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한국 코스피 대신 미국 S&P500을 사서 묵혔다면...
3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한국 주식 난이도’라는 제목이 붙은 한 장의 사진이 화제였다. 작년 인기 영화였던 ‘오징어게임’에 등장했던 ‘달고나 뽑기’를 활용한 것으로, 연도별 한국 증시의 난이도가 문양으로 표현돼 있다.
‘눈 감고 산 주식도 오른다’고 했던 지난 2020년 하반기는 코로나 유동성 장세였다. 달고나 뽑기 무늬는 커다란 세모로 굉장히 쉬워 보인다. 사실 당시 주식을 매수해 손해를 봤다는 사람을 찾기 어려울 정도였다. 한국 주식 난이도를 뜻하는 뽑기 무늬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복잡해지고, 2022년은 단 1초 만에 탈락할 정도의 극악 난이도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한국 경제는 수출 위주여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크고, 기업 실적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증시가 널뛴다”면서 “변동성이 크더라도 배당이 안정적으로 많이 나오면 괜찮은데 한국 시장의 과거 20년(2000~2019) 배당 수익률은 1.7%로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600만명 정도였던 국내 주식 투자자 수는 강세장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작년 말에는 1400만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대부분 국내 주식시장 난이도가 쉬웠을 때 주식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에 요즘 같은 약세장에서 멘탈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올해 코스피는 10% 가까이 하락했고, 작년 고점(3316.08)과 비교하면 19% 빠졌다.

그렇다면 한국 증시의 장기 성과는 어떨까. 본지 경제부가 3일 한화생명 영업추진팀에 의뢰해 한국 주식, 미국 주식, 중국 주식, 서울 아파트, 전국 주택, 예금, 채권, 국제 유가, 금 등 9개 자산의 평균 수익률을 비교해 봤다(실제 투자해서 얻을 수 있는 연복리 수익률로 계산).
그랬더니 한국 증시의 최근 10년간(2012~2021년) 연평균 수익률은 5.01%로, 9개 자산 중 중위권에 속했다. 이명열 한화생명 영업추진팀 투자전문가는 “코스피는 지난 2011~2016년 박스권에 갇히면서 평균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면서 “지난 2020년 코로나 사태로 급락한 후 V자로 반등에 성공해 박스권을 벗어나는가 했지만 최근 다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9개 자산 중에 연평균 수익률이 14.3%로 가장 높았던 자산은 미국 주식(S&P500)이었다. 10년 전 미국 S&P500지수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지금 계좌에는 3억8000만원이 찍힌다(배당·환변동 제외).
미국 주식은 서울 아파트 연평균 상승률(8.2%)도 크게 웃돌았다. ‘연예인과 재벌과 미국주식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도 하다. 서울 아파트는 10년 전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지금 2억2000만원 정도다(세금 제외). 반면 같은 시기에 한국 코스피에 1억원을 투자했다면 1억6300만원이다(배당 제외).

그런데 시간을 좀더 거슬러 올라가서 2000년부터 2021년까지 23년 동안의 성과를 비교해 보면, 결과가 다소 달라진다. 금값의 연평균 수익률이 9.4%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서울 아파트(8.1%)였다. 최근 10년 주기에서 수익률 1위였던 미국 주식은 3위(5.5%)에 머물렀다. 한국 코스피는 연평균 4.96%로 4위였다.
이명열 한화생명 영업추진팀 투자전문가는 “자산 시장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렵기 때문에 과거의 수익률로 미래 수익률을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 “특정 자산이 항상 좋을 수는 없으니 노후 생활비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서 준비해야 하는 투자는 다양한 자산에 배분해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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