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시사] 이상벽 "송해, 성실이 밑천이었던 분..고향 황해도서 전국노래자랑 하고파"

- 송해 별세 친상 당한 기분, 돌아가신 선친과 연세 같아
- 항상 근검절약 하셨던 분, 술값은 본인이 내는 게 원칙
- 공연 30분 전부터 묵상, 머릿속으로 항상 리허설 해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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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최경영의 최강시사
■ 방송시간 : 6월 9일(목) 07:20-08:57 KBS1R FM 97.3 MHz
■ 진행 : 최경영 기자 (KBS)
■ 출연 : 이상벽 방송인
▷ 최경영 : ‘빰빰빰 빰빰 빰빰~’ 이 시그널 음악, 목소리 다들 익숙하시죠? 34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면서 1,000만 명 넘는 사람들과 웃음, 눈물을 함께해 온 국민 MC 송해 선생님, 어제 향년 95세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오늘 <최강시사> 마지막 코너에서는 우리에게 큰 어른이자 든든한 벗이 되어주셨던 송해 선생님 기억해 보려고 하는데요. 생전에서 선생님께서 <전국노래자랑> 후임으로 지목하셨던 분입니다. 방송인 이상벽 씨,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상벽 : 안녕하세요? 이상벽입니다.
▷ 최경영 : 안녕하세요? 선생님, 송해 선생님 돌아가시고 나니까 마음이 좋지 않으셨을 것 같아요.
▶ 이상벽 : 친상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죠. 저는 그이하고 같은 황해도 실향민이고 또 우리 돌아가신 선친하고 연세가 똑같으셨고. 아버님처럼 섬기는 그런 입장이어서 아주 상당히 어저께 빈소에 가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 최경영 : 송해 선생님 평소에 어떠셨습니까, 모습이?
▶ 이상벽 : 근래는 자꾸 병원을 드나들고 그러시면서 기력이 소진하고 있는 게 눈에 띌 정도로 수척해지시고 본인은 당당해 보이려고 애를 쓰지만 세월이 자꾸 그렇게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전날까지도 개인적으로 파고다공원 쪽에 사무실을 가지고 계시는데 주변 지인들하고 거기에서 식사도 나눠 드시고 같이 장기도 두고 전날까지도 괜찮으셨대요.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놀랐죠.
▷ 최경영 : 평소에 보면 TV에서도 그렇고 같이 함께했던 PD들 이야기도 굉장히 소탈하신 분이라고 제가 알고 있는데 어떠셨나요?
▶ 이상벽 : 어떤 사람들은 “그 양반 돈 많은 양반이 너무 짜.”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도 있는데 늘 차 안 타고 전철 타고 다니신 분이고 그렇게 근검절약, 그저 건강 관리라는 건 목욕탕에서 반욕하는 게 전부이고 그런 분이었는데 하나 확실한 거는 술 인심은 아주 누구하고 마시든 자기하고 술을 마시게 되면, 거의 매일 자시는 편이었지만 술값은 꼭 본인이 내는 걸 원칙으로 사시는 분이에요. 그래서 술 인심은 아주 후하셨던 분이죠.
▷ 최경영 : 기자와 취재원으로 처음에 만나셨죠, 두 분이?
▶ 이상벽 : 네, 그렇죠. 저는 경향신문사 취재기자였고 그이는 M 본부 라디오를 진행하는 그런 상황이어서 복도에서도 늘 자주 뵙고 그랬죠.
▷ 최경영 : 그런데 이상벽 선생님도 방송 MC 굉장히 오래 하셨는데 34년 <전국노래자랑>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후배 MC로서는?
▶ 이상벽 : 단일 프로그램을 그렇게 오래 진행한 분이 아마 별로 없을 거예요. 제가 <나팔꽃 인생>이라는 제목의 지방 순회공연을 함께 모시고 한 3년을 했는데 거기 가서 관객들 앞에서 제가 “이 분이 3가지 기록을 가진 분입니다. 첫 번째는 단일 프로그램을 가장 오래 진행한 분이고 그다음에 현역 MC 가운데 최고령이시고 그리고 현존하는 여러 사회자 가운데 최단신입니다.” 그래서 한번씩 웃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여러 가지로 뭐라 그럴까, 이북에서 홀로 나오셔서 정말 외롭게 사시면서도 주변을 잘 아우르는 듯 상록회라고 오랫동안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그걸 운영하셨으니까 오래됐고 거기에 원로 연예인들, 장소팔, 고춘자, 홀쭉이 뚱뚱이, 최무룡 선생 이런 분들의 노후의 휴식터 같은 곳을 마련해서 그분들한테 식사 대접하고 거기 와서 장기, 바둑 둘 수 있도록 이렇게 마련해 주시고 그런 배려심도 대단했던 분이에요.
▷ 최경영 : 그렇군요. 그런데 그렇게 외롭게 사셨다고 하는데 TV에 나타나는 모습은 굉장히 유쾌하고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 주셨단 말이죠. 그런 것들은.
