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맨틱 에러' 감독 "BL 드라마, 쉬운 접근 위해 노력했죠"[★FULL인터뷰]

그간 BL(Boys Love) 드라마는 '그들만의 세상'인 느낌이 강했다. 마니아층은 있지만 그 한계가 명확해 보였고, 벽이 존재하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맨틱 에러'가 BL 팬들뿐만 아니라 처음 접해본 시청자까지 '몰입'시키며 그 벽을 부수고 있다. 연출을 맡은 김수정 감독은 치열한 고민과 연구, 배우들을 향한 믿음을 원동력으로 쉽지 않은 길을 개척해 새로운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최근 왓챠 오리지널 시리즈 '시맨틱 에러'의 김수정 감독이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맨틱 에러'(감독 김수정·작가 제이선)는 컴공과 아웃사이더 추상우(박재찬 분)와 그의 완벽하게 짜인 일상에 에러처럼 나타난 디자인과 인사이더 장재영(박서함 분)의 이야기를 그리는 캠퍼스 로맨스다.
2018년 리디북스 BL 소설 부분 대상을 수상한 '시맨틱 에러'는 앞서 웹툰, 오디오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도 제작됐다. 이처럼 '시맨틱 에러'는 슈퍼 IP(지적재산권)로서 다양한 플랫폼으로 팬들과 만나며 영역을 확장해왔고, BL 웹소설 최초로 드라마화됐다.
원작이 엄청난 인기를 얻은 만큼 드라마화 당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했고, 김수정 감독 또한 이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김수정 감독은 "시작 전에 원작 팬분들께서 화를 많이 내셨다"라고 웃으며 "당시에는 '원작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저수리(원작 작가)님도 만족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시맨틱 에러'는 공개 직후 줄곧 왓챠 TOP 10 1위를 지키며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수정 감독은 '시멘틱 에러'만의 차별점으로 '접근성'을 꼽았다. 그는 "BL 드라마를 보지 않았고, 처음 접하는 낯선 사람까지도 포섭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연출적으로 이 드라마를 봤을 때 BL물이 아닌 캠퍼스 시트콤처럼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초반에는 시트콤적인 장면을 넣었다. 1화에 '밈(meme)'을 활용해 공대 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줄줄이 등장하는 장면이나 보노보노 PPT를 위트있게 활용해 피식 웃으면서 쉽게 접근하고자 했다"라며 "시청자들이 유쾌하고 재밌고 귀여운 드라마라고 인식하고, 감정에 이입이 되는 순간 자연스럽게 멜로로 전환이 되는 게 다른 드라마와 차별성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느끼하지 않은 멜로'를 만드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김수정 감독은 "제가 생각하는 느끼함은 서사나 관계는 무시하고 단순히 설레는 장면만 전달되는 것"이라며 "이 작품에서는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고, 디렉팅을 할 때 배우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또 일부러 눈을 마주칠 필요가 없다고 주문했다. 최대한 담백하게 액팅을 구성해보자는 생각이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후반부에는 느끼한 음악도 빼보자는 생각으로, 음악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최대한 상쾌한 음악들로 구성하고, 감정보다 음악이 선행돼서 멜로라고 먼저 느낄 수 있게끔 했다"라고 말했다.
김수정 감독의 의도대로 '시맨틱 에러'는 기존 BL물을 보던 사람부터, 보지 않았던 사람까지 모두 사로잡았다. 그는 "감사하게도 4부를 기점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이 나왔고, 그때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제작사나 왓챠에서도 좋아해 주시고, 인기에 대한 체감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수정 감독은 "처음에 1위를 했을 때는 얼떨떨했다. 박서함 배우가 1위를 한 사진을 캡처해서 보내주면서 '큰일 났다. 가슴이 웅장해진다'라는 말을 하더라. 그래서 저는 '오늘만 1위를 하더라도 너무 동요하지 말자'라고 했는데 계속 좋아해 주시더라. 배우들의 행복 지수가 점점 높아지는 게 멀리서도 보인다"라고 밝혔다.

