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거장' 다르덴 형제 "영화는 약자 편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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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출신의 두 거장은 푸근하고 친절했다.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여덟 차례나 초청돼 황금종려상 두 차례(<로제타> <더 차일드> )를 비롯해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등 모두 여섯 차례 상을 받은 이 세계적인 형제 감독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가며 유쾌하고 진지하게 한국 취재진을 대했다. 더> 로제타>
폭력과 착취 속에서도 우정을 지키는 두 난민 아이의 감동 어린 이야기처럼, 다르덴 형제는 그동안 빈민과 노동자 등 소외받는 이들의 삶을 일관되게 다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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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난민 아이들의 고난과 우정 다룬
'토리와 로키타'로 칸 특별상 수상
"극우정당이 이민자 혐오 조장" 비판


벨기에 출신의 두 거장은 푸근하고 친절했다.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여덟 차례나 초청돼 황금종려상 두 차례(<로제타> <더 차일드>)를 비롯해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등 모두 여섯 차례 상을 받은 이 세계적인 형제 감독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가며 유쾌하고 진지하게 한국 취재진을 대했다. 올해 경쟁부문에 초정된 신작 <토리와 로키타>로 특별상인 75주년 기념상을 받은 다르덴 형제 감독을 지난달 26일(현지시각) 칸 현지에서 만났다.
<토리와 로키타>는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벨기에로 건너온 두 난민 아이의 고난과 우정을 그린 영화다. 미성년 난민 시설에서 만나 친남매처럼 의지하게 된 동생 토리와 누나 로키타는,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대마초 전달책으로 일한다. 사장한테 돈을 떼먹었다고 의심받고 손님한테 모욕을 당하기 일쑤다. 동생 토리처럼 학교에 다니고 싶었던 로키타는 입학 심사에서 탈락하자, 서류 위조에 필요한 큰돈을 벌기 위해 대마초 공장 일을 자청한다. 열악한 환경에서 착취당하는 로키타를 찾아 나선 토리 또한 모험을 자초하게 된다.

폭력과 착취 속에서도 우정을 지키는 두 난민 아이의 감동 어린 이야기처럼, 다르덴 형제는 그동안 빈민과 노동자 등 소외받는 이들의 삶을 일관되게 다뤄왔다. 특히 유럽 내 디아스포라(이주민·난민)에 대한 연대의 시선은 초기작 <약속>부터 <소년 아메드>를 거쳐 <토리와 로키타>까지 이어지고 있다.
동생 뤼크 다르덴은 “미성년 이민자들의 우정을 영화로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이들의 생활 환경을 폭로하고 비판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그들이 피해자로만 묘사되는 것은 원치 않았다.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자기 정체성과 싸우는 의지를 가진 인간으로 그리려 했다”고 했다.
형 장피에르 다르덴도 “이들이 시스템의 피해자이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우정을 나누는 두 사람의 관점에서 현실을 바라보기를 원했다”며 “덕분에 이들을 지켜본 관객들이 (마치 자기 일처럼) 가깝게 여길 수 있다”고 했다.

두 감독은 유럽 내 난민들의 처지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뤼크 다르덴은 “많은 사람들이 고국을 떠나 유럽에 도착하지만 법이 엄격해 취업허가, 거주허가 등 장애물이 많다.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삶의 확실성이 없다 보니 이민자들은 폭력과 성착취에 쉽게 노출된다”고 했다. 장피에르 다르덴은 “포퓰리즘, 특히 극우 포퓰리즘 정당이 이민자들에 대한 두려움을 증폭시키고 있다. 인종주의자들은 증오와 두려움을 이용한다”고 비판했다.
약자들을 대변해온 이들 형제는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을까? “영화가 할 수 있는 일은 전혀 다른 조건에서 사는 사람들의 다른 세상을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런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다른 삶을 생각하게 하고 기존 의견을 바꾸도록 하는 거죠. 사람들은 영화로 다른 위치에 놓인 사람들을 바라보고 마음을 움직이게 됩니다. 그게 영화의 역할 아닐까요?”(장피에르) “영화가 착취당하는 사람을 (직접적으로) 도와줄 수도 없고, 프로파간다(선동·선전)가 돼서도 안 됩니다. 하지만 영화는 약자 편에 서야 합니다.”(뤼크)
영화가 돈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거대한 산업이고, 우리 삶과 무관한 쇼비즈니스에 불과하다는 관점이 적지 않은 이 시대에, 다르덴 형제는 이 질문을 던지기 위해 영화를 만드는 듯 보였다. ‘이 세계는 과연 살 만한 세상인가?’
칸/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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