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찰청장 윤희근 유력.. 세대교체·정보 경찰 강화 신호탄

권구성 2022. 6. 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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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치안정감 보직인사 단행
정보통 尹, 경찰청 차장 고속 승진
서울경찰청장에는 김광호 내정
非 경찰대·기수 파괴 기조 '뚜렷'
폐지된 민정수석 기능 분담 관측
행안장관, 치안정감 6명 1대1 면접
"경찰 수뇌부 길들이기" 논란 일어
행안부 "임명 제청권자로 만난 것"
경찰청 차장에 내정된 윤희근 경찰청 경비국장(왼쪽), 서울경찰청장에 내정된 김광호 울산경찰청장
윤석열정부 초대 경찰청창(치안총감)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은 경찰청 차장에 윤희근(54·경찰대 7기) 경찰청 경비국장이 내정됐다. 이번 인사로 문재인정부에서 치안정감에 오른 경찰 수뇌부가 전격 교체되고, 경찰대 출신과 기수를 중시하던 기존의 인사 관행이 파괴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인사를 앞두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치안총감 후보자인 치안정감 승진자들을 사전에 만난 것으로 확인돼 ‘경찰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청은 8일 윤 국장을 경찰청 차장으로 내정하는 치안정감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서울경찰청장에는 김광호(58·행시 35회) 울산경찰청장, 경찰대학장으로 송정애(59·순경 공채)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 부산경찰청장에 우철문(53·경대 7기)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 경기남부경찰청장에 박지영(59·간부후보 41기) 전남경찰청장, 인천경찰청장에 이영상(57·간부후보 40기) 경북경찰청장이 내정됐다. 임기가 내년 2월까지 보장된 남구준 국가수사본부장을 제외한 치안정감 보직이 모두 교체됐다.

그간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강세를 보였던 경찰대 출신이 이번 인사에선 2명에 그쳐 입직 경로를 골고루 분배했다는 평가다. 차기 경찰청장도 경찰대 출신인 윤 국장이 꿰찰 것으로 보이지만, 김창룡 경찰청장 등 기존 지휘부가 4∼5기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수 문화를 파괴하는 세대 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윤 국장은 지난해 말 치안감으로 승진하고 반년도 지나지 않아 치안정감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김 청장의 임기가 다음달 23일까지여서 윤 국장이 바로 차기 경찰청장으로 임명될 경우 전례 없는 승진 사례이자 기수 파괴의 상징으로 남을 전망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윤 국장을 두고 매너와 정무 감각을 갖춘 ‘정보통’이라는 평가가 많다. 충북 청주 출신인 그는 충북지방경찰청 정보과장과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자치경찰협력정책관 등을 지냈다.
경찰대학장에 내정된 송정애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왼쪽), 부산경찰청장에 내정된 우철문 경찰청 수사기획조정관
일각에서는 윤 국장의 약진을 두고 윤석열정부의 정보경찰 강화 기조가 더욱 굳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문재인정부에서는 수사권 조정 등으로 기획, 수사 라인이 득세하면서 정보경찰 입지는 다소 약해졌다. 민정수석을 폐지한 윤석열정부로선 인사 검증 및 정보 수집 등 일부 관련 기능을 경찰에 맡겨야 하기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정보경찰 발탁 기조가 두드러진 바 있다.

시·도경찰청장은 9일 대통령 재가를 거쳐 10일 임명될 예정이다. 대통령 재가에서 치안감 승진 인사안도 보고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청장 지명에 앞서 지휘부 인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인사에 앞서 이 장관이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6명을 사전에 일대일로 만난 사실이 알려져 경찰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행안부에 따르면 이 장관은 지난달 치안정감 승진자 6명을 따로 만나 면접을 실시했다. 이 장관 지시로 꾸려진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경찰 견제 장치 마련을 논의하는 상황에서 이 장관이 경찰 수뇌부 내정자에 대해 사전 심사를 진행한 셈이다.
인천경찰청장에 내정된 이영상 경북경찰청장(왼쪽), 경기남부경찰청장에 내정된 박지영 전남경찰청장.
현행법상 경찰청장은 행안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행안부 장관이 사전 면접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욱이 이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인사라는 점에서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청장 후보자를 행안부 장관이 사전에 만나 면접을 실시한 전례가 없다. 정부가 경찰 수뇌부를 통제하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수사 권한이 커질 경찰에 대해 통제력을 키우려는 조치로도 읽힌다”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장관의 면접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장관은 경찰 고위직 임명 제청권자인데, (치안정감 내정) 후보들을 제청하면서 얼굴이라도 봐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에서 만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권구성·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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