김수정 감독은 "두 분을 오디션에 불렀는데 박재찬 배우님은 걸어들어오자마자 추상우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는데 '추상우가 말을 하네'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제가 생각한 소설 속의 묘사와 너무 닮아있었고, 오디션 때 연기를 하는 게 너무 흥미로워서 제가 가지고 있는 대본의 추상우 발췌를 다 드렸다. 20분 정도에서 끝날 오디션이 1시간 3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그래서 비교적 일찍 캐스팅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추상우에 비해 장재영의 캐스팅에는 다소 난항이 있었다. 그는 "처음에 스태프분이 박서함 배우의 인스타그램을 보여줬는데 사진에서 장재영의 목소리가 들리더라. 너무 외형적인 이미지가 맞고, 또 키가 크신데 박재찬 배우가 먼저 캐스팅이 된 상황에서 이상적인 키 차이를 구현할 수 있는 배우가 박서함 배우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1차 미팅을 했을 때는 60% 정도 확신이 들었다. 왜 60%였냐면 서함 배우님이 워낙 선하고 착하셔서 장재영의 날티를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있었던 것 같다"라며 "그래서 2차 미팅 때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와달라고 했다. 인스타그램에서 그 사진이 가장 날티나 보였다. 그걸 입고 온 순간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웃었다.
박서함이 1차, 2차 미팅을 하는 데 걸린 날짜는 단 이틀이었다. 김수정 감독은 "제가 너무 급하고 간절해서 짧은 시간 안에 불렀다. 근데 하루 만에 더 많이 준비하고 연구해 오셔서 배우님이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연기를 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라며 "그렇게 두 배우의 '케미'를 확인하려고 같이 불렀는데 덩치 케미부터 목소리 케미까지 너무 좋더라"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김수정 감독은 "박서함 배우가 연기함으로써 원작보다 좀 더 부드러운 장재영이 탄생했고, 박재찬 배우는 표현력이 남다르다"라고 극찬하며 "두 배우는 선물 같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특히 박서함, 박재찬의 '애드리브' 덕분에 더 살아난 장면 또한 많다고. "의상실 장면의 대사는 '영화 보러 갈래?' 한 줄밖에 없었다. 이 대사가 나오기까지의 감정과 텐션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한 고민을 했는데 배우들이 완벽하게 채워줬다. 재영이는 상우를 자극해야 하고, 상우는 혼란스러운 감정이 나웠어야 했는데 대사나 액팅으로 완벽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고 제가 얻어먹었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두 배우는 제가 감정과 상황만 전달해 주면 좀 더 장재영스럽고, 추상우스럽게 연구를 해와서 보여준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디테일한 감정이 보이면서 납득이 가게 한다. 의상실 장면이 배우들의 애드리브로 채워진 가장 좋은 장면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웃었다.

또한 '시맨틱 에러'가 사랑받는 이유는 인물들 간의 케미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박서함, 박재찬 두 주연 배우의 케미는 드라마 팬 유입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김수정 감독은 "두 배우들이 회차가 갈수록 더 친해졌다. 초반 에피소드는 재영이가 상우를 괴롭히는 신이었기 때문에 박서함 배우의 눈빛을 자제시켰다. '(박재찬을) 그만 귀여워해라', '그만 그윽하게 봐라', '제발 사랑의 눈빛을 쏘지 말아라'라고 많이 말했던 기억이 난다"라며 "근데 배우들이 '귀여움 금지령'이라는 단어로 포장해 주더라"라고 웃었다.
이 외에도 송지오(최유나 분), 김노진(류지혜 분), 김원기(고형탁 분) 등 배우들이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해내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김수정 감독은 "완벽한 캐스팅"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류지혜 캐릭터는 두 남자 사이에 낀 여자 캐릭터라서 다소 방해꾼처럼 느껴질 수 있는데 김노진 배우에게 절대 얄밉거나 멍청해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용당하는 느낌이 들지 않게끔 하는 게 목표였고 그렇게 연출을 했다. 원작보다 할 말 다하고 좀 더 당당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유나는 장재영과 있을 때조차 남녀 케미를 보이지 않고 건조한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고, 원작과는 달리 대본에는 레즈비언이라는 설정을 없앴다. 분량이 짧다 보니까 그 설정을 가지고 오면 할 얘기가 많아질 것 같아서 그걸 뺐는데 유나 배우가 그걸 아쉬워하시더라. 그러면 레즈비언을 가져가고 싶으면 연구를 해보라고 말하니까 아이디어를 던져줬다. 그걸 같이 만들어갔고, 좋은 반응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 두 배우에게 감사한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자신의 욕심과 연구, 배우들의 도움 덕분에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수정 감독은 '시맨틱 에러'는 자신의 터닝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잘하고 못하는 걸 알 수 있었던 작품이고, 다음 작품이 발판이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제 이름을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는 작품이라서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가장 잘하는 '멜로'로 다시 한번 도전에 나설 준비를 마친 김수정 감독이다. 그는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방송하는 동안 너무 행복했다. 시청자들도 작품을 보시면서 현실에서 힘들었던 것들, 피곤했던 것들을 잊어버릴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킬링타임 드라마라도 좋으니까 행복하게 즐기셨으면 한다"라며 "'시맨틱 에러'가 시청자들이 힘들 때마다 힘을 줄 수 있고, 환기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한다"라고 마무리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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