▶ 이상벽 : 그러니까 카메라 앞이라는 게 누구나 다 어렵잖아요. 카메라 앞에서는 늘 당당하고 늘 유쾌하고 건승해 보여야 하잖아요. 그런 소명을 가지신 분이고 같이 공연을 모시고 다니면서 인상 깊었던 거는 퇴장하는 바로 뒤에 거기 의자를 놓고 이렇게 앉아서 한 30분 전부터 묵상을 해요. 처음에는 ‘이 양반이 엊저녁에 약주를 드셔서 그런가. 힘드셔서 주무시나.’ 그런데 늘 그러셔서 한번 여쭤봤어요, 술자리에서. “아니, 선생님 그렇게 눈을 감고 계세요, 맨날?” 그러니까 “아니야, 나는 거기 앉아서 머릿속으로 리허설하는 거야.”, “아니, 매일 하는 공연을 무슨 리허설을 해요?”, “아니야, 아니야. 지역마다 다 달라. 전국노래자랑도 내가 그냥 늘 거기서 거기고 거기서 그렇게 하는 것 같지만 하루 전에 가서 반드시 그 동네에 관한 모든 걸 내가 취재해서 프로그램에 반영하고 그러지.” 그러니까 가수 중에서는 나훈아, 송창식이 매일 연습하는 가수로 유명합니다. 송해 선생이야말로 우리 분야에서는 정말 매일 리허설하는, 매일 연습하는 그런 생활로 일생을 보내신 분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요.
▷ 최경영 : 역시 한 분야의 대가분들은. 지난번에 윤여정 선생님도 인터뷰 준비하기 위해서 본인이 꼼꼼하게 또 영어 인터뷰도 다 쓰고 그거를 또 연습해 가고 그러더라고요.
▶ 이상벽 : 그러니까 이게 저하고 이분하고 몇 차례 동안 여러 차례 방송에 함께 초대받은 적이 있었는데 우리는 1시간 프로그램짜리 프로그램을 1시간 전에, 2시간짜리 프로그램은 2시간 전에 나타나는 걸 원칙으로 지금까지 해 왔어요. 그러니까 둘이 똑같이 초대를 받으면 그이가 1번 아니면 내가 1번. 이렇게 가면 대본 저도 50년 넘게 방송을 했으니까 쓱 보면 알잖아요. 더더군다나 송해 선생 같으면 정말 제목만 봐도 알죠. 그래도 그거 들고 저쪽 구석에 홀로 돌아앉으셔서 꼼꼼하게 대본 다 숙지하는. 그러니까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말이 아니에요. 이 양반이 이렇게 생명력을 유지한 건 운이 좋아서도 아니고 성실이에요, 성실. 성실이 밑천이다 그런 생각이 들어요. 훌륭한 분이었어요.
▷ 최경영 : 송해 선생님 후임으로 지금 <전국노래자랑> 이상벽 선생님을 지목하셨는데 하실 거죠?
▶ 이상벽 : 아니, 그거는 전적으로 정말 방송국에서 정하는 일이니까. 방송일이라는 게 물리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잖아요. 송해 선생님도 고향 후배고 그러니까 어디 가면 “다음에는 우리 이상벽이 했으면 좋겠어.” 그 양반 뜻이, 의견이 그랬던 것뿐이지 이제 방송에서 후임을 정하겠죠. 그러면 정하는 대로 따라갈 뿐이지. 그리고 워낙 이 양반이 큰 뒷그림자를 만들어 놓으셨기 때문에 누가 들러붙어도 감당하기 어려울 거예요. 쉽지 않아요. 내가 먼저 <아침마당> 할 때도 십수 년, 17년 거의 가깝게 했는데 후임자가 들어온 사람이 몇 개월 만에 자꾸 나가고 나가고.
▷ 최경영 : 힘들어했지.
▶ 이상벽 : 뒤에 붙는 사람들 어려워요. 그 양반 36년 이렇게 된 후임을 그거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 최경영 : 아니, 그런데 두 분 다 황해도 실향민이시고 송해 선생님이 말씀하신 황해도에서 한번 <전국노래자랑> 해 보고 싶다. 이거를 다음 세대라고 하기에는 또 선생님 연세가 있지만 그래도 그런 꿈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그런 생각은 듭니다.
▶ 이상벽 : 정말 꿈같은 얘기죠. 정말 꿈같은 얘기. 정말 우리 고향에 가서, 저도 황해도에서 태어난 사람이니까 거기 올라가서 우리 정말 고향분들 모아놓고 정말 송해 선생님처럼 활기차게 “전국!” 그거 한번 할 수 있으면. 정말 살아생전에 모든 소원 한꺼번에 푸는 거죠.
▷ 최경영 : 마지막으로 송해 선생님 어떻게 추모하세요? 국민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해 주십시오.
▶ 이상벽 : 일생을. 더구나 무대에 서는 사람들은 나는 무대에서 생을 마감하리라, 늘 그렇게 다짐을 하고. 그런데 이 양반이야말로 최후의 일각까지 정말 무대를 지키신 분이잖아요. 키가 작은 사람들이 바지런한데 이 양반도 여간 바지런히 산 분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제 이 세상 전부 다 정리하셨으니까 저세상 가셔서는 좀 쉬십시오. 선생님 진짜 쉬십시오. 편안하게 앉으셔서 애들 얼마나 잘하는지 이렇게 한번 둘러도 봐주시고 잘하는 놈 어깨도 툭툭 두들겨 주시고 그러면서 여유 있게 계십시오, 위에 올라가서도 바지런히 뛰지 마시고.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 최경영 :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방송인 이상벽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상벽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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