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사라지는 원주민어..유일한 '야간어' 사용자 사망
[EBS 저녁뉴스]
용경빈 아나운서
다음 소식입니다. 우리나라도 과거에 비해 표준어와 방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죠.
이게 우리만의 이야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다양한 언어를 보존하는 일이 어려워지는 모양새입니다.
금창호 기자
네.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칠레 원주민 '야간족'의 언어입니다.
야간족 언어를 모국어로 쓰던 마지막 원주민, 크리스티나 칼데론이 현지시간으로 어제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겁니다.
야간족은 남미 대륙 최남단인 칠레와 아르헨티나 티에라델푸에고 일대에 거주하는 원주민인데요.
이들의 전통 언어인 야간어는 친족 언어가 없는 고립어로 문자가 따로 없습니다.
모두 3만 2천400개 가량의 단어로 이뤄졌습니다.
최후의 야간어 사용자 칼데론은 지난 2017년 "난 마지막 야간어 화자"라며 "다른 이들은 알아듣긴 하지만 말은 못 하거나, 나처럼 잘 알지는 못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인은 야간족 언어와 문화를 후손에 알리는 일을 해왔는데요.
전통 공예품을 만들거나, 손녀와 함께 야간어 사전을 CD로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력을 높이 평가해 칠레 정부는 지난 2009년 크리스티나를 인간문화재로 인정했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많은 노력들이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야간어의 사용자가 줄어든 배경이나 이유가 있습니까?
금창호 기자
네, 야간족의 인구를 살펴보면, 지난 2017년 기준 1천600명가량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야간어 화자가 없어진 건 차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크리스티나 칼데론의 후손을 비롯한 야간족 젊은이들은 원주민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을까봐 원주민 언어를 배우는 걸 꺼린 겁니다.
대신, 이들은 공용어인 스페인어를 모국어로 삼았습니다.
마지막 야간어 화자인 크리스티나 칼데론조차 9명의 자녀와 14명의 손자녀에게 조상의 언어를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용경빈 아나운서
언어는 곧 정신일 텐데요.
이런 것들이 없어지지 않는 상황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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