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카 조재환 기자] 서울 강남구가 “일반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만 해도 불법이 아니다”라는 황당한 분석을 내놨다. 이같은 지침이 전국 지자체에 확산될 경우 전기차 오너들의 충전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데일리카는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 지하6층 카카오 전기차 완속 충전소에 주차된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차량을 발견하고, 즉시 안전신문고 앱에 사진 2장을 촬영해 전기차 충전방해 신고를 했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외부 전기 충전이 지원되지 않는 일반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신고를 받은 강남구 환경과는 13일 이 신고에 대해 ‘불수용’ 조치를 내렸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현재 강남구는 7월 28일까지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 계도기간을 두고 있다. 신고가 들어오더라도 위반 당사자에게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지 않고, 경고장 발송 조치만을 한다는 뜻이다. 현장 단속 인력 확보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별도의 계도 기간을 뒀다는 것이 강남구청 환경과 설명이다.
하지만 강남구는 데일리카가 신고한 사진 2장에 대해 “관련 법규가 부족하여 과태료 부과가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기차 충전소에 주차만 해도 괜찮다는 것이 이유다. 환경과 담당자는 해당 답변에 대해 “법규에 명시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충전구역을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전용주차구역’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 9항을 보면 “누구든지 환경친화적 자동차 충전시설 및 충전구역에 물건을 쌓거나 그 통행로를 가로막는 등 충전을 방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나와있다.
또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8조의8 8항을 보면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충전시설을 전기자동차 또는 외부충전식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충전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보고 있다. 전기 충전이 되지 않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충전소 내 주차는 ‘충전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강남구의 이같은 반응은 수원시의 입장과 비슷하다. 수원시 관계자는 데일리카와의 통화에서 “순수 전기차는 전기차 충전소 내 주차만 해도 괜찮다”는 입장을 낸바 있다.
서울 강남구와 경기도 수원시 등이 이같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잘못된 지침과 연관된다. 당시 지침을 내린 산업부 관계자는 한 달전부터 자동차과 업무를 담당해 법의 본래 목적을 잘 파악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산업부 자동차과 관계자는 산업부 자동차과 관계자는 6일 데일리카와의 통화에서 “전기차가 급속충전소 또는 완속충전소에서 충전하지 않고 주차만 해 다른 전기차 충전에 피해를 줘도 아무 문제 없는가?”라는 질문에 “전기차가 급속충전소 1시간, 완속충전소 14시간 이내에 충전하지 않고 주차만 하는 행위는 충전방해행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전기차 등의 주차 편의를 위해 이같은 지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전기차 충전소의 본질적인 기능을 무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기차 충전소를 충전의 목적이 아닌 주차의 목적으로 활용되면, 대다수 전기차 오너들의 충전 스트레스가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우리나라 법률에는 “전기차 충전소 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이 충전기 연결 없이 주차할 수 있다”는 법은 없다. 산업부는 이에 대한 명쾌한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며, 문제가 된 법은 지자체 논의 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강남구는 서울 전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은 전기차 등록대수를 보이고 있다.
서울 ‘서울시내 전기차 등록 현황(올해 4월 30일까지 누적 등록 기준)’ 자료에 따르면, 강남구는 1만2908대가 등록된 것으로 나타났다. 1만대 넘은 누적 전기차 등록대수가 보인 서울 자치구는 강남구가 유일하다.
하지만 강남구가 전기차 충전방해금지법에 대한 대처가 미흡하게 지적되면서, 관련 법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재교육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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