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사서 안달, 그깟 '주행거리'쯤이야"..'덕심 폭발' 벤츠·미니, 흥행 돌풍[세상만車]

최기성 2022. 4. 3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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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QA, 삼각별 후광효과
미니 EV, 고카트 성능 강화
주행거리 논란에도 흥행성공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벤츠 EQA(왼쪽)와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벤츠, 미니]
[세상만車] "그깟 주행거리쯤이야. 타는 것만으로도 폼 나는데."

전기차(EV) 첫 번째 덕목인 주행거리가 짧아도 잘 팔리는 수입차가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QA와 미니(MINI) 일렉트릭이다.

벤츠 EQA는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 1위 후광을 입은 전기차다. 미니 일렉트릭은 자동차 문화의 아이콘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한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의 첫 번째 EV다.

두 차종은 1회 충전주행거리가 400㎞를 넘고 500㎞를 지나 600㎞를 향해가는 시점인데도 벤츠 EQA는 303㎞에 불과하다. 미니 EV는 '겨우' 159㎞다.

주행거리만으로 본다면 '실패작'이다. 국내에 출시됐을 때도 "아무리 벤츠·MINI지만 누가 사겠어"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어야 했다.

벤츠 EQA [사진출처=벤츠]
반전이 일어났다. 두 차 모두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브랜드만 보고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잇따랐다. 벤츠와 미니가 구축해둔 덕심(덕후의 마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대명사' 테슬라보다 후발주자이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핸디캡은 덕심 앞에 어김없이 무너졌다.

'묻지 마 삼각별 사랑'에 보조금 가세
벤츠 EQA [사진출처=벤츠]
"삼각별 벤츠라면 모든 게 용서된다."

국내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존재감을 설명할 때 자주 나오는 표현이다. 그만큼 '삼각별' 엠블럼 위세는 대단하다.

벤츠는 사달라고 애걸하지 않는다. "벤츠입니다. 더 이상 말이 필요없죠"라는 거만하지만 자부심 높은 말이 나올 수준이다.

내비게이션이 불편해도, 열선·통풍시트 같은 편의사양이 부족해도, 가격을 잘 깎아주지 않아도 사는 소비자가 많다. '묻지 마 벤츠 사랑'이다.

벤츠 E·S클래스 명성에 힘입어 내연기관 분야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1위가 된 벤츠는 EQ시리즈를 앞세워 테슬라가 차지한 '전기차 제왕' 자리도 탐하기 시작했다.

벤츠 EQA [사진출처=벤츠]
벤츠 EQC로 가능성을 엿본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새로운 선봉장 EQA를 국내 출시했다. 벤츠 EQA는 콤팩트 SUV인 벤츠 GLA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국내 판매되는 벤츠 EQA 250은 66.5kwh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지능형 열관리 시스템을 채택했다.

벤츠 EQA는 국내 판매 초기부터 구설에 올랐다. 1회 완충 주행거리가 유럽(WLTP) 기준으로는 426㎞에 달했지만 까다로운 국내 환경부 인증 주행거리는 300㎞ 안팎에 불과해서다.

벤츠코리아는 '보조금'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벤츠 EQA 가격을 보조금 100%를 받을 수 있는 6000만원 미만인 5990만원으로 책정했다. 벤츠 EQA는 주행거리가 예상보다 짧게 나와 보조금도 80% 수준으로 줄었다.

전기차 생명인 주행거리는 물론 전기차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보조금도 '기대 이하'라는 지적이 나왔다.

벤츠 EQA, 올해 1분기 수입 EV 2위
벤츠 EQA [사진출처=벤츠]
벤츠 덕심은 이때 발휘됐다. 전기차 동호회에는 주행거리나 보조금에 실망했다는 비판글에 맞서 "벤츠니까 괜찮아" "삼각별이면 용서" "아쉬우면 빨리 계약 취소, 내가 사야 하니" 등 옹호글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차량 기본기가 튼실하고 브랜드 가치가 높은 벤츠를 4000만원대(보조금 적용)에 살 수 있다는 장점도 부각됐다.

지난해 6월 10일 사전예약에 들어간 지 한 달 만에 계약대수가 4000대를 돌파했다. 국내 배정된 초도물량 300대를 10배 이상 초과했다. 벤츠코리아는 이에 독일 본사에 추가 물량 공급을 요청했다.

벤츠 EQA는 지난해 7월 중순부터 계약자에게 인도되자 단숨에 수입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에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출고대란까지 겹쳐 주문하면 1~2년 기다려야 했지만 인기는 계속됐다.

