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는 물론, 유아인과 윤여정까지 확고한 취향을 가진 이들이라면 누구나 사용한다는 그 가구 브랜드, 까시나. 대체 어떤 매력이 그들을 사로잡았을까?
완벽주의자가 사랑한 의자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르 코르뷔지에의 LC체어 시리즈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사용해 일명 ‘스티브 잡스 의자’ 라고도 칭해지는 까시나 LC3체어는 완벽주의자였던 그가 사랑했던 의자로 인터뷰, 프레젠테이션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다. 럭셔리 라이프로 인기를 끌었던 <나 혼자 산다> 속 유아인의 침실에서도 까시나 가구를 발견할 수 있다. 모던한 컬러와 디자인이 눈길을 끄는 그 가구의 정체는 까시나 LC5체어. 매력 있는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한껏 받았다.

TV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의 윤여정 집에서도 까시나 가구를 찾아볼 수 있다. 스티브 잡스가 사용하는 LC3체어를 3개 이어 붙인 디자인의 이 의자는 LC3 3체어로 집 안의 다른 소파들과 함께 맞물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를 완성한다. 그렇다면 이젠 궁금해질 테다. 스티브 잡스부터 윤여정까지 사용하는 까시나는 어떤 브랜드일까?
장인정신과 탐구의 결합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가구 브랜드 중 하나인 까시나는 1927년, 세자르와 옴베트로 까시나 형제가 설립했다. 지금은 가죽, 플라스틱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가구를 만드는 까시나 이지만, 사실 그 시초는 18세기부터 목재 가구를 생산하던 가구 공방이다. 그들은 가구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각 분야에 특화된 장인들을 고용해 분업화를 꾀했고, 전통적인 목재 수공업 기술을 꾸준히 연구했다. 현재까지도 까시나의 목재 기술은 최고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재료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장인정신은 오늘날까지 까시나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까시나의 성장


까시나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를 기점으로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 당시 이탈리아 정부는 경제 성장을 위해 무역에 힘을 실었던 것. 다른 대륙으로 통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선박 산업이 최대의 호황을 누리고 있었기에, 이에 덩달아 선박에 가구를 납품하는 가구 업체들도 덩치를 키우기 시작했다. 까시나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952년, 디자이너 지오 폰티를 영입한 까시나는 이탈리아 대서양을 횡단하는 여객선, 안드레아 도리아의 실내 장식에 들어갈 의자를 완성한다. 이때 탄생한 가구가 바로 레게라 체어. 한 손으로 들 수 있을 만큼 가벼워 선박에서 널리 사용했다고. 이를 기점으로 까시나는 각도 조절이 가능한 마라룽가 소파의 디자이너, 비코 마지스트레티와 구부러진 등받이 디자인의 932암체어를 만든 마리오 벨레니 등과 협업을 시작했다. 이때 탄생한 독창적이고 아이코닉한 디자인 가구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까시나가 사랑받을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까시나와 르 코르뷔지에


앞서 설명했듯 수많은 디자이너와 협업한 까시나지만 그중에서도 르 코르뷔지에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르 코르뷔지에는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1920년, 파리 출신 여성 건축가인 샬롯 페리앙과 함께 건축 사무소를 설립했다. 금속, 유리 등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독창적인 인테리어를 선보이던 샬롯 페리앙과 필로티, 옥상정원, 자유로운 평면, 자유로운 파사드, 가로로 긴 창 등 현대 구조의 5원칙을 기반으로 건축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했던 르 코르뷔지에의 시너지는 구조화된 절제, 소재에 대한 정직함으로 이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그들은 어디에 둬도 어우러지는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LC체어 시리즈를 디자인한다. 이후 1960년대, LC체어의 인체공학적인 특징과 독창적인 디자인에 매료된 까시나는 르 코르뷔지에가 만든 전 작품의 독점권을 획득한다. 까시나의 이런 판단은 현명했다. 르 코르뷔지에의 디자인이 여전히 작은 건축물이라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는 덕분이다.
거장들의 디자인

출판업자 월터 블래키를 위한 디자인 하우스, 힐 하우스의 찰스 레니 매킨토시의 작품. 흰색 인테리어가 가득한 힐 하우스에 있는 유일한 검은색 가구로 강렬한 대조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상할 정도로 긴 등받이가 포인트다.
까시나 292 힐 하우스1 4백8십만원대

르 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LC3체어는 어느 면에서 보더라도 직육면체의 형태를 띠고 있다. 비례, 조화, 기능까지 고려한 하나의 건축물과도 같은 디자인으로 스티브 잡스에게도 사랑 받은 의자다. 딱딱해 보이지만 실제로 앉았을 때 가죽의 푹신함이 안락함을 준다.
까시나 LC3 소파 1 시트 하드폼 1천4백만원대

르 코르뷔지에의 작품으로 영국 장교들이 사용한 야전용 의자에서 영감을 받았다. 가볍고 콤팩트한 디자인을 자랑하며 착석했을 때 등받이를 조정할 수 있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팔걸이에는 통가죽을 사용해 자연스러운 곡선의 멋을 더했다.
까시나 LC1 UAM 3백4만원대

1932년 네덜란드 건축가 게리트 리트벨트의 디자인으로 개성 있는 조형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등판, 좌판, 다리가 달린 일반적인 의자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각각의 요소를 직사각형 판으로 구성해 독특한 구조를 뽐낸다. 출시 당시 이음새 부분이 압정으로 연결되어 있었으나 까시나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나사 없이 깔끔하게 맞물리는 구조로 완성했다.
까시나 280 지그재그 체어 3백7십만원대
EDITOR 장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