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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주 최시원 "제가 스타트업에 투자해 얼마를 벌었나면요"

조회수 2022. 1. 27. 17: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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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차 아이돌 최시원, 뜻밖의 꿈

“모든 시간이 감사의 흔적들이었어요. 눈밭을 혼자 걷다가 뒤돌아보면 발자국 하나하나가 다 의미 있잖아요. 그런 발자국들이 쌓여서 더 감사한 미래와 비전을 꿈꾸게 된 것 같아요.”

사회공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그룹 슈퍼주니어 출신의 가수이자 배우 최시원. /더비비드

2002년 경기고 앞에서 친구를 기다리다 캐스팅 담당자에게 발탁돼 가수가 된 소년이 있다. 20년 후 소년은 유니세프는 무대에서 아동권리증진을 주장하고, 자신이 투자한 스타트업 주주총회에 참여하는 어른으로 성장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소속 가수이자 배우 최시원(36) 얘기다.

대중문화의 정점에 선 그가 소셜임팩트(social impact) 활동에 열중이다. 특히 스타트업 투자에 진지하다. 서울 한남동에서 최시원을 만나 인간 최시원의 생각과 연예인들의 스타트업 투자 이유에 대해 들었다.

◇아동 사이버 불링 방지에 앞장선 한류스타

자신을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라고 설명한 최 씨는 아동권리옹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더비비드

2005년 데뷔하자마자 큰 사랑을 받았다. 이제 18년 차가 된 슈퍼주니어는 한류 열풍을 선도한 그룹으로 꼽힌다. 최 씨는 각종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매력을 뽐내며 친숙한 얼굴로 자리 잡았다.

항상 분주하다. 큰 호응을 얻었던 티빙의 술꾼도시여자들 새 시즌 등 신작 준비로 바쁘다. 소셜임팩트 활동도 열심이다. 2010년부터 유니세프(UNICEF)의 모금 캠페인과 아동권리옹호 활동에 참여했다. 작년 11월에는 1억원 이상 후원자 모임인 '유니세프 아너스 클럽'에 가입했다.

2021년 유니세프 아너스클럽 가입식 당시의 모습. /SM엔터테인먼트

- 캠페인이나 후원 활동에 뛰어든 계기가 무엇인가요.

“감사의 일환입니다. 자연스럽게 끌렸어요. ‘내가 뭐라고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 내가 뭐라고 이렇게 좋은 작품을 해’ 이런 마음이 축적되면서 부채 의식이 생겼던 것 같아요. 받은 걸 갚기 위해 일련의 활동에 임하고 있죠.”

-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사회문제가 있다면요.

“온라인상에서의 아동보호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저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의 수혜자예요. 덕분에 바다 건너 팬들과 소통할 수 있죠. 하지만 어둠도 짙어요. 어린아이들이 온라인상에서 각종 폭력적인 상황에 쉽게 노출되곤 하죠. 심각한 문제라 법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2021 세계지식포럼 유니세프 세션'에 연사로 참여해 온라인에서 아동보호의 중요성에 대해서 직접 발표하기도 했어요.”

2018년 유니세프 말레이시아 유스 토크 당시 참가자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SM엔터테인먼트

- 사회 변화를 위한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느끼나요.

“매일 1만원을 쓰면 1만원을 쓰는 삶에 익숙해집니다. 인기나 유명세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영향력이 있긴 하나?’ 스스로 묻는 날이 많아지죠. 스스로 체감하기 어려운 거죠. 그러다 어떤 계기가 생기면 새삼 깨닫게 돼요. 2018년 유니세프 말레이시아에서 온라인상에서의 괴롭힘을 주제로 한 콘퍼런스에 참여했을 때의 일이에요. 참여한 학생들이 ‘악플 세 개를 받아서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하더라고요. 순간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악플들이 떠올라 그 자리에서 제 이야기와 진심을 공유했어요.

그날 밤 공항 가는 길에 메시지를 받았어요. ‘오늘 밤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이었는데, 당신의 연설에 용기를 얻었다’는 내용이었죠. 총 두 명에게서 그런 메시지를 받았어요. 이 일이 촉진제가 돼 유니세프 동아시아태평양지역 친선대사 자격을 얻었어요. 저를 내려놓고 한 일인데 올바른 결정을 한 것으로 기억 남아요.”

◇최시원이 월급 가불 핀테크 서비스에 투자한 이유

작년 12월 최 씨는 핀테크 스타트업 페이워치에 투자했다. 페이워치의 김휘준 대표와 최 씨. /더비비드

스타트업 투자도 그의 삶에서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차량 중개 플랫폼, K뷰티 스타트업, F&B(식음료) 스타트업 등에 투자자로 활동했다. 작년 12월에는 핀테크 스타트업 ‘페이워치’에 투자했다. 페이워치는 긱 워커, 아르바이트생 등 시급제 근로자를 위한 금융 서비스다. 급전이 필요한 근로자에게 곧 받을 임금을 가불해준다. 월 5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선지급 받을 수 있다. 페이워치의 김휘준 대표와는 17살의 나이 차를 뛰어넘어 돈독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최 씨에게 투자는 일종의 '경영 수업'이다. /더비비드

-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제게 투자는 일종의 ‘경영 수업’이에요 경영부터 회사의 구조, 비즈니스 운영 방식을 체화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죠. 본업이 있어서 전적으로 임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늘 예의주시하는 분야고, 언젠가 저도 더 뚫고 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죠.“

- 투자 판단 기준이 궁금한데요.