벤츠 EQA [사진출처=벤츠]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벤츠 EQA는 지난해 886대 판매됐다.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아우디 e트론, 포르쉐 타이칸에 이어 수입 전기차 판매 톱5에 포함됐다.

전기차 보조금 100% 지급 기준 인하로 국고 보조금이 280만~299만원으로 줄어든 올 들어서도 선전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테슬라 모델3(2698대)에 이어 2위(466대)를 기록했다. 벤츠는 같은 기간 EQS(176대), EQC(86대)를 포함해 총 728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보다 7배 증가했다.

수입 전기차 점유율은 13.8%를 기록하면서 테슬라를 상대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떠올랐다.

미니 일렉트릭, '전기차 아이콘' 노려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BMW그룹의 프리미엄 소형차 미니는 '자동차 문화의 아이콘'이다.

1957년 태동한 미니는 첫선을 보인 지 60년 이상 흘렀고 영국 로버에서 독일 BMW로 소속이 바뀌었지만 디자인과 스포티한 성능 등 개발 당시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정체성을 지키는 데만 급급하지는 않았다. 복고적이면서도 모던한 감각의 디자인 DNA는 계승하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을 가미하고 변덕이 심한 소비자들의 개성을 적절히 반영해왔다.

차체도 진화했다. 해치백뿐만 아니라 왜건 스타일인 클럽맨, 오픈카인 로드스터와 컨버터블, 4륜구동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컨트리맨, 자동차 디자인의 정수라 부르는 쿠페, 패밀리카인 미니 5도어 등으로 다양해졌다.

'원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 Use)'를 추구하는 미니가 친환경 대세가 된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다.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막상 미니 일렉트릭 제원이 알려지자 기대감보다는 "미니가 악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기차 전용으로 따로 설계한 게 아니라 기존 미니 3도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나온다는 소식에 실망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작고 깜찍한 외모에 어울리지 않는 '고카트'(경주용 소형차) 성향과 통통 튀는 매력을 전기차로는 실현하기 어렵다고 여겨서다.

요즘 출시되는 전기차의 절반 이하인 159㎞에 그친 1회 충전주행거리도 실망스러웠다. 급속 충전시스템을 이용하면 80% 충전까지 35분 정도 걸리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은 수준이다

BMW그룹에서 가장 먼저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는 미니가 '전기차 대세'를 맞아 급하게 내놓은 '흉내내기 모델'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미니인 듯 미니 아닌 '진짜 미니'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미니 일렉트릭은 부정적인 평가에 한방 날렸다. 사전계약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국내 도입 물량 90%에 해당하는 700여대가 계약됐다.

인기 비결은 높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정통과 혁신의 조화, 더 미니다워진 성능에 있다.

미니 일렉트릭 쿠퍼 SE 가격은 4560만~4990만원이다. 국고 및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지원받으면 3000만원 중반~4000만원 초반대다. 기존 미니 쿠퍼 SE(4560만원)는 물론 미니 쿠퍼(3930만원)보다도 저렴하다.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미니 일렉트릭은 디자인은 물론 성능에서도 미니의 장점인 보수적이고 진보적인, 진보적이면서도 보수적인 매력을 강화했다.

전체 디자인 감성은 미니 그 자체다. 대신 미니의 진화 과정이 그렇듯 기존 미니와 같으면서도 다른 매력 포인트를 추구했다. 전기차에선 장식으로 변한 라디에이터 그릴의 테두리에 미니 고유의 육각 형태 라인을 적용했다. 외·내부에 순수전기 모델을 상징하는 '옐로우' 악센트를 적용했다.

무엇보다 미니 일렉트릭은 주행거리 논란을 잠재울 강력한 한방을 지녔다. 전기차 장점을 미니에 고스란히 적용해 더 미니다워진 성능이다.

전기모터 출력은 184마력, 최대토크는 27.5㎏·m, 제로백(시속 0→100㎞ 도달시간)은 7.3초다.

미니 일렉트릭 [사진출처=미니]
가속 즉시 높은 토크를 발휘해 순간 치고 나가는 전기차 특성을 반영해 고속에서는 '고카트' 성향이 더 강해졌다. 배터리를 차체 하부 중앙에 배치해 무게 중심이 30㎜ 낮아지면서 고속 안정성도 좋아졌다. 기존 미니의 단점인 불편한 승차감도 줄였다.

미니 일렉트릭은 또다시 정통과 혁신을 모두 아우르는 미니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짧은 주행거리 논란을 더 미니다워진 매력으로 돌파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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