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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구현도 25%밖에 안 됐는데.." 인프라 없는 성급한 6G '욕심'

조회수 2022. 6. 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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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6세대 이동통신, 6G입니다. 6G는 5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대 5배 빠른 차세대 통신기술입니다. 5G 세대에서는 1초당 최대 20기가바이트(Gbps)가량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데, 6G가 상용화되면 초당 100기가바이트 이상의 전송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4G(LTE)와 비교하면 100배 이상 빠른 셈입니다.

5G 이어 6G도 세계 최초 넘본다

우리나라는 2019년 4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5G 상용화를 선언했습니다. 그 해 4월 3일 오후 11시, 각 통신사별 1호 고객을 대상으로 5G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따냈죠. 2021년 11월에는 5G 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10명 중 3명(28.7%)이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삼성리서치를 둘러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5G 상용화를 선언한 지도 얼마 지난 것 같지 않지만, 정부와 재계는 벌써 6G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2030년을 6G 상용화 시기로 예상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6G 조기 상용화 추진을 국정과제로 정하고, 2026년까지 세계에서 최초로 6G 기술 시연을 성공시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관련 기술 개발에 2000억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도 양성할 계획입니다.

삼성과 LG 등 대기업은 수년 전부터 6G 시대를 준비해왔습니다. 삼성전자는 5G 상용화를 선언한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치하고 6G 선행 기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2022년 5월 13일에는 제1회 삼성 6G 포럼을 개최하고 테라헤르츠 대역 무선 통신(sub-㎔), 재구성 가능한 지능형 표면(Reconfigurable Intelligent Surface, RIS), 교차분할 이중화(Cross Division Duplex, XDD), 전이중 통신(Full Duplex), 인공지능(AI) 기반 비선형성 보정(AI-NC), AI 기반 에너지 절약(AI-ES) 등 6G 관련 기술 성과를 공개했습니다.

LG도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2020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차세대 이동통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 Memorandum of Understanding)을 맺었습니다. 이 협약을 바탕으로 LG전자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KAIST는 6G 테라헤르츠 관련 원천기술 개발과 인프라 구축, 주파수 발굴 등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LG전자는 일찍이 6G에 투자하면서 2021년 6월에는 미국통신산업협회(ATIS)가 주관하는 넥스트 G 얼라이언스(Next G Alliance) 의장사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넥스트 G 얼라이언스는 미국통신산업협회 주도로 설립한 연합체로, 미국 3대 이동통신사를 포함해 글로벌 기술 기업 50여곳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2021년 독일 프라운호퍼연구소와 함께 전력 증폭기 소자를 공동 개발해 세계 최초로 6G 테라헤르츠 대역 무선 데이터를 실외 직선거리 100m 이상 송수신하는 데 성공하는 성과도 냈습니다.

속도 충분히 빨라도 6G가 필요한 이유

일각에서는 “5G 전송 속도도 빠른데, 굳이 6G가 필요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하지만 데이터 전송은 스마트폰에서만 하는 게 아닙니다. 자율주행차나 무선 제조설비 라인을 도입한 스마트공장 등도 대용량 데이터를 끊임없이 서로 주고받습니다. 6G는 드론의 통신관제를 지원할 수 있고, 자동화한 제조설비를 정밀하게 제어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충분한 속도가 확보되면 장거리 원격수술 같은 의료 분야에도 쓰일 수 있죠. 6G 원천기술을 확보하면 로봇, 자율주행차 등 미래 먹거리 생태계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셈입니다.

6G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LG전자. /LG전자 유튜브 캡처

대기업이 선제적으로 투자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전망이 마냥 밝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선언했지만, 관련 시장 주도권은 모두 해외 기업에 내주고 말았습니다. 단말기는 애플, 네트워크 장비는 화웨이와 노키아 등이 시장 강자로 자리 잡았죠. 상용화 선언만 먼저 했을 뿐, 정작 실속은 다른 나라 기업들이 챙겼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6G 상용화 시점만 앞당기려 할 게 아니라, 정부가 재계와 힘을 합쳐 생태계 우선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른 나라가 손 놓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에릭슨, 노키아 등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와 대형 통신사를 둔 유럽연합(EU)은 6G 원천 기술 개발을 돕기 위해 위해 2023년 6월까지 기업에 공적자금 1200만유로(약 160억원)를 지원합니다. 중국도 정부 주도로 2019년 6G 연구개발을 시작했는데요, 2020년 11월 세계 최초로 6G 기술을 사용하는 실험용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2021년 9월 일본 일간지 닛케이가 일본 IT 업체 사이버 크리에이티브 인스티튜트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세계 6G 관련 특허 출원의 10개 중 4개 이상은 중국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음은 미국(35%), 일본(10%), 유럽(9%), 한국(4%) 순이었죠.

SBS 뉴스 유튜브 캡처

“미래 먹거리도 좋지만…” 시민과 눈높이 달라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를 위해 6G에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지만, 일반 시민은 5G 사용에도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상용화 4년 차에 접어들었는데도 여전히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5G 전송 속도에 대해 품질평가를 했는데요, 이동통신사 3곳 평균 속도가 801.48Mbps로 나타났습니다. LTE(150.3Mbps)보다 5.3배 빠른 수준입니다. 이론적으로 5G는 4G 속도보다 20배가량 빨라야 하는데도 5배밖에 차이가 나지 않은 것입니다.

5G가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내려면 충분한 28GHz(기가헤르츠) 기지국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2021년 12월 기준 이동통신사 3곳이 구축한 기지국 수는 LTE(100만941대)의 0.5% 수준인 5059개였습니다. 5G가 제대로 구현될 수 있는 환경 자체가 마련되지 않았으니, 제 속도를 낼 수 없는 게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6G가 5G처럼 빛 좋은 개살구가 될지 지켜볼 일입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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