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드라마 영화 제목은 왜 번역을 안 할까?

조회수 2022. 2. 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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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가 대세인 요즘,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에서 ‘오늘은 뭘 볼까’ 슥슥 내려가다보면 발견하는 중국 드라마와 영화. 근데 제목이... ‘암련:귤생회남’ ‘사사양아우견니’ ‘아적소확행’. 분명 포스터만 보면 뭔가 로맨틱 드라마같아 보이긴 하는데 제목으로는 당최 무슨 내용일지 가늠이 잘 안 갈 때가 있다.
귤생회남 이건 무슨 귤 농장 아들과 관련된 이야기일까...
여긴 아우견니라니... 동생의 치아 뭐 그런거?
여긴 소확행이라..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뭐 그런...?
이메일로 왜 중국 드라마나 영화는 제목을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오는지 취재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해봤다.

제목인데 무슨 의미...?

나의 소녀시대
감독
진옥산
출연
송운화, 왕대륙, 이옥새, 간정예, 굴중항, 나유훈, 임학언
평점
8.3

대만의 멜로영화 ‘나의 소녀시대’를 수입한 영화사 오드의 김시내 대표는 중국이나 대만 영화를 수입할 때 최대한 원래 제목을 사용한다고 했다. 제목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현지 제작팀이 의도한 취지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다.

영화사 오드 김시내 대표
“기본적으로 원래 제목을 사용하려고 합니다. 영화 제작팀에서 영화나 드라마에 맞는 영화 제목을 가장 깊게, 많이 고민했을테니 그 제목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끔 영화 원제를 바꾸긴 하지만, 최대한 영화 제작팀이 만든 원제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제목을 그대로 쓰는 또다른 이유는 중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한국 팬들을 위해서라고 한다. 중국 드라마는 대부분 사전제작을 하기 때문에 촬영부터 심의를 거쳐 방송에 편성되는 데까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3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이 때 제작사에서 미리 프로모션 이미지나 포스터, 예고편 영상을 배포하는데, 한국에 있는 중국 드라마 팬들은 이미 해당 드라마가 정식으로 한국에 수입되기 전에 한자 제목으로 된 콘텐츠를 먼저 보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서 나중에 한국으로 정식 수입된 드라마를 한국 유통용 제목으로 바꾸게 되면 혼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콘텐츠 수입사에서는 한국에 있는 중국 드라마 커뮤니티에서 반응이 좋은 걸 확인한 뒤 나중에 사오는 경우가 많이 때문에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하다. 예를 들어 중국 영화 ‘소년시절의 너’라는 작품은 실제 트위터나 커뮤니티에서 ‘소년적니(少年的你)’로 더 많이 불리고 중국 드라마인 ‘은비적각락(隐秘的角落)’은 한국 제목으로 ‘나쁜 아이들’이라는 한국 제목을 따로 붙였지만, 여전히 중국드라마 팬들 사이에서는 ‘은비적락각’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무리 팬들 사이에서 유명한 영화나 드라마라고 해도 제목이 너무 어려우면 일반 소비자들이 반감을 가지기 쉽다. 그래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한동안 ‘이해 안 되는 중국 드라마 제목’이라는 게시글과 함께 어려운 제목을 가진 중국 콘텐츠에 대해서 ‘성의가 없다’, ‘제목부터 장벽이 높아서 안 봤다’ 처럼 불만이 쏟아진 적이 있다. 

수입사에서도 이런 불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팬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변화를 주는 모습도 있다. 원래 제목에다가 한국어 부제를 달거나 초월 번역을 통해 한국 제목으로 바꾸기도 한다. 최대한 영화나 드라마의 분위기에 맞춰서 바꾸는 거다. 

영화사 오드 김시내 대표
“원제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영화를 다 보고 난 후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대사, 신, 감정을 토대로 고민하고 제목을 결정합니다.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 보면, 그래도 원제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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