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내구레이스 복귀! 푸조 9×8 하이퍼카 실주행 모습 공개


푸조가 2022 FIA 세계내구선수권대회(WEC, World Endurance Championship) 르망 하이퍼카 클래스 대회에 출전할 푸조 9×8 하이브리드 하이퍼카의 실주행 모습을 공개했다. 포르투갈 포르티망에서 트랙 테스트를 진행한 9×8은 오는 7월 10일 이탈리아 몬자에서 열리는 2022 FIA WEC 4라운드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흔히 ‘푸조’ 하면 ‘디자인 예쁘고 연비 좋은 자동차’ 이미지를 많이 떠올린다. 그런데 알고 보면 푸조는 모터스포츠에서도 이름을 날린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다. 1985년 205 터보 16으로 각종 랠리 무대를 누볐다. 다카르 랠리 우승 6차례, 유러피안 랠리 챔피언십 3차례 우승 등 이력도 화려하다.

과거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 뛰었던 푸조

르망 24시 내구레이스는 1990년부터 출전했다. 푸조 905로 17번의 레이스를 뛰었는데, 그중 9번을 승리했다. 이후 908 HDi FAP에게 자리를 넘겼다. 730마력을 내는 V12 5.5L 디젤 트윈터보 엔진을 얹은 점이 특징. 최대토크는 122.4㎏·m, 몸무게는 930㎏에 불과했다. ‘괴물’같은 제원성능을 바탕으로 9년 동안 르망 무대에서 독주하던 아우디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신형의 이름 ‘9×8’에는 푸조 모터스포츠의 과거와 미래를 담았다. ‘9’는 푸조 최초의 르망 24시 내구레이스 출전 레이스카 905와 2009년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 1, 2위를 동시에 차지한 908에서 따왔다. ‘×’는 9X8의 네 바퀴 굴림 시스템과 푸조 전동화 전략에 부합하는 파워트레인을 뜻한다. 마지막 ‘8’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모든 푸조 모델명 끝에 붙는 숫자로 최신형 모델임을 나타낸다.

외모는 과거보다 더 독특하다. 가령, 차체 꽁무니에 자리했던 리어 윙을 과감하게 덜어냈다. ‘가변식 공기역학 장치를 오직 한 가지로 제한하는 새로운 대회 규정에 따라 리어 윙을 없앴다’라는 게 푸조의 설명. 앞뒤 램프에는 어두운 저녁 시간에도 누구나 푸조의 레이스카라는 걸 알아볼 수 있도록 사자 발톱 형상의 LED를 더했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4,995×2,000×1,145㎜. 공차중량은 1,030㎏다.

파워트레인 개발은 푸조 스포츠 부서 전문가가 책임졌다. 1열 시트 뒤에는 697마력을 내는 V6 2.6L 가솔린 바이터보 엔진을 얹었다. 앞 차축에는 200㎾ 전기 모터를 심었다. 전기 모터와 인버터는 모두 마렐리와 함께 만들었다.

푸조 9×8은 오는 2023년, 몬자 6시간 내구레이스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2023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 출전할 예정이다.

글 최지욱 기자
사진 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