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블럭은 안돼".. 계속되는 학교 두발 규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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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창원시의 한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은 새 학기 첫날인 지난 3월 2일 학교에서 나눠준 '용의 검사 안내문'을 보고 맥이 빠졌다.
해당 고등학교에서 학생 지도를 담당하는 한 교사는 "용모 관련 학칙이 예전에는 다소 엄했던 것은 맞다"면서도 "지금은 두발의 형태를 변형하지만 않으면 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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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자체가 구시대적" vs "규제 완화 속도조절 필요"

경상남도 창원시의 한 사립고등학교 학생들은 새 학기 첫날인 지난 3월 2일 학교에서 나눠준 ‘용의 검사 안내문’을 보고 맥이 빠졌다. 학생들이 염원하던 두발 규제 완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학교가 작년 말 학생 생활 규정을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나섰지만 두발 규정만큼은 일체의 변화가 없었다. 이 학교 학생 A(19)군은 “두발 규제 완화를 기대했지만, 규정이 작년과 완전히 똑같아 황당했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서 지난해 11월 두발 등 학생의 용모에 관한 권리가 헌법상의 기본권이라며 두발 자유를 보장하라는 권고를 내렸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엄격한 두발 규정이 유지되고 있다. 인권위 권고는 강제성이 없어 학교들이 면학 분위기 조성 등을 이유로 두발 규정 완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교칙이 엄격한 학교의 경우에는 아예 세세한 규정으로 학생들의 두발 모양을 제한하고 있다. 창원시 사립학교가 지난 3월 2일 학생들에게 배포한 ‘용의 검사 안내문’에는 ‘(머리모양은) 학생 상고형으로 항상 단정해야 한다’ ‘앞머리는 최대 눈썹 위까지로 한다’ ‘투블럭, 삭발, 바가지 머리 형태는 절대 금지한다’ 등 머리 모양에 관한 규정이 명시돼 있다. 뿐만 아니라 ‘외투 착용은 3월 한 달간만 허용’하고 ‘교실 및 쉬는 시간에는 외투 착용을 하지 않는다’는 복장 규정도 있다. 다만 해당 학교 측은 용모 관련한 학칙이 최근 개정되었다고 알려왔다.
이 학교의 학생 B(18)군은 “교복이 아닌 사복을 입어도 머리모양만으로 우리 학교 학생이라는 게 티가 날 정도”라면서 “앞머리 길이와 공부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두발 자유화는 매년 학생회의 공약이었지만 선생님들은 ‘(스포츠형 머리만 허용됐던)십년 전보다는 나아진 것 아니냐, 고맙게 여기라’는 반응 뿐”이라며 “공부하느라 꼬박꼬박 미용실 가기도 힘든데 규정에 걸릴까 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숨 쉬었다.
학생의 두발 규제를 놓고 갈등을 빚는 건 이 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해 서울 시내 31개 학교 학생들이 두발과 복장 등 용모를 제한하는 학칙이 학생 인권을 침해한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고, 인권위는 해당 학칙이 ‘학생들의 일반적 행동자유권,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 자기결정권 등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1월 해당 고등학교가 소속된 경남교육청 등 전국 7개 시도교육청이 함께 발간한 ‘학생인권 공동사례집’에서는 학교 생활 속 인권침해의 대표적 사례로 두발규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인권위와 교육청의 규제 완화 권고에도 학칙 개정이 더딘 이유는 교육당국의 권고에 강제성이 없기 때문이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학칙의 제·개정은 학교장의 권한”이라며 “교육청에서는 교육부와 국가인권위원회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학생생활교육에 관한 표준안을 만들었지만, 학교장에 따라 어떤 부분들이 잘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학칙 개정 속도에 대한 학생과 학교의 생각이 다른 점도 갈등을 심화시키는 이유다. 학생들은 두발 규제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구시대적’이라고 반발하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이미 많이 개선되었다’며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남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는 교칙이 너무 빨리 바뀌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고 했다. 해당 고등학교에서 학생 지도를 담당하는 한 교사는 “용모 관련 학칙이 예전에는 다소 엄했던 것은 맞다”면서도 “지금은 두발의 형태를 변형하지만 않으면 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의 조성철 대변인은 “교내 면학 분위기 조성이라든지, 학교 폭력 예방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율은 필요하다”면서 “학생과 학생이 아닌 사람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학교 밖에서 학생 보호가 가능해지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또 “학칙에 대한 여러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학부모, 학생, 교원 등 학교 구성원의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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