“운신의 폭이 있는 곳이요. 자금을 대고, 홍보 활동을 해주는 건 1차원적인 참여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제 존재가 회사 가치 증진에 보탬이 되는 곳 위주로 선택해요. 예컨대 차량 중개 플랫폼은 당시 가장 수수료가 낮았어요. K뷰티 스타트업은 한국 최초로 인도에 진출한 회사였죠. 식음료 스타트업의 경우 창업자들의 꿈인 실리콘밸리에서 뿌리를 내렸어요. 저마다의 의미를 가진 스타트업들에 제 힘을 보태서 시너지를 냈으면 해요.”

- 페이워치에 투자한 이유도 같은 맥락인가요.

“김휘준 대표님에게 비즈니스 모델 이야기를 들었을 때 크게 감명받았어요. 신용점수가 낮은 분들은 대출 문턱이 높아서 고금리 대부업에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에 놓이기 쉬워요. 가계부채와 국가 경제에 타격을 입힐 수도 있죠. 페이워치는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기업이라고 판단했어요. 청소년이나 청년들이 혼자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데 보탬이 되고 싶었죠.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페이워치의 ‘큰 그림’도 제 지향점과 맞닿았어요. 동남아시아에서 정말 큰 사랑을 받았는데, 해외 팬들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콘서트에서만 만나는 게 아쉬웠거든요. 그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였죠.”

최 씨는 자신을 창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투자자라고 설명했다. /더비비드

- 주주로서 투자한 기업의 가치 증진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나요.

“결과만 보고 따지는 투자자 스타일은 아니에요. 아이디어나 인맥을 공유하고, 경영 과정을 관찰하면서 느낀 바를 솔직하게 말하는 유형이죠. 투자자가 결과만 기다리는 게 아니라 ‘함께 잘해보자’고 독려하면 경영자 입장에서도 힘이 날 테니까요. 김 대표님에겐 해외 팬분들의 성향이나 시장 분위기 등에 대한 정보를 알려줘요. 경영자분들을 보면 광야에서 혼자 외로운 싸움을 하는 것 같은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며 경영 과정에 스며들고자 노력하죠.”

- 전문 투자자나 사업가가 되기 위한 행보로 보이기도 합니다.

“맞아요. 미국에서는 배우들이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투자나 사업 활동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경우가 많아요. 이들이 사업을 한다고 배우가 아닌 건 아니잖아요. 우리나라의 대중문화인으로서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은 여전해요. 동시에 멋진 인연을 만나 함께 꾸려갈 미래가 기다려져요. 쉰 살의 제 모습이 기대됩니다.”

◇자녀 운동회서 1등 하는 아빠 되는 게 목표

최 씨는 훗날 자녀의 운동회에서 1등 하는 아빠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더비비드

밝고 긍정적인 성격은 스스로 연마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수백 번의 시행착오 끝에 놓아야 할 일은 빨리 손을 떼고, 잘 할 수 있는 일에 에너지 쏟는 법을 체득한 덕이라고 했다. 요즘은 투자 파트너로서 페이워치를 알리는 일에 푹 빠졌다.

- 사회공헌활동이나 투자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관심과 손길이 필요한 이들에게 체온을 나눠주는 것이요. 저는 운 좋게 좋은 부모님을 만났고 듬뿍 사랑받으며 감사한 삶을 보냈어요. 하지만 세계 곳곳을 다녀보면 선택권이 없는 아이들이 많아요. '모든 어른들은 유년기를 겪지만 모든 어린이가 어른이 되지는 못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제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다만 유니세프 활동이나 투자를 지속하다 보면 따뜻한 마음이 하나둘 모여서 사람 사이에 온도가 식어가는 속도는 늦출 수 있지 않을까요.”

- 쉰 살의 최시원은 어떤 모습일까요.

“대중문화, 사업, 사회 공헌 등 다양한 측면에서 성장했겠죠. 육체를 단련할 때 근육통을 겪듯, 성장통을 거치며 멋지게 나이 들었을 것 같아요. 물론 많은 실패와 좌절도 경험했겠죠. 아픔을 겪은 덕에 도전해야 할 때, 결단을 내려야 할 때를 가리는 분별력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요. 그쯤이면 가정도 꾸렸을 것 같아요. 개인적인 바람인데, 아이 운동회에서 1등 하는 아빠가 되고 싶어요. 꿈을 이루려면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대인 관계까지 부지런히 갈고닦아야겠네요.”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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