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전문가가 본 인천축구전용경기장 '논두렁 잔디' 극복 비책은 [SS현장]

김용일 2022. 4. 19.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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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경기장 잔디 컨설팅을 책임지는 김경덕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소장은 최근 논란이 된 인천 유나이티드 홈경기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잔디 얘기에 한숨을 내쉬었다.

김 소장은 18일 미디어공개로 진행한 서울월드컵경기장 컨설팅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K리그 경기장에 적용된 잔디(켄터키 블루그래스)는 한국형이 아니라 서양에서 들어왔다. 우리 기후와 맞지 않는다. 특히 켄터키 블루그래스는 하절기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하고 생육이 멈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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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의 무고사(가운데)가 지난 5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2시즌 K리그1 대구FC와의 원정경기에서 페널티골을 성공시킨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상암=김용일기자] “휴~”

K리그 경기장 잔디 컨설팅을 책임지는 김경덕 삼성물산 잔디환경연구소 소장은 최근 논란이 된 인천 유나이티드 홈경기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잔디 얘기에 한숨을 내쉬었다.

K리그는 최근 인천 뿐 아니라 서울이랜드가 새 홈경기장으로 낙점한 목동종합운동장 등 일부 경기장이 프로 경기가 열리기엔 열악한 수준의 그라운드 환경으로 뭇매를 맞았다. 김 소장은 18일 미디어공개로 진행한 서울월드컵경기장 컨설팅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K리그 경기장에 적용된 잔디(켄터키 블루그래스)는 한국형이 아니라 서양에서 들어왔다. 우리 기후와 맞지 않는다. 특히 켄터키 블루그래스는 하절기 고온다습한 환경에 취약하고 생육이 멈춘다”고 강조했다. 또 잔디가 자라는 데 적합하지 않은 경기장 설계도 지적했다. 김 소장은 “국내 대부분 축구전용경기장은 2002 한·일월드컵에 맞춰 지어졌는데, 대체로 지붕을 둔 ‘돔구장’ 형태다. 보기엔 아름답지만 경기장 대부분 지하에 놓여 있고 통풍 등이 원활하지 않아 잔디 생육 조건에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잔디연구소 연구원들이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잔디의 밀도, 색상, 뿌리 길이, 식생지수 등 잔디 생육과 토양층을 분석하고 있다. 김용일기자
김용일기자

‘논두렁 잔디’ 논란이 따른 인천축구전용경기장도 이런 문제가 포함돼 있다. 김 소장은 “인천은 다른 경기장보다 지반이 더 낮다. 그래서 문제가 가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켄터키 블루그래스가 잘 자랄 배수성은 시간당 300mm다. 그러나 인천은 그것보다 매우 높아서 물을 주거나, 비료를 주면 토양에 있지 않고 용탈된다”라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토양의 통기성과 배수성이 잔디가 자라는 데 유독 좋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김 소장은 “인천은 잔디 관리 방법을 바꿔야 하는데 우선 송풍기를 활용, 위치를 바꾸면서 통풍이 나아지도록 했다. 또 (배수성이 워낙 커) 뿌리가 아닌 잎에서 흡수하는 비료를 사용하도록 권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은 지난해 잔디가 좋아지는 게 보였다. 그러나 지난 2월 우리나라가 매우 가물었다. 건조한 기후에 배수성이 워낙 높다 보니 땅의 응집력이 떨어졌다”며 유독 올해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잔디가 망가진 이유를 보탰다. 김 소장은 당장 잔디가 개선되지 않더라도 각 경기장 환경에 맞는 컨설팅 제시를 통해 잔디 컨디션 상향평준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김 소장은 올해부터 인조잔디와 천연잔디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잔디를 도입한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에 대해 “뿌리가 잘 내려와 있고 활착이 잘 됐다”고 했다. 김 소장을 비롯한 연구원 5명은 이날 전문 장비를 활용해 밀도, 색상, 뿌리 길이, 식생지수 등 잔디 생육과 토양층을 분석하고 병충해와 잡초 발생 현황을 조사했다. 드론과 근적외선, 열화상 등 첨단 카메라들을 활용해 다각도에서 잔디 상태를 진단하기도 했다.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 95%에 인조잔디 파일 5%가 함유돼 잔디의 결속력을 높이고 선수들의 스파이크 등에 의한 잔디 패임 현상을 줄여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김 소장은 “천연잔디를 관리한 방법과 다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새 시스템 마련에도 도우미 구실을 하겠다고 밝혔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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