서 이누이트 여자와 결혼한 일본 엘리트 ‘동경사람’을 만났던 북극탐방 여행이었다.
일루리사트의 항구.
유네스코에 의해 2004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아이스 피오르드가 있는 일루리사트. 뛰어난 빙하 경관과 피오르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지닌 곳으로 유네스코는 “일루리사트의 아이스 피오르드를 보호해 전 세계 미래세대들에게 물려줄 의무가 있다”고 세계자연유산 지정이유를 설명했다.
보호지역은 총 4,000km2, 피오르드의 길이는 70여 km에 달하는데 수시로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Iceberg이 바다로 떠내려간다.
일루리사트에 착륙한 에어그린란드 여객기.
그린란드 빙하 녹으면 바다 수위 7m 상승
그린란드는 국토의 85%가량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곳인데, 지구온난화로 계속 녹고 있다. 그린란드의 빙하와 주변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모두 녹는다면 바다 수위가 약 6~7m 상승한다고 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바다에 인접한 모든 도시는 바닷물 속으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루리사트는 ‘빙산’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 이누이트족의 말이다. 5,000여 명이 살고 있는 그린란드 3대 도시 중 하나로 어업과 관광업이 주산업. 에어그린란드 항공기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을 떠나 그린란드의 칸게를루수아크Kangerlussuaq 공항에 잠시 착륙했다. 공항에서 잠시나마 주위를 둘러본다. 공항이 매우 작아서 주변 공항 밖으로 나와 잠시 쇼핑하고 구경할 수 있는 점이 특이하다.
이글루 모양의 호텔.
다시 이륙한 빨간색 비행기는 육중한 몸을 이끌고 가뿐히 일루리사트 공항에 착륙했다. 배웅 나온 호텔 직원을 따라 북극호텔에 도착했다. 자그마한 검문소처럼 생긴 로비가 있는 건물이 반겨준다. 호텔은 아이스 피오르드Fjord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 좋은 언덕에 위치했고, 호텔 문을 나서면 빙하와 빙산이 떠내려 온 피오르드 바다의 웅장한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일루리사트에서만 볼 수 있는 세계적인 자연유산이다. 호텔 밖에는 우주선처럼 생긴 작은 이글루 호텔도 몇 채 있었다. 밖에서 북극 오로라를 감상하기 좋은 위치다.
아이스 피오르드를 바라보며 서있는 교회.
아이스 피오르드를 바라보는 여행자. 수시로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빙산이 바다로 떠내려간다.
북극호텔을 나서면 가까운 거리에 일루리사트 여행의 중심지인 관광안내소 ‘월드 오브 그린란드World of Greenland’가 나온다. 이곳에선 일루리사트 관광 안내뿐 아니라 선상 빙하투어도 예약할 수 있다. 아이스 피오르드를 구경하기 위해 바다 쪽으로 발길을 돌린다.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보면 피오르드를 바라보면서 우뚝 솟아 있는 교회가 있다. 여행자들은 마음의 안정을 위해 가끔 들르기도 한다. 교회 앞의 빈 벤치. 아이스 피오르드를 감상하기에 좋은 위치이다.
일루리사트 야외 박물관에 있는 고래뼈로 만든 아치형 조각품.
아이스 피오르드가 있는 일루리사트
점심시간이 되어 재미있게 생긴 레스토랑&카페에 들렀다. 이누이트의 모습과 레스토랑 이름인 ‘INUIT’가 눈에 들어온다. 곰고기, 고래고기도 판다는 이색적인 레스토랑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을 했는데, 병에 그린란드 썰매견과 물개가 그려진 현지 특산 맥주였다.
교회 정문에서 바라보면 인근에 빨간색 목조건물로 만들어진 일루리사트박물관Ilulissat Museum이 있다. 야외에 배치된 나무로 된 썰매와 두꺼운 고래뼈로 만들어진 아치형 조각품의 모습에서 인근에 고래가 자주 출몰하는 북극지역임을 알게 된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그린란드 썰매견 박제.
박물관에는 썰매와 이누이트 사람들 사진, 그리고 금방이라도 움직일 듯한 썰매견들의 박제가 눈에 띈다. 그리고 이누이트 어린이들의 옷과 옛 가방 속 자료들, 개썰매에 대한 설명판과 무너지는 빙하와 기후변화 설명판 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