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자동차 브랜드 란치아. 탄탄한 주행성능과 화려한 모터스포츠 경력을 앞세운 브랜드지만, 경영난과 판매부진에 허덕이며 지금은 옛 영광만 남은 제조사로 몰락했다. 현재는 이탈리아를 제외한 국가에선 판매를 완전히 중단했으며, 심지어 내수판매 차종도 소형차 입실론이 전부다.
이처럼 위기의 란치아에게 장밋빛 미래가 열렸다. 모기업 스텔란티스는 란치아를 그룹 내 전기차 전문 제조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최근 구체적인 장기 전략이 나왔다. 우선 오는 2024년 차세대 입실론을 출시한다. 참고로 입실론은 B-세그먼트에 속하는 소형차. 푸조와 한 식구로 거듭난 만큼, 후속은 푸조 208의 차세대 CMP 플랫폼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전동화 파워트레인까지 아우를 수 있는 골격으로, 입실론의 체급과 딱 맞기 때문이다. 실제 입실론 EV 투입도 고려 중인 상황이다.
란치아를 이끌 핵심 차종은 2026년 등장한다. 길이 4,600㎜ 대의 SUV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무기로 부진한 란치아 판매를 끌어올릴 주역으로 관심을 모은다. 푸조 신형 5008과 비슷한 체격을 예상할 수 있다.


자동차 마니아의 관심은 오는 2026년 출시할 델타에 쏠린다. 란치아 델타는 1979년 나온 5도어 해치백. 조르제토 주지아로가 디자인한 네모반듯한 차체, 탄탄한 주행성능에 힘입어 WRC(월드랠리챔피언십) 무대를 주름잡았다. 란치아 역사에 있어 가장 상징적인 모델이 바로 델타인데, 1994년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란치아는 2026년 델타를 순수 전기차로 부활시킬 예정이다. 란치아 신임 CEO 루카 나폴리타노는 “모두가 델타를 원하고 있다. 다시 돌아올 예정이며, 전기차로 나온다”고 전했다. 입실론보단 한 체급 위의 모델이며, 유럽에서 폭스바겐 ID.3, 테슬라 모델 3 등과 경쟁할 전망이다.

이러한 ‘부활’ 전략은 요즘 트렌드에 ‘딱’ 들어맞는다. 현대자동차는 포니의 DNA를 계승한 아이오닉 5를 출시했고, GMC는 허머를 전기차로 부활시켰다. 지프 왜고니어와 포드 브롱코, 르노 5도 좋은 예다.
즉, 란치아의 브랜드 명성은 예년만 못 하지만, ‘델타’라는 상징적인 차종을 전기차로 부활시켜 브랜드를 다시 재건하겠다는 의도다. 여기에 신형 SUV를 통해 수익을 확보해야 하는 숙제도 안았다.
한편, 란치아는 2026년 신형 델타를 시작으로 스텔란티스 내 전기차 전문 제조사로 완전히 개편할 전망이